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호위무사’ 나섰다가… 혁신 대상된 與 초선들

최지영 기자 2023. 12. 12.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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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을 외쳐야 할 초선 의원들이 사실상 '김기현 호위무사'가 된 것 같다."

국민의힘이 12일 불출마·험지 출마 압박을 받고 있는 김기현 대표의 거취를 둘러싸고 내홍에 휩싸인 가운데 초선의원들의 처신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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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계 강민국·박성민 등
혁신 앞장 대신 대표 엄호
‘공천 눈치보기’ 비판 잇따라

“‘혁신’을 외쳐야 할 초선 의원들이 사실상 ‘김기현 호위무사’가 된 것 같다.”

국민의힘이 12일 불출마·험지 출마 압박을 받고 있는 김기현 대표의 거취를 둘러싸고 내홍에 휩싸인 가운데 초선의원들의 처신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에 불안감을 느낀 초선의원들이 공천권을 쥔 당 대표를 의식해 ‘눈치 보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11일) 국민의힘 소속 의원 전원이 모인 텔레그램 방에서는 김 대표의 사퇴를 요구한 중진 의원들을 비판했다고 한다. 강민국(경남 진주을), 박성민(울산 중구), 전봉민(부산 수영구), 윤두현(경북 경산), 이인선(대구 수성을) 등 ‘대구·경북(TK)’, ‘부산·경남(PK)’을 지역구로 둔 의원 등이 김 대표 감싸기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부산 5선 서병수 의원이 “이 모양 이 꼴로 계속 간다면 국민의힘이 (내년 총선에서) 필패하리라는 것만큼은 분명하다”고 했고, 부산 3선 하태경 의원이 지난 10일 “김 대표의 제1과제는 윤석열 정부를 총선 과반 승리로 안정화하는 것인데, 안타깝게도 김기현 체제로는 불가능하다”며 김 대표의 결단을 촉구하자 이에 반박하는 의견을 낸 것이다.

영남 외에 최춘식(경기 포천·가평), 태영호(서울 강남갑) 의원도 김 대표 엄호에 나섰다. 최 의원은 “자살 특공대는 불난 집에 부채질로 끊임없이 지도부를 흔든다”고 했고, 태 의원은 “지금은 결단이 아니라 단결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서는 초선 의원들의 이 같은 집단적 행보를 두고 올해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당시 50여 명의 초선 의원이 나경원 전 의원의 불출마를 촉구한 ‘연판장 사태’를 재현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기득권을 가진 당 주류에 ‘쓴소리’를 이어가며 보수 진영 혁신을 위해 노력한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과 같은 과거의 소장파 정치인들과는 상반된 모습이라는 지적이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힘 있는 당 대표에게 쇄신을 촉구하진 못한 채 혁신을 외친 중진들만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며 “지도부가 총선 공천권을 쥐고 있는 만큼 불안감이 반영된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최지영 기자 goodyoung17@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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