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불출마, 김기현은 '잠행'…'빨라진' 불출마, 대표사퇴 관측도

신윤하 기자 2023. 12. 12.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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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활동 불참, 13일 정책의총도 취소…고심 깊어져
"장제원 결단으로 김기현 시계도 빨라진다"…불출마에 힘 실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위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3.12.1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신윤하 기자 = 친윤석열계 핵심으로 꼽히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김기현 대표의 결단에 관심이 모인다. 장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김 대표의 결단이 앞당겨질 수 밖에 없단 전망이 나오면서 불출마 뿐 아니라 사퇴론까지도 제기된다.

12일 여권에 따르면 김 대표는 이날 공식일정을 비우고 잠행에 들어갔다.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김 대표가 이날부터 다음날(13일)까지 국회 본관 당대표실에 출근하지 않을 예정이다.

김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저를 비롯한 우리 당 구성원 모두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사즉생의 각오와 민생 경제를 살리라는 국민 목소리에 답해나갈 것"이라 언급한 이후 줄곧 두문불출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강남구 구룡마을에서 예정된 국민의힘 연탄 나눔 봉사활동 등에도 불참한다고 전날 공지했다. 해당 봉사활동에는 윤재옥 원내대표, 이만희 사무총장, 유의동 정책위의장 등 당 지도부가 참석 예정이다

13일 예정돼 있던 정책의원총회도 취소됐다. 의총에서 정책에 대한 토론보단 김 대표를 향한 대표직 사퇴 촉구, 불출마 선언 및 용퇴 요구 목소리가 높아질 것을 고려한 결정이란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 3·8 전당대회에서 김 대표와 '김장(김기현-장제원)연대'를 이뤘던 장 의원이 이날 오전 내년 총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김 대표도 거취를 표명하기까지 더이상 시간을 끌 수 없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당초 예상됐던 것처럼 김 대표가 공관위 발족을 통해 시선을 분산시킬 때까지 기다리는 건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공천을 4개월 앞두고 불출마를 선언해봤자 민심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기 때문에 거취 표명 시기를 전략적으로 미루는 것이란 김 대표 측의 주장도 장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힘을 잃었단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 한 재선 의원은 "장 의원의 결단으로 김 대표의 시계도 빨라질 거라 본다. 공천관리위원회를 이달 내 발족 시키고 입장을 밝히려던 김 대표의 전략을 그대로 진행하긴 힘들어 보인다"며 "(결단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말했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김 대표도 사실 당내에서는 불출마한다는 게 기정사실"이라며 "똑같이 혁신위에 밀리지 않겠다는 것인데 정무적 타이밍과 감각이 많이 다른 것 같다. 가장 좋은 타이밍은 지난 보궐선거에서 패배했을 때"라고 지적했다.

유상범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장 의원의 불출마로 그동안 국민들로부터 국민의힘 지도부나 윤핵관이 소위 말해서 '웰빙정당'의 모습으로 자기 보신만을 위해서 정치를 한다는 이미지는 희석시켰다고 생각한다"며 "이후 여러 가지 상황상 지도부가 필요하다면 결코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구체적인 결단으로는 총선 불출마, 수도권 험지 출마, 당 대표직 사퇴 등 다양한 설이 제기되고 있다.

김 대표가 총선 불출마 선언 후 당 대표직은 유지할 가능성에 가장 힘이 실린다. 보수 이미지가 짙고 인지도가 낮은 김 대표가 수도권 및 험지 선거에 나가도 이길 가능성이 희박하단 판단에, 차라리 총선 불출마를 택할 거란 전망이다.

한편 김 대표가 당 대표직 사퇴 후 비대위가 구성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당내 중론이다. 총선을 4개월 앞둔 상황에서 비대위 출범을 위한 상임전국위원회, 전국위원회 추인과 비대위원 선임에만 한달이 걸린다는 물리적 부담이 크단 것이다.

다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내년 총선에서 정권 심판론이 정권 지지론보다 크게 앞서는 등 총선 참패 위기론이 팽배하면서, 김 대표의 총선 불출마 선언으로 부족하단 목소리도 당내서 나온다. 불출마 선언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측면이 있어 유권자들이 혁신으로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불출마는 하되 대표직은 유지하기 위해서 김 대표가 지금 버티는 걸로 보인다"며 "이미 각 지역에선 김 대표의 리더십 부족과 총선 패배에 대한 우려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나오는데, 계속 용퇴 요구에 밀리고 버티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어 결단이 너무 길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sinjenny9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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