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항공권 판매하며 환불은 ‘평일 영업시간에만’…여행사 불공정 약관 적발

영업이 끝난 평일 밤이나 주말에는 항공권 취소·환불 업무를 해주지 않은 여행사 8곳에 공정거래위원회가 불공정한 약관이라며 시정을 권고했습니다.

항공권은 온라인으로 24시간 판매하면서, 변경이나 취소 업무는 영업시간에만 하는 것은 소비자의 정당한 이익을 침해한 것이라는 판단입니다.

공정위는 노랑풍선, 마이리얼트립, 모두투어네트워크, 온라인투어, 인터파크트리플, 참좋은여행, 타이드스퀘어, 하나투어 등 8개 여행사의 국제선 항공권 온라인 판매 약관을 심사한 결과 불공정한 조항을 바로잡도록 했다고 오늘(12일) 밝혔습니다.

이들은 홈페이지, 모바일 등 온라인을 통해 국내외 항공사의 국제선 항공권 판매를 대행하면서 영업시간에 취소 요청을 한 경우에만 당일 기준으로 수수료를 계산하고, 영업이 끝나고 들어온 요청은 다음 영업일을 기준으로 수수료를 물렸습니다.

항공권은 기간에 따라 취소나 변경 수수료가 크게 차이 나는데, 주말이나 연휴에 걸쳐진 경우 소비자는 여행사에서 처리를 안 한다는 이유로 더 많은 수수료를 부담할 수 있었다고 공정위는 밝혔습니다.

특히, 이들 여행사는 영업이 끝나고서도 온라인을 통해 24시간 항공권을 판매하는데, 약관에 취소 등의 업무를 하지 않는다고 명시한 건 신의성실 원칙을 위반한 조항이라는 게 공정위 판단입니다.

구체적으로 항공권은 국제항공운송협회의 시스템상으로 발권 당일 자정까지는 취소수수료가 없지만, 여행사들은 영업시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수수료를 부과했습니다.

또 항공사가 발권 후 24시간 내 무료 취소를 보장하고 있어도 여행사에서 취소처리를 해주지 않아, 소비자는 항공사에서 직접 발권한 경우 물지 않을 수수료를 내기도 했습니다.

공정위 지적에 따라 8개 여행사는 모두 취소수수료를 영업일이 아닌 소비자 요청일 기준으로 고치기로 했습니다.

모두투어와 온라인투어는 곧바로 개선 약관을 적용했고, 나머지 6개 여행사는 내년 6월까지 시스템 개선을 완료해야 합니다.

소비자가 항공권을 취소할 때, 대금 환급 기간을 지나치게 길게 잡은 조항도 문제가 됐습니다.

일례로 노랑풍선은 환불 완료 시점을 소비자 요청 후 영업일 기준 90일 이내로 규정해 최장 넉 달이 걸릴 수 있었고, 다른 여행사들도 최소 영업일 기준 20일 이상으로 정해두고 있었습니다.

소비자에게 대금을 반환할 때 부당하게 긴 기간을 붙인 조항은 계약 해제 때 사업자의 원상회복 의무를 부당하게 덜어 줘 약관법 위반이라는 게 공정위 판단입니다.

공정위는 이에 환불 접수일로부터 14~15일 이내에 정산금을 반환토록 하고, 2주 이상이 걸릴 경우 고객에게 개별 통지하도록 했습니다.

공정위는 국제선 여행객의 60~70%가 여행사를 통해 항공권을 구매하는데, 여행사에 발권 수수료를 내면서도 항공사에서 직접 발권하는 것보다 환불 등에서 불리한 대우를 받고 있었다며 이번 조치로 항공권을 취소·변경하려는 소비자 혜택이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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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윤 기자 (dobby@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