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내년 FA시즌 기대하세요” 고양 팬심 사로잡을 소노 이기완 단장

정지욱 2023. 12. 12.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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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정지욱 기자] 새로움은 설렘, 기대감을 가져온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7월 새롭게 창단한 고양 소노 스카이거너스는 프로농구 팬들과 고양 팬들에게 설렘으로 다가오고 있다. 창단 1년도 버티지 못한 채 파산한 데이원스포츠 사태로 위기에 빠진 프로농구에 한 줄기 빛으로 다가온 소노는 과감하고 지속적인 투자로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겠다는 각오다. 점프볼은 창단 첫 시즌을 치르고 있는 소노의 이기완 단장을 만나보았다.

※본 기사는 농구전문매거진 점프볼 12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정신없이 지나간 3개월…새 단장으로 손님 맞은 ‘고양 소노 아레나’

소노는 7월 14일 KBL 이사회 승인을 받고 한국프로농구의 새로운 식구가 됐다. 9개 구단 체제가 되는 파행을 막은 새 구단의 등장으로 소노는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해나가야 할 것이 산더미였다. 가입 승인 후 개막까지는 3달 남짓한 시간밖에 없었다. 당장 해결할 문제가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일단 경기장 보수를 비롯해 선수들의 운동 환경을 개선해야했다. 고양체육관에서 오리온, 데이원의 흔적을 모두 지웠다. 체육관 외부 간판을 시작으로 모든 시설을 도색하고 정비했다. 지하에 있는 선수단 훈련 체육관도 보수가 시급했다.

이기완 단장은 “선수들을 위한 것이 하나도 갖춰지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초음파 치료기같은 고가의 의료기구는 둘째치고 타 구단은 다 갖추고 있는 간단한 의료장비조차 없었습니다. 선수들이 쉬는 공간에는 오랫동안 묵은 곰팡이도 잔뜩 피어있었죠. 보수가 시급했습니다. 의료장비를 다 구입하고 휴게실 공간을 마련하고 보수해서 선수들이 마음놓고 운동할 여건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기완 단장은 세세한 부분까지 다 살폈다. 홈-원정 라커룸 샤워기까지도 체크해 새걸로 교체했다. ‘소노는 다르다’는 이미지를 심기 위해서다. 그는 “세세한 부분에서 이 구단이 선수들에게 얼마나 신경을 쓰고 있는지가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원정 라커룸까지 홈 라커룸 못지 않은 시설로 보수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소노는 고양체육관 보수, 선수단 장비 구입 등으로 20억 원에 이르는 비용을 썼다. 여기에 고양시의 승인을 받아 ‘고양체육관’이라는 특색없고 딱딱한 경기장 이름도 ‘고양 소노 아레나’로 바꾸고 경기장 앞에 커다란 간판까지 세웠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홍천 소노벨리체에 7억 원을 투자해 최신식 코트를 만들었다. 덕분에 선수들은 고양 소노 아레나를 보수하는 시간 동안 홍천에서 전지훈련을 할 수 있었다.

“초반 부진? 일희일비 하지 않는다”
소노는 3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에 이처럼 많은 비용과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창단 첫 시즌을 준비했다. 그러나 팀 성적은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 11월 14일 현재 소노는 4승 5패로 7위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이기완 단장은 눈앞의 성적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입니다. 타 구단에 비해 선수들이 준비할 수 있는 시간 자체가 짧았죠. 다른 팀들은 이미 해외 전지훈련까지 일정을 잡아놓은 상태였지만 우리는 FA시장에서 선수 보강도 못했고 훈련도 제대로 할 여건이 되지 못했어요. 게다가 주축인 전성현, 이정현이 대표팀에 차출되어 시즌 준비를 거의 못했고요. KBL컵 대회 경기가 우리 선수들에게는 실질적인 실전훈련 시작 단계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제대로 된 경기력이 나올 수가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시즌 초반에 좋은 성적을 내기 어렵다는 걸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코칭스태프나 선수들이 멘탈적으로 무너질 수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더 신경을 써야하고요.” 1옵션 외국선수인 재로드 존스 대신 치나누 오누아쿠를 영입한 것은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일환이었다.

“전적으로 김승기 감독을 믿고 있습니다. 리더십이 있는 사람입니다. 목표치를 정하고 선수들에게 그에 대한 피드백을 줍니다. B급 선수가 A급이 되도록 역량을 이끌어내는 데에도 능력이 있습니다. 우리가 가진 능력에서 역량을 쏟아부으면서 발전해나가는 과정이 중요한 것이지요. 물론 2, 3라운드에도 성적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팬들의 비난이 쏟아질 겁니다. 팬들은 기다리지 않으니까요. 불과 몇 개월 전 만해도 ‘농구단 살려만 달라’는 반응이었지만 시즌 초 패하는 경기가 많아지니까 구단 사무실로 전화해 ‘양궁농구 따위 버려버리라’고 하는 팬도 있습니다. 사실 성적이 안 좋으면 가장 열받는 사람은 감독입니다. 저는 옆에서 감독을 지켜주는 역할 입니다. 김승기 감독을 통해 우리 팀은 성장해야하고 패배 속에서 나오는 실수를 되짚어보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팀이 될 것입니다.”

“3~5년 안에 우승 도전”
화려한 시작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속성이다. 기업의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가 이뤄져야만 신생 구단에서 명문구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그런 면에서 고양 연고 농구 팬들은 늘 불안했고 실망스러웠다. 앞선 두 구단(오리온, 데이원)이 투자에 인색하고 결과적으로는 팬들의 등을 졌기 때문이다. 이기완 단장은 적극적인 투자로 FA선수를 영입해 전력을 살찌우면서 장기적으로는 유소년 정책에 힘을 써 미래의 단단한 팬층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결국 프로는 성적이 나야 브랜드가 빛이 납니다. 이미 우리는 다음 시즌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내년 FA시장에서는 감독이 원하고 우리 팀에 도움이 될만한 선수를 영입할 겁니다. 내년 FA시장을 보시면 우리 구단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설 것인지 알게 될 겁니다. 나아가 장기적으로는 유소년 정책에 힘을 많이 쓰려고 합니다. 고양시 100만 인구에 상암 지역 팬들까지 흡수할 수 있게끔 FC서울(K리그)과도 협의를 하고 연계 전략을 가져갈 생각입니다. 유소년 팀도 운영할 겁니다. 우리 팀 출신 선수를 총괄책임자로 놓고 구단과 소통하면서 좋은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합니다. 유소년들이 농구를 즐기고 관심을 가지면 자연스럽게 미래에 우리 소노 농구단의 팬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겁니다. 엘리트 육성에 있어서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고양시에는 농구팀이 있는 중·고교가 아예 없습니다. 일단 중학교를 지원해 팀을 창단하고 시간이 흘러 중학교 선수가 고등학교까지 진학할 수 있도록 고등학교 팀 창단도 지원하고자 합니다. 고양시와는 이 부분에 대해 의견을 나눴고 시에서도 굉장히 반겼습니다. 농구단이 일정 부분 성적이 나야 유소년 클럽, 엘리트 선수 육성에 있어서도 힘이 붙고 팀의 브랜드 가치도 높아질 것입니다. 3시즌 동안은 전력을 잘 다쳐서 3~5년 안에는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팀으로 거듭나겠습니다.”

이기완 단장(53)은 프로축구에서 유명 에이전트로 활동한 경험이 있다. 2016년에는 대명소노그룹의 아이스하키 팀인 대명킬러웨일즈의 단장을 맡았다. 대명킬러웨일즈는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구단의 운영 방식을 접목시켜 주목을 받았다. 아이스하키에 이어 2023년 소노 프로농구단 단장을 역임하고 있다.

# 사진_점프볼 DB(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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