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마이너스 금리’ 종료 임박
美연준 못잖은 글로벌 파급 효과
전문가들 “본격 인상은 내년 봄”
일본은행(BOJ)이 지난 8년간 고수했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폐기할 것으로 관측된다. 오는 18~19일 일본은행 정책회의가 예정된 가운데 최소한 초완화 출구전략에 관한 분명한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금리 인상이 현실화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못지않은 파급 효과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칠 것으로 전망되면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다만 급진적인 전환보다는 점진적인 초완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 속에 일각에서는 본격적인 금리 인하 시기는 내년 봄이 될 것이라고 점치고 있다. ▶관련기사 3면
지난주 우에다 가즈오 총재 등 일본은행 수뇌부들이 잇따라 ‘피봇(통화정책 전환)’을 시사하면서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은 지난 2007년이 마지막이다.
지난 7일 우에다 총재는 “연말부터 내년 초에 걸쳐 (통화정책 운용이) 더 까다로워질 것”이라며 “임금 인상과 물가 상승의 선순환이 이뤄지는 것이 확실해진다면 마이너스금리 해제와 장·단기금리 조작 개선(폐지)도 시야에 넣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날에는 히미노 료조 부총재가 “금융 정상화 시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크다”며 통화종책 완화 종료를 시사하기도 했다.
경제 지표들도 일제히 이른바 ‘디-재패니피케이션(De-Japanification·일본식 불황 속 물가하락 종료)’ 가리키며 금리 인상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일본의 소비자물가는 지난 6월 3.3%까지 오른 후 9월과 10월 2%후반대를 형성하며 올해 정책목표인 평균 2% 달성이 유력시되고 있다. 디플레이션의 그림자가 걷히면서 점차 가계에 물가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고수할 필요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일본은행이 초완화 정책을 수정하기 위한 핵심 전제조건인 지속 가능한 임금 인상도 현실화하고 있다. 최근 일본의 주류·음료 제조사인 산토리는 내년 직원들에 대한 평균 월급 7% 인상 계획을 밝혔고, 메이지 야스다 생명보험, 전자제품 소매업체인 빅 카메라 등 그외 대기업들도 평균 7%, 최대 16% 수준의 임금 인상을 단행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각국 중앙은행들의 잇따른 금리 인상에도 초완화를 유지해온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시대를 마무리할 경우 경제적 파급 효과가 어느때보다 클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금리 인상은 지난달 중순 달러당 152엔까지 내려앉은 엔화가치에 강력한 상승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
엔화 가치는 초완화 종료 기대감이 커지면서 지난 8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41엔까지 치솟았다가 11일 146엔대로 조정된 상태다. 엔화 가치가 오르면 도요타를 비롯한 완성차 및 부품업체 등 수출기업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하지만, 니토리 홀딩스 등 수입기업에게는 호재다.
무엇보다 에너지 등 수입물가 급등에 시달려온 가계의 부담을 완화시켜주는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 일본은행의 출구전략이 현실화하면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대거 일본으로 복귀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
다만 전문가들은 일본은행이 실제 금리 인상에 나서는 시점과 관련해서는 속도조절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무엇보다 경제가 성장 궤도에 올랐다는 신호가 분명하지 않다. 지난 8일 일본 내각부는 지난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2.9%(연율) 감소했다고 밝혔다. 전달 발표된 속보치(2.1%감소) 대비 하향조정된 것으로 4분기 만에 마이너스 성장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일본 경제가 3분기에 예상보다 더 위축했다는 데이터는 일본은행이 이달말 과감한 긴축에 나서는 것이 시기 상조임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일본은행이 시장에 미칠 충격을 고려해 이번 정책회의는 초완화 종료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는 정도로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금리 인상은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닛케이는 “마이너스 금리 해제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일본은행이 사전 예고를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100% 시장을 이해시킨 후 금리 인상에 나설 것”고 내다봤다.
짐 라이드 도이체방크 전략가는 “투자자들이 이달 일본은행이 정책을 조정할 가능성이 지난주 45%로 급등했으나 현재 8%로 낮아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손미정 기자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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