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 기능에 문제 있다면···여러 질환 걸리기 쉬운 ‘노쇠’ 위험 증가

김태훈 기자 2023. 12. 12.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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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 기능에 문제가 있으면 노쇠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

갑상선 기능에 장애가 있으면 노인증후군으로도 불리는 ‘노쇠’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이정민 교수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2013~2015년)에 참여한 50세 이상 남녀 2416명의 건강영양정보와 갑상선 기능 검사 자료를 바탕으로 갑상선 기능과 노쇠의 연관성 분석을 시행한 뒤 증상 유무와 무관하게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 있으면 노쇠 위험이 더 커진다고 12일 밝혔다.

노쇠는 여러 요인으로 신체의 항상성을 유지할 수 있는 생리적 능력이 감소하면서 다양한 질환의 발생 가능성이 커지는 상태를 가리킨다. 그 결과 타인에 대한 의존성과 입원 가능성은 물론 사망 위험까지 커질 수 있다.

노쇠는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불가피한 현상을 말하는 노화와는 개념이 다르다. 연구진은 의도하지 않은 체중과 근력의 감소, 피로, 느린 걷기 속도, 낮은 신체 활동 등의 기준으로 노쇠를 평가하는 ‘프리드 노쇠 표현형 모델’을 활용해 연구 대상자들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갑상선호르몬이 정상보다 많이 분비되어 몸의 에너지가 빨리 소모되는 갑상선 기능 항진증은 노쇠에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유리티록신(FT4) 수치가 높을수록 노쇠 위험이 더욱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자마다 개별적인 건강 상태 등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다양한 요인을 보정해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갑상선 호르몬이 충분히 만들어지지 않는 갑상선 기능 저하증 역시 노쇠와 관련이 있었다. 다만 무증상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노쇠 위험 증가와 연관성이 없었다.

최근 연구에서 다양한 요인이 노쇠를 일으키는 데 관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기존에는 노쇠 위험을 가중시키는 가장 대표적인 요인으로 근력 감소를 지목하는 연구가 많았지만 이번 연구로 갑상선 기능 역시 고령자의 노쇠 예방을 위한 중요한 지표로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이정민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갑상선 기능과 노쇠 사이의 관련성을 밝혀내 고령 인구의 건강 관리에 새로운 지표와 시각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갑상선 기능 장애와 노쇠 위험 증가의 연관성이 확인된 만큼 더욱 세심한 갑상선 환자 치료와 질환 예방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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