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은행지주CEO 승계 3개월전 개시…외부후보 동등기회"

강지수 2023. 12. 1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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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3~6개월까지 경영승계 절차 장기화 유도
내부 부회장직 운영땐 외부후보도 '비상근직'
이사회 산하 지원조직 설치…독립성·전문성 강화

앞으로 은행계열 금융지주회사와 은행들은 임기가 만료되기 최소 3개월 이전에 CEO 선임절차를 개시해야 한다. 아울러 사외이사진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한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 

12일 금융감독원은 이같은 내용이 담긴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을 마련해 발표했다. △사외이사 지원조직 및 체계 △CEO 선임 및 경영승계절차 △이사회의 집합적 정합성·독립성 확보 △이사회 및 사외이사 평가체계 등 4가지 주제를 설정해 총 30개 핵심원칙을 제시했다.

CEO 경영승계 최소 3개월 전 개시…장기화 유도

이번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은행지주와 은행은 CEO 임기가 만료되기 최소 3개월 전부터 경영승계절차를 개시해야 한다. 

금감원은 “기존에는 승계절차 개시 시점에 대한 규정이 없거나 완료 시기만 정한 경우가 많았고, 개시 시점을 정하더라도 임기 만료 2개월 전이나 주총 통지 30일 전 임박하게 규정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제도 개선 초기 단계에서는 3개월 전 수준으로 경영승계절차 개시 시점을 앞당기되, 개선 이후 운영과정을 살펴가면서 6개월까지 장기화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아울러 숏리스트 선정 이후 면접 및 최종 후보 결정 등 각 단계마다 최소한의 검토 기간을 두고 후보자를 충분히 검토할 수 있도록 했다.

금감원은 또 승계계획과 관련한 내부 및 외부 후보자의 자격요건, CEO 선임 절차 개시 시점, 후보군 압축 단계적 시기, 평가 및 검증 방식, 평가 항목 및 기준과 결정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정해 사전에 문서화하고 이를 공시하도록 했다.

외부후보군에 대해서는 자격요건과 추천 경로 및 절차 등을 명확히 하고, 내부후보에 비해 평가정보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검증 방식을 보다 정교하게 구성하는 등 체계적인 검증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승계절차가 개시되는 경우 외부후보들이 후보임을 알리고 이사회 간담회 등에 참석할 수 있도록 방안이 마련돼야 할 필요성도 제시했다. 아울러 외부후보들이 후보군에 포함될 경우 평가에 대비할 수 있는 충분한 시일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금감원은 이사회 간의 접촉 기회를 늘리기 위해 외부후보들이 은행 역량개발 프로그램 등에 참여해 이사회와의 접촉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내부후보에게 부회장직을 부여하는 등 은행 내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은행지주의 경우 경쟁력 있는 외부후보에게도 비상근 직위를 부여하도록 했다. 

이사회 지원 조직 강화…독립성 높인다

이번 가이드라인에는 이사회 전담 조직과 전문성을 강화하는 내용도 담겼다. 먼저 금감원은 사외이사 지원을 위한 전담조직인 이사회사무국을 이사회 산하에 독립조직으로 설치하도록 했다. 

이사회사무국에는 사외이사들의 요구사항을 처리할 수 있는 충분하고 적합한 전담 인력을 배정하고, 업무총괄자는 선임 부서장급 이상으로 배치하도록 했다.

사외이사들이 안건을 충분히 검토할 수 있도록 회의자료 송부기간은 지배구조법 상 명시된 ‘개최 2주 전’보다 과도하게 단축되지 않도록 하고, 최소 7일 이상을 확보하도록 했다. 

이사회 운영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사외이사만의 간담회를 적극 활용하고, 주요 사항을 기록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아울러 사외이사들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연수 및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이와 관련한 계획을 정기적으로 이사회에 보고하도록 했다.

사외이사 후보군 검증 더 깐깐하게…CEO와 ‘거리 두기’

사외이사 자격 검증도 더욱 깐깐해진다. 특히 사외이사들의 독립성을 높이기 위해 CEO와 장기간 함께 일한 적이 있는지 여부나 친분 및 학연, 이해상충 가능성 등을 더욱 엄격하게 따질 예정이다.

금감원은 이사회 구성에도 칼을 댔다. 은행권 사외이사들의 직군이 학계나 금융계 등으로 편중돼 있어 IT나 ESG, 소비자 부문을 강화하는 은행의 글로벌 트렌드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감원은 이사회 구성 적정성이 어긋날 경우 이사회의 책임으로 명문화하도록 했다. 또 일부 해외 은행들이 사용 중인 '보드 스킬 매트릭스(Board Skill Maxtrix)'를 작성해 각 은행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전문분야와 경험을 정해 구분하고, 이를 후보군 관리 및 신규 이사 선임 시 활용하도록 했다.

사외이사 상시후보군은 적정 규모로 관리하되 주기적으로 평가해 부적합자를 제외한다는 방침이다. 사외이사 추천 경로는 특정경로로 편중되지 않도록 다양화하되, 외부기관 추천비중은 확대한다. 또 상시후보군에 포함되지 않은 사외이사 선임 시 사유 및 추천자를 명확히 하고 이를 공시하도록 했다.

아울러 통상 첫 선임 시 2년의 임기를 받고 1년씩 연임을 하는 방식의 '2+1'로 운영됐던 획일적이고 고정적인 사외이사 임기 정책도 정비한다. 이를 위해 임기 조정, 임기 차등화, 재임 연한 조정 등 다양한 방안을 고려한다는 계획이다. 

박충현 금감원 은행담당 부원장보는 "사외이사들이 첫 임기 이후 1년씩 임기를 연장해 오면서 경영진과 관계가 독립적이지 못했던 부분이 있다"며 "명확하게 2+2, 2+3 등의 구조는 제시하지 않았지만 한두 명을 제외하고 사외이사들의 만기가 매년 동일했던 부분들은 바꿔나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사외이사 평가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이사회나 사외이사가 연 1회 이상 주기적으로 평가를 실시하도록 했다. 또 평가 지표는 정량 지표 등을 비롯해 은행별로 다양한 기준을 발굴해 활용하되 자기평가나 임직원 평가 비중을 높이는 등 평가의 독립성을 낮추는 요인은 제거하도록 했다.

강지수 (jisoo@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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