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여행사의 '주말·공휴일 취소불가' 등 불공정약관 시정

공정거래위원회가 8개 국내 주요 여행사가 사용하는 국제선 항공권 온라인 판매약관을 심사해 '영업시간 외 취소업무처리 불가 조항', '환급정산금 지연 반환 조항' 등 불공정약관을 시정했다고 오늘(12일) 밝혔습니다.

국내 주요 여행사는 ㈜노랑풍선, ㈜마이리얼트립, ㈜모두투어네트워크, ㈜온라인투어, ㈜인터파크트리플, 참좋은여행(주), ㈜타이드스퀘어, ㈜하나투어 등 8곳입니다.

코로나19 이후 해외여행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여행사를 통해 온라인 항공권을 구매하는 소비자 불만이 더욱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항공권 관련 피해구제 신청은 총 2천576건으로, 이 중 여행사를 통해 구매하여 발생한 피해가 63.8% (1천643건)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주말·공휴일에도 취소업무 진행…당일 취소도 가능
공정위는 여행사를 통한 항공권 구매는 저렴하고, 외국계 항공권에 대한 직접적인 문의와 상담과 같은 장점이 있지만 불공정한 약관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주요 불공정약관으로는, 주말·공휴일, 평일 5시 이후 등 영업시간 외에 국제선항공권을 판매하면서 구매취소업무는 하지 않는 조항으로, 이로 인해 고객의 취소처리 날짜가 늦춰지면서 불필요한 취소수수료를 내거나, 추가로 부담할 수 있게 되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고객이 항공권을 발권한 당일에 취소할 경우, 항공사 시스템 상으로는 수수료 없이 취소처리가 가능하지만, 여행사가 영업시간 외에는 당일 취소접수를 하지 않아 고객이 불필요한 취소수수료를 지불하게 됩니다.

특히 미국의 경우 교통부 규정에 따라 여행사를 통해 판매하는 항공권에 대해서도 수수료 없이 취소할 수 있지만 일부 국내 항공사의 경우에는 발권 후 24시간 이내의 취소요청에도 여행사의 영업시간 외에 해당되면 취소접수를 하지 않아 고객이 불필요한 취소수수료를 납부하기도 했습니다.

공정위는 영업시간 외에 당일취소와 24시간내 취소를 제한하는 조항을 부당한 약관으로 인식하고 여행사들에게 시정을 요청했고, 여행사는 이를 반영해 항공사의 취소수수료가 부과되지 않도록 시정했습니다.

공정위는 24시간 이내 취소 관련 약관문구의 시정과는 별개로, 24시간 이내 무료취소규정을 적용하는 항공사라면 여행사를 통한 항공권 판매에도 이를 적용해줄 것을 주요 항공사에 요청했습니다. 

대한항공 등 16개 항공사는 소비자들의 권익증진을 위해 관련 규정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여행사를 통해서도 24시간 내에 수수료 없이 취소할 수 있도록 항공사 시스템을 개편했습니다. 

이로써 22개 국내취항 주요 국제선 항공사들의 경우 직접판매뿐만 아니라 여행사를 통한 판매에서도 24시간 내 무료 취소 시스템을 적용했습니다.

취소 요청 날짜 기준으로 수수료 산정
동시에 공정위는 발권 당일 또는 24시간이 지나서, 영업시간 외에 취소할 경우 항공사가 정한 취소수수료 기준일이 변경될 수 있습니다. 고객이 취소 수수료를 더 납부하게 될 가능성이 생겨 구매대행여행사에 대한 고객의 합리적인 기대와 정당한 이익에 반하는 불공정약관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최근 항공사의 취소수수료는 탑승일에 가까울수록 수수료가 증가하고 취소시점 구간별로 수수료가 다른바, 영업시간 외에 취소신청을 했다는 이유로 취소시점이 뒤로 밀리는 경우 수수료가 증가할 수 있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공정위는 위법한 약관을 사용하는 여행사들에게 시정권고 조치를 하면서 해당 불공정약관의 시정에 선행하여 항공사와 여행사 간 환불시스템 자동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여행사, 항공사, 시스템사업자 등과의 논의를 통해 시스템 개발에 필요한 합리적인 시간을 감안해서 이행 기간을 내년 상반기까지 부여할 예정입니다.

환불기간 '3달→2주'로 단축
고객의 취소가 확정되더라도 환불을 받는 기간이 접수일로부터 영업일기준 20~90일(최장 4개월 이상) 소요된다는 조항에 대해서도 부당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여행사들은 환불기간을 14~15일 이내로 단축하여 정산금을 반환하도록 하고, 환불기간이 추가로 소요될 경우에는 고객에게 개별 고지하도록 약관을 시정했습니다.

공정위는 국제선 항공권 구매자의 60~70%가 여행사를 통해 항공권을 구매하는 상황에서, 소비자가 구매취소를 할 경우 불이익을 당할 위험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아울러, 여행사들의 약관조항 시정과정에서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주요 국제선 16개항공사가 자사에서 직접 발권취소하는 조건과 동일하게, 여행사를 통한 발권 취소 시에도 24시간 이내에는 무료 취소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편하는 데 적극적인 협조를 이끌겠다는 계획입니다.

공정위는 여행사에서 항공권을 구매한 고객에게도 24시간 이내 취소수수료 면제 혜택을 받도록 협조한 항공사에 대해서 국토부가 실시하는 '항공교통서비스평가'에 적극적으로 반영되도록 협의할 예정입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고객이 항공권을 취소에 대한 수수료 취소업무수행에 대한 대가라고 보아 약관법 적용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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