통일부, 조총련·조선학교 접촉한 단체 제동...교류행사도 위법?

윤샘이나 기자 2023. 12. 12.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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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 "오래 전부터 해오던 교류 행사"
통일부 "남북교류협력, 법과 원칙 적용"
통일부가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이하 조총련) 또는 일본 내 조선학교 관계자들과 접촉했다는 이유로 시민단체와 일부 영화인들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조사 대상에 오른 단체와 개인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해오던 단순 교류 행사까지 위법이라며 활동을 옥죄려 한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배우 권해효씨가 운영하는 '조선학교와 함께 하는 사람들 몽당연필' 앞으로 통일부의 공문이 도착한 건 지난 달 17일입니다. '재일 조선학교 방문 및 청년교류 등과 관련해 조선학교 교원 및 조총련 관계자와 접촉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접촉 경위와 의견을 제출하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남북교류협력법상 조총련 관계자와 접촉하려면 7일 전까지 통일부 장관에게 신고하고 수리 받아야 한다는 조항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통일부가 지난 달 중순 시민단체 '몽당연필'에 보낸 공문엔 '조총련 관계자와 접촉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만남의 경위를 밝히라고 적혀 있다.


'몽당연필'은 2011년부터 일본 내 조선학교를 지원하고 학생 교류 활동을 해왔는데 이런 공문을 받은 건 처음이라며 황당하다는 입장입니다.

김명준 '몽당연필' 사무국장은 오늘(12일) JTBC와 통화에서 "조선학교와의 교류는 아동 인권 차원의 활동인데 이런 내용을 문제 삼은 건 처음"이라면서 "통일부에 올해 조선학교 방문 행사를 취소했다고 하니 홈페이지를 뒤져 2019년에 (조총련 관련) 청년단체와 교류한 걸 왜 신고하지 않았냐고 따졌다"고 말했습니다.

일본 내 조선학교 차별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차별〉의 김지운 감독, 다큐멘터리 〈나는 조선사람입니다〉를 제작한 조은성 감독도 같은 내용의 공문을 받았습니다. '영화 제작과정에서 조총련과 조선학교 인사를 접촉했다'며 통일부에 사전 신고하지 않은 경위를 내라고 한 겁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에 대해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문제 제기가 있었고 사실 관계 확인 차원에서 공문을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문화 교류 또는 단순 협력 행사에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통일부 측은 '법과 원칙에 따라 교류협력 질서와 체계를 확립해 나가는 과정'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또 "현재 엄중한 남북관계 상황 등을 감안해 이산가족 문제 등 인도적으로 꼭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만 신중하게 관리할 것"이라고 말해 앞으로도 남북 교류를 위한 접촉 허가를 엄격하게 관리할 방침임을 시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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