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불출마에 與주류 후속 결단 주목…김기현은 '장고 모드'
'원조 친윤'과 與 중진 31명 선택도 관심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류미나 김철선 기자 = 친윤(친윤석열) 핵심으로 꼽히는 국민의힘 3선 장제원 의원이 12일 내년 총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당내 또 다른 주류 인사의 희생 결단이 뒤따를지 주목된다.
장 의원의 불출마는 인요한 혁신위원회의 '주류 희생' 요구에 화답한 첫 사례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중진 의원 중 첫 번째 공식 불출마 선언이기도 하다.
장 의원의 결단 시점을 두고 당내에서는 예상보다 타이밍이 앞당겨졌다는 해석이 나왔다.
혁신위의 거듭된 '주류 희생' 수용 요구,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의 동반 저조 현상, 김기현 대표의 거취를 둘러싼 당 내홍 조짐 등이 결단 시기를 앞당겼다는 것이다.
당 안팎에서는 장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린 만큼, 후속 선언을 통해 인적 쇄신 분위기가 끊기면 안 된다는 데 암묵적인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특히 김기현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와 친윤 그룹, 영남 중진들의 거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인요한 혁신위는 '주류 희생' 혁신안을 제안하면서 구체적인 대상을 지목하지는 않았으나, 장 의원과 김 대표가 우선 대상으로 거론돼 왔다.
무엇보다 김 대표의 경우는 3·8 전당대회 때 장 의원과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를 꾸려 당권을 거머쥔 만큼, 장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 앞서 사전 의견 교환이 있지 않았겠냐는 추측도 나왔다.
공교롭게 김 대표는 당초 이날 오후 계획했던 구룡마을 연탄 나눔 봉사활동 일정을 전날 급작스레 취소했다. 그는 주변에 "이틀가량 공식 일정을 잡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 대표가 거취 문제와 관련해 막판 고심에 들어갔으며, 결단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내주 공천관리위원회 출범 후 거취를 표명할 수 있다는 의견과 함께 이르면 이번 주에 결단할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결단 시점이 내년 1월 중하순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이를 두고 "너무 늦은 결정", "실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결단의 방향을 두고는 수도권 험지 출마 대신 불출마 또는 울산 내 '험지' 출마 선언에 무게를 두고 고민 중이며, 대표직 사퇴는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앞서 김 대표는 주변에 "국회의원으로서 가질 수 있는 영광을 다 이뤘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진 바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총선 간판'으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나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을 내세운 뒤 당 대표직을 내려놓고서 자신의 지역구에 출마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김 대표뿐 아니라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라 불린 권성동, 윤한홍 등 '원조 친윤' 의원들의 결정에도 관심이 쏠리는 모습이다.
다만 강원 강릉이 지역구인 권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출범 때 자리를 맡지 않았다가, 집권 초 여당 원내사령탑을 지냈으나 조기 사퇴한 뒤 당직을 맡지 않은 채 지역구 활동에 매진해 왔다는 점에서 장제원 의원 등과는 결이 다르다는 평가가 많다. 그는 21대 총선에서 공천받지 못하자 무소속으로 출마해 자력으로 4선 고지에 오른 이력이 있다.
인수위에서 '청와대 이전 TF 팀장'을 지낸 윤 의원은 정권 출범 후 국회 상임위와 지역구 활동에만 전념해 왔다.
이 밖에 친윤 그룹 가운데서 초선이지만 윤 대통령과 가깝고 영남이 지역구인 박성민, 박수영 의원 등의 선택도 관심을 받고 있다.
아울러 국민의힘 전체 의원 111명 중 31명을 차지하는 3선 이상 중진의 불출마나 험지 출마 선언이 나올지도 관심사다.
현재까지는 부산 해운대갑 3선인 하태경 의원이 서울 종로구 출마를 선언한 게 전부다.
당직을 맡고 있는 한 의원은 통화에서 "장 의원이 중요한 시기에 의미 있게 결단을 내려준 것 같아서 당이 많이 고마울 수밖에 없게 됐다. 그다음은 김 대표가 돼야 한다"며 "이제부터 꽤 많이 희생 혁신안 화답이 시작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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