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前 오늘 구덩이서 나온 향로…‘이거다’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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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순간 '뭐지?' 싶었어요. 처음 보는 유물인데 보자마자 범상치 않다는 것을 느꼈지요."
30년 전 오늘, 유난히 추웠던 1993년 12월 12일 '세기의 발견'이라 일컬어지는 백제 금동대향로 발굴 현장을 지휘했던 김종만(62·사진) 충청문화재연구원장은 12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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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지휘했던 김종만 원장
“유난히 추웠던 그날 해질녘
딱 봐도 범상치 않다고 직감
세계적 명작과 감격의 만남
K- 문화유산 우수성 인정받고
더 큰 가치 창출하는 게 숙제”
“보는 순간 ‘뭐지?’ 싶었어요. 처음 보는 유물인데 보자마자 범상치 않다는 것을 느꼈지요.”
30년 전 오늘, 유난히 추웠던 1993년 12월 12일 ‘세기의 발견’이라 일컬어지는 백제 금동대향로 발굴 현장을 지휘했던 김종만(62·사진) 충청문화재연구원장은 12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당시 김 원장은 국립부여박물관의 학예연구사로 발굴 현장을 지휘했다.
김 원장은 “백제 금동대향로가 발굴된 구덩이에서 굉장히 많은 유물들이 발견됐다. 유리구슬, 칠기, 토기, 기와 등. 향로는 발굴이 거의 마무리되던 때 나왔는데 보는 순간 ‘이건 범상치 않다, 처음 보는 거다’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향로를 발견하고 관장에게 연락한 게 이미 오후 6시를 넘은 시각이었고 유물의 모습을 완전히 확인한 게 9시 넘어서였다”면서 “평상시엔 밤에 발굴 작업을 하지 않지만 그땐 이미 반쯤 구덩이를 판 상태에서 유물이 급격한 온도 차로 손상을 입을까 봐 손전등을 켜고 발굴 작업을 이어갔다. 손이 덜덜 떨릴 정도로 추운 날이었다”고 회고했다.
이렇게 발굴된 높이 61.8㎝, 무게 11.8㎏의 백제 금동대향로는 백제 문화의 정수이자 당대 예술혼이 집약된 걸작으로 꼽힌다. 아래를 감싸고 있는 용의 모습과 활짝 핀 연꽃을 연상케 하는 몸체, 23개의 산이 4∼5겹으로 둘러싸고 있는 뚜껑, 뚜껑 위의 봉황 등이 특징으로, 당시 백제인들의 정교한 공예 기술을 엿볼 수 있다.
김 원장은 “중국 ‘박산향로’가 향로의 모티브가 되었을지언정 이렇게 정교하고 아름다운 작품은 다른 곳에서는 절대 찾아볼 수 없다. 백제의 금속 공예 기술이 당대 최고였음을 보여주는 유물”이라면서 “향로를 통해 백제 문화의 우수성은 이제 많이 알려졌으니 이 문화유산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게 우리의 남은 숙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K-팝이 전 세계에서 인정받고 위상을 떨치듯 백제 금동대향로와 같은 K-문화유산들이 그 뛰어난 가치를 인정받고 나아가 더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이날 발굴 30주년을 기념해 발굴 장소인 능산리 절터에서 열리는 고유제에 참석한다.
한편 국립부여박물관은 향로 발굴 30주년 기념 특별전 ‘백제 금동대향로 3.0-향을 사르다’를 열고 있다. 향로가 출토된 타원형 구덩이를 연상시키는 듯한 공간에서 향로의 아름다움에 집중하는 이 전시는 내년 2월 12일까지 계속된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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