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백의종군'…장제원, 혁신위 요구 39일만에 불출마 선언

이밝음 기자 2023. 12. 12.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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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친윤석열) 핵심'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지난달 3일 지도부와 중진, 친윤 의원들에게 불출마나 험지 출마를 요구한지 39일 만에 처음 나온 불출마 선언이다.

인 위원장이 지난달 3일 "당 지도부 및 중진, 대통령과 가깝게 지내는 의원들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수도권 지역에 어려운 곳에서 출마하는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하자 김기현 대표와 장 의원이 가장 먼저 대상자로 언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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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92대 동원반발했지만 "저를 밟고 총선승리"
두번째 불출마·윤 정부 들어 세번째 백의종군 선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내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2023.12.12/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이밝음 기자 = '친윤(친윤석열) 핵심'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지난달 3일 지도부와 중진, 친윤 의원들에게 불출마나 험지 출마를 요구한지 39일 만에 처음 나온 불출마 선언이다.

장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역사의 뒤편에서 국민의힘의 총선 승리를 응원하겠다"며 "부족하지만 저를 밟고 총선 승리를 통해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켜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장 의원의 내년 총선 불출마설은 지난 6월에도 제기된 바 있다. 당시 장 의원은 "불출마 얘기가 나오는 것 자체가 지역구 주민들에게 실례되는 행동"이라며 "그런 생각은 단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거취 압박은 인요한 혁신위가 출범하면서 다시 시작됐다. 인 위원장이 지난달 3일 "당 지도부 및 중진, 대통령과 가깝게 지내는 의원들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수도권 지역에 어려운 곳에서 출마하는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하자 김기현 대표와 장 의원이 가장 먼저 대상자로 언급됐다.

장 의원은 8일 뒤인 지난달 11일 버스 92대, 회원 4200여명이 모인 여원산악회 창립기념 행사에서 "알량한 정치 인생 연장하면서 서울에 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혁신위의 불출마·험지 출마 요구를 거부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그는 이튿날 교회 간증 영상에서도 "아무리 권력자가 뭐라고 해도 저는 제 할 말을 하고 산다. 그래서 역풍도 맞지만"이라며 지역구 사수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11일 여원산악회에 참석한 모습. 이날 행사에는 4200여명이 참석했다(장제원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하지만 장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선친 고(故) 장성만 전 국회부의장 산소를 찾은 사진과 함께 "보고 싶은 아버지! 이제 잠시 멈추려 합니다"라며 불출마 의지를 밝혔다.

장 의원은 이날 불출마 기자회견 후 '당시 혁신위 요구는 거부했는데 왜 지금은 불출마 선언을 하냐'는 질문에 "2016년 4월 13일 무소속으로 당선된 날부터 저는 지역 주민을 부모님처럼 모셨다. 사상구민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고 감사하다"며 "그런데 '부모님을 버려라', 정치생명을 넘어 자연생명을 버리라는 요구를 제가 어떻게 수용하겠나. 그런 충정으로 봐달라"고 답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이 가장 절박한 문제고 그러기 위해선 총선 승리가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다. 그러니까 제가 가진 하나 남은 거라고 다 내어놔야지 않겠나 하는 마음"이라며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이 된 순간부터 모든 각오는 해야 되는 거 아닌가. 운명적인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불출마 선언은 이번이 두 번째다. 18대 국회에서 처음 당선된 장 의원은 19대 총선을 앞둔 2011년 한나라당 디도스 파문 당시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당시 장 의원을 비롯한 초선 의원들의 불출마로 영남권 중진 의원들의 거취를 압박했다.

장 의원은 이후 20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부산 사상 지역구를 되찾아 국회에 재입성했고, 21대까지 3선을 지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세 번째 백의종군 선언이기도 하다. 장 의원은 지난해 8월 이준석 전 대표 징계 등으로 당 내홍이 일고 '윤핵관 2선 후퇴' 요구가 나오자 "앞으로 윤석열 정부에서 어떠한 임명직 공직을 맡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2월 전당대회 기간에는 '김장(김기현-장제원)연대'와 함께 사무총장 내정설이 나오자 "차기 당 지도부에서 어떠한 임명직 당직도 맡지 않겠다"고 일축했다.

한편 장 의원의 불출마 선언이 지도부와 중진, 친윤 의원들의 불출마·험지 출마로 이어질지도 관심이 모인다. 거취 압박을 가장 강하게 받고 있는 김기현 대표는 이날 예정됐던 연탄봉사 일정을 취소하고 잠행에 들어갔다. 13일까지 예정된 공개 일정은 없다.

brigh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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