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NA 아닌 노바백스 코로나19 변이 백신 병의원에 풀린다

SK바이오사이언스, 의료기관 공급 개시
안정성·냉장유통 강점인 합성항원 방식
XBB.1.5 변이 대응... 재유행기 접종 대안

지난 11일 경기 평택의 초저온 창고에서 작업자들이 노바백스 코로나19 변이 백신을 수송 차량에 싣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국내에 들어온 코로나19 변이 대응 백신 중 유일하게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방식이 아닌 노바백스 백신이 시중에 풀리기 시작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미국 기업 노바백스가 개발한 합성 단백질(항원) 방식의 코로나19 변이 백신을 전국 의료기관에 공급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의 일부가 변형돼 생긴 여러 하위 변이 중 XBB.1.5에 대응하는 단가(1가지 종류의 바이러스를 예방) 백신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라이선스를 확보해 국내에 공급하며, 지난달 29일 12세 이상 접종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긴급사용승인을 받았다.

노바백스 변이 백신은 오는 18일부터 당일 접종과 사전 예약을 시작한다. 12세 이상 전 연령층이 무료로 맞을 수 있고, 예약은 코로나19 예방접종누리집에서 가능하다.

이 백신은 미국과 유럽에서 활용되고 있는 유일한 비(非)mRNA 백신이기도 하다. 지난 10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긴급사용승인과 유럽의약품청(EMA) 정식 허가를 받고, 지난달 세계보건기구(WHO) 긴급사용목록(EUL)에도 등재됐다. 노바백스 백신에 적용된 합성항원 플랫폼 기술은 독감, B형 간염,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 등에 장기간 활용돼 안전성을 입증했다. 특히 2~8도의 냉장 조건에서 보관해도 되기 때문에 기존 백신 물류망으로 유통이 가능하고, 접종 전 해동할 필요도 없다.

합성항원 백신은 지난겨울엔 mRNA 백신을 맞지 못하는 경우에 한해 제한적으로 사용이 권고됐지만, 이번 겨울엔 mRNA 백신과 동일하게 접종할 수 있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겨울에 접어들며 코로나가 다시 유행하고 있는 만큼 노바백스 백신이 국가 방역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민들의 일상을 위협하는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백신을 적기에 개발, 확보하는 선제적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8월 노바백스의 지분을 인수하며 3대 주주로 자리매김하고 엔데믹(풍토병화) 대응을 위한 새로운 협력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라이선스 기간 연장 계약을 맺고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변이 백신에 대한 공급과 상업화 생산 권리를 국내에선 독점으로, 태국과 베트남에선 비독점으로 확보했다.

이재명 기자 nowlight@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