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화석연료 퇴출? 감축?…기후총회 합의 어떻게 될까

장세만 환경전문기자 2023. 12. 12.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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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력] COP28, 폐막 앞두고 '화석연료 퇴출' 합의 난항


범지구 기후대응의 최전선인 유엔기후총회, COP28이 최종 협상의 고비를 맞고 있습니다. 일정상으로 12일까지인데 하루 이틀 연장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지난달 30일 개막 이후 기후 관련 여러 이슈들이 논의돼 왔는데, 총회가 후반부로 이어지면서 가장 큰 전선은 '화석연료 감축' 협상이란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화석연료 감축 담긴 첫 총회 글래스고... COP26에선?

영국에서 개막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기후 위기를 부른 온실가스 배출의 가장 큰 책임이 화석연료에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잘 알고 있죠. 하지만 전 인류 에너지 사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난제 중의 난제입니다. 유엔기후총회에서 화석연료 감축이 명시적인 합의를 이룬 건 재작년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COP26이었습니다. 당시 최종 합의문에는 뭐라고 쓰였을까요?

“Accelerate the development, deployment and dissemination of technologies, and the adoption of policies, to transition towards low-emission energy systems, including by rapidly scaling up the deployment of clean power generation and energy efficiency measures, including accelerating efforts towards the phasedown of unabated coal power and phase-out of inefficient fossil fuel subsidies, while providing targeted support to the poorest and most vulnerable in line with national circumstances and recognizing the need for support towards a just transition.”

이 가운데 핵심은 “감소되지 않는 석탄 발전의 단계적 감축을 향한 노력을 가속화한다”는 문구입니다. 이 문장엔 3가지 포인트가 담겨 있습니다. 첫째, 화석연료 전반이 아니라 석탄에 국한됐다는 점이고요. 둘째, 폐지(Phase-Out)가 아니라 감축(Phase-Down)으로 약화됐다는 점. 셋째, 감소되지 않는(unabated)이라는 제한적 수식어가 꼬리표로 달렸다는 점입니다.

1,2번은 쉽게 이해될 텐데 3번은 좀 어렵습니다. ‘Unabated’의 사전적 의미는 ‘감소되지 않는’이런 뜻입니다. 맥락상으로는 화석 발전을 2가지로 나눠 규제 대상과 비규제 대상으로 나누고자 하는 뜻이 담깁니다. 비록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바람에 탄소가 발생했더라도 이른바 CCS를 통해 배출된 탄소를 매립 저장시켰다면 예외로 보고 배출량에 포함시키지 말자는 겁니다. 이런 CCS 없이 이뤄진 석탄발전을 ‘unabated coal power’라고 표현한 것이고요. 이 같은 석탄발전만이 감축의 대상이 된다는 논리입니다. 문제는 CCS 기술의 경제성이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효과적인 탄소저감책이 될 것인지 아직 미지수란 점입니다. 쉬운 이해를 위해 CCS로 한정해 제가 얘기했지만 국제 협상에서 unabated의 구체적인 의미가 규정된 적이 없다는 점도 함정입니다.

COP26 합의는 이런 여러 꼬리표가 달린 결론이긴 합니다. 그럼에도 인류가 화석연료 사용 제한에 대한 전지구적 합의를 이끌어 냈다는 점에서 괄목할 진전이었고요. 막판까지 인도, 중국 등 화석연료 대량 소비국들의 저항으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협상 막바지 고비가 있기도 했습니다.

 

제자리걸음에 멈췄던 이집트 COP27

이집트에서 개막한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지난해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열린 COP27에서도 마찬가지 갈등이 재연됐습니다. 하지만 의장국이던 이집트 측이 합의문 초안에 화석연료 감축 표현 문제를 표기해 달라는 요구를 묵살한 끝에 진전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결국은 COP26 때 합의된 내용을 간단히 재언급하는 정도로 총회는 폐막했습니다.

이번 두바이 COP28에서는 어떨까요? 영미권의 기후 대응 전문 기관과 미디어들이 보도한 협상 초안에는 화석연료 감축 관련 3가지 포인트가 담겨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장세만 환경전문기자 j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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