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6 청산론 재소환… 野 김민석 “이낙연 사쿠라” vs 비명계 “오만정 떨어졌다”
3선 중진인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사쿠라 노선’ 발언이 연일 논란이 되고 있다. 신당 창당을 시사하고 있는 이낙연 전 대표와 비명계를 향해 김 의원은 “전형적인 사쿠라 노선”이라며 “사실상 경선 불복”이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원색적인 비난에 당내에서는 “오만정이 다 떨어진다”며 586세대 청산론이 다시 소환되는 모양새다.
과거 2002년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을 탈당해 정몽준 캠프로 갔던 이력이 있는 김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전형적인 586 운동권 내로남불’이라는 것이다.
민주당 내 비명계 모임인 ‘원칙과 상식’ 소속 이원욱 의원은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오직 ‘민주 대 반(反)민주’ 프레임을 받들고 586 기득권 정치인 청산이라는 국민적 요구에 애써 눈감는 우리가 부끄럽다”며 “세월이 흘러 시대는 변하고, 세계 경제력 10위권의 선진국에 이른 지금에도 낡은 이념의 틀을 금과옥조인 양 붙들고 있는 우리가 부끄럽다”고 말했다.
이어 “동 세대 정치인의 부도덕성에는 아량을 베풀며, 나와 생각이 다른 타인을 향한 비판에는 오직 공천 운운하며 말하는, 아직도 부끄러움을 모르는 우리가 부끄럽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이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옹호하는 한편 비명계 의원들을 비판하는 행태를 꼬집은 것으로 읽힌다.
논란이 된 ‘사쿠라’ 발언은 전날 김 의원의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나왔다. 김 의원은 “결국은 당사자들과 관련된 공천권 보장 문제”라며 “전두환·노태우 시절의 민한당 이후에 안철수, 손학규로 이어졌던 일종의 정통 야당과 다른 ‘사쿠라 노선’”이라고 했다. ‘사쿠라’는 벚꽃의 일본말로, 우리 정치권에서는 ‘야합자’ 혹은 ‘변절자’의 의미가 담겨 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지금 시대정신은 국민들은 뭉쳐서 윤석열 검찰 독재를 견제하라인데, 거기에 집중하지 않고 오히려 당내 문제에 돌리거나 또는 시대 과제가 뭔지 명확하게 알지 못하는 것이 전형적인 사쿠라”라며 “(이낙연 전 대표는) 이재명 대표와 (대선) 경선에서 진 분 아닌가. 이건 사실상 경선 불복”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김 의원의 발언에 대해 “대꾸할 가치가 안 느껴진다”고 했을 뿐, 다른 입장은 전하지 않았다.
비명계인 김종민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를 포함해 586 기득권 정치에 대한 국민 불신이 왜 커지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며 “내로남불로는 떠나가는 민심을 얻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의 서울대 총학생회장 출신 이력을 겨냥해 “독재 정권 시절 학생 운동을 하고 총학생회장을 한 게, 안기부 특채를 노리고 나중에 국회의원 배지를 달려고 한다는 식의 마타도어와 같은 수준”이라며 “(공천을 받으려는 김 의원의 행동에) 만정이 떨어진다”고 했다.
같은 비명계인 윤영찬 의원도 페이스북에 김 의원의 과거 탈당 사건을 언급하면서 “이 사건으로 ‘김민새’라는 오명을 쓰고 10년 넘게 정치 낭인 생활을 했다”며 “말이 현실론이지 선택의 중심엔 늘 김민석 본인이 있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한편 김 의원은 본인의 ‘사쿠라’ 발언이 연일 논란이 되자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2002년 제 선택을 상기시키며 저를 공격해 이낙연 신당을 옹호하려는 분들이나 이낙연 신당에 대한 비판을 물타기해 야권 분란을 부추기려는 언론 등은 번짓수를 크게 잘못 짚었다”며 “20년 전의 저를 비판하며 오늘의 이낙연을 옹호하는 건 위선이자 모순”이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이 전 대표를 향해 “제 비판에 답하지 않은 이 전 대표는 주변의 입을 빌리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국민과 당원의 질문에 답하시라. 정치인 이낙연의 정체성은 무엇인가”라며 “내일도 신당 얘기를 할 거라면 오늘 당장 나가시라. 사쿠라 노선을 포기하시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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