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새가 사쿠라 말할 자격 있나”…태풍 전야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신당 창당 결단 임박
김민석 “신당은 사쿠라 노선”
비명 “金, 어느새 친명 전사됐나”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1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삼육보건대에서 ‘대한민국 생존전략’을 주제로 강연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신당 창당설이 가시화될 조짐을 보이자 계파 간 갈등으로 확전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친명(친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이 전 대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내자 비명(비이재명)계는 이를 비호하는 모습이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신당 창당에 대한 최종 결단을 내려야 하는 시점이 임박했다. 이달까지는 창당을 해야 총선 준비를 위한 물리적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이 전 대표는 “새해에 새로운 기대를 국민께 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민석 “이낙연, 사쿠라 노선...당장 나가라”

다만 민주당 내에서는 ‘이낙연 신당’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김민석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이낙연 신당론은 결국 윤석열 검찰독재의 공작정치에 놀아나고 협력하는 사이비 야당, 즉 ‘사쿠라 노선’이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김 의원은 “방법론은 넘어 근본적 철학에서 민주당의 정체성을 상실했다”며 “구차한 정치 행태가 신당에 맞나. 내일도 신당 얘기를 할 거면 오늘 당장 (민주당을) 나가라”고 탈당을 요구했다.

한 민주당 초선 의원은 “(총선에서 질까 봐) 걱정된다”면서 “이 전 대표와 함께했던 사람들도 총선까지 ‘이 전 대표가 좀 가만히 계셔야 한다’ 생각하고 있다. 당의 분열만 가속화시킨다”고 지적했다.

고민정 최고위원도 전날 페이스북에 “절망의 탄식이 절로 나온다. (이 전 대표가) 총선 패배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당을 분열시키는 것은 어떠한 경우에도 해선 안 될 일이라고 설득시켜야 할 분께서 오히려 당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고 적었다.

비명계 “김민석, 어느새 친명 전사...사쿠라 셀프 디스”

반면 비명계에서는 이 전 대표를 ‘사쿠라’라고 비난하는 김 의원을 “셀프 디스”라고 비판하면서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을 비호하고 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김 의원은)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 지지율이 낮다는 이유로 탈당하고, 정몽준 국민통합21로 옮겼지 않냐”며 “16년 만에 추미애계로 분류됐는데 어느새 ‘친명 전사’가 돼 있다”고 언급했다.

조 의원은 “그런 분이 변화와 혁신을 바라는 동료 의원, 또 당의 원로를 향해 비난·저격하고 사쿠라라고 말할 자격이 있냐”며 “(사쿠라 발언은) 셀프 디스라고 본다”고 비판했다.

이원욱 의원도 김 의원의 발언은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 운동권식 내로남불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페이스북에 “86 기득권 정치인 청산이라는 국민적 요구에 애써 눈감는 우리가 부끄럽다”며 “자성보다 비난의 칼을 들이대는 ‘누구’가 아닌 저 자신이 부끄럽다”고 했다.

윤영찬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서 “(김 의원 탈당 당시) ‘지지율이 낮다고 자당 후보를 버리고 탈당하느냐’고 따졌다”며 “김 의원은 ‘김민새(김민석+철새)’라는 오명을 썼고 10년 넘게 정치적 낭인생활을 했다. 본인이 그토록 혐오했던 기득권과 수구 정치에 얼마나 몸을 담그고 있는지 곱씹어보라”고 직격했다.

한편 이 전 대표는 전날 저녁 MBN 뉴스7 라이브에서 “창당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국민들께 ‘이렇게 하겠다’ 말하는 것은, 새해에 새로운 기대를 국민들께 드릴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