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문가 73% "내년에도 저성장"

경총, 대학교수 211명 설문조사

국내 경제전문가 대부분은 내년에도 저성장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글로벌 불확실성이 계속될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비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도 지금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었다.

내년 이후 국내 경제 성장 전망. 경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국내 대학 경제학과 및 경영학과 교수 211명을 대상으로 최근 경제 상황과 주요 현안·설문조사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3.2%는 우리 경제가 장기간 1~2% 대의 저성장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조사는 경총이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0일부터 지난 2일까지 실시한 결과다.

경제전망에 대해 응답자의 14.4%는 “내년에 성장률 2%대에 진입하고 후내년부터 평균 3%대 수준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답했다. “우리 경제가 빠르게 회복해 내년부터 평균 3%대 수준으로 성장할 것”이란 응답은 1.4%에 그쳤다.

최근 어려운 경제 상황의 주된 원인에 대하여 응답자의 50.5%는 ‘하마스-이스라엘 분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 고물가 등 전 세계적인 경제·정치 리스크’라고 답했다. 그다음으로 ‘정책당국의 신속한 위기 대응 미흡’ 23.8%, 과도한 규제 등 글로벌 스탠더드에 뒤처진 법·제도’ 19.4%가 비슷하게 나타났다. 다만 ‘기업의 혁신 부족’ 때문이라는 응답은 6.3%에 불과해 기업의 혁신 노력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의 안정 시기와 관련해서는 내년 하반기로 응답한 비율이 32.7%로 가장 높았다. 그다음으로 2025년이라는 응답이 30.8%였다. ‘환율이 기존 범위에서 안정화되지 않고 변동 범위 자체가 상향 조정될 것’이라는 응답도 26.0%였다. 여기에서 기존 범위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통상적인 환율 범위인 1050원에서 1250원 사이를 말한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분기별 환율은 지난해 4분기 1359원에서 올해 3분기 1311원으로 기존 범위를 넘어섰다. 지난해 9월에는 140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과 관련, 응답자의 61.1%는 “불확실한 경제 상황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당분간 현행 수준에서 유지해야 한다”라고 답했다. 또한 ‘가계부채 관리, 자본유출 방지, 고물가 억제 등이 더 시급하므로 기준금리를 더 인상해야 한다’는 응답은 25.6%, ‘소비 촉진, 투자 활성화 등 경기 부양과 성장 제고를 위해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응답은 13.3%로 집계됐다. 한은은 올해 2월부터 기준금이를 3.50%에서 동결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