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혜영 “모든 남성은 가해자? 누가 그런 페미니즘 정치했나”
‘여성 징병제’엔 “별로 좋은 정치 행보라 생각 안 해”
“새로운 세력을 만들겠다면 탈당이 누가 봐도 상식”
정의당, 류 의원에게 “16일까지 탈당계 기다리겠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12일 같은 당 류호정 의원을 향해 “대한민국의 페미니즘, 여성주의가 모든 남성을 가해자로 설정해 놓고 추진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금태섭 전 의원이 이끄는 ‘새로운 선택’과 공동 창당을 선언한 류 의원에 대해 정의당 탈당을 조언했다.
장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모든 남성은 가해자라는 명제에 기초해 페미니즘 정치를 하지 않겠다”는 류 의원의 전날 발언에 대해 “누가 그런 페미니즘 정치를 했는지 궁금하다. 그 가정 자체가 좀 무리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장 의원은 전날 류 의원과 금 전 의원이 신당의 첫 젠더 정책으로 ‘여성 징병제’를 거론한 데 대해서는 “별로 좋은 정치 행보였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두 사람을 향해 “현재 존재하는 성차별의 구조를 극복하지 않으면 현재 군에서 여성이 늘어나는 것이 얼마나 더 많은 문제를 야기할 것인지에 대해서 모르시는 분들이 아니시다”라며 “군대 내의 성차별, 성폭력 문제부터 제대로 해결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장 의원은 모병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장 의원은 “성 평등을 얘기하면 징병 문제를 어떻게 할 거냐라는 질문에 마주할 수밖에 없고 정의당은 모병제를 통해서 해결하겠다고 정리했다”며 “모병제는 당연히 남녀평등을 전제로 추진하는 제도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류 의원이 탈당해야 한다고 보나”라고 묻자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장 의원은 “정의당이 아니라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 새로운 세력을 만들겠다고 한다면 그 세력에 가서 하는 게 누가 봐도 상식적인 일이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류 의원이 ‘세번째 권력’에서 저와는 다른 선택을 하겠다는 뜻을 가지고 국민을 설득해 보고자 한다면, 가장 멋진 모습으로 가장 명분 있는 모습으로 그 방향을 추진해 나갔으면 좋겠다”며 거듭 탈당을 권했다.
장 의원과 류 의원은 정의당 내 신당 추진 그룹 ‘세번째 권력’을 이끌었다가 서로 다른 길을 택했다. 장 의원은 ‘세번째 권력’을 탈퇴하고 정의당에 남기로 했다. 류 의원은 금태섭 전 의원이 이끄는 ‘새로운 선택’ 합류를 선언했다. 장 의원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여성·장애인 등 소수자 혐오 정치에 편승해왔다고 비판해왔다. 류 의원은 이 전 대표와 연대를 모색할 뜻을 밝혔다. 류 의원의 ‘여성 징병제’ 언급은 이 전 대표의 20대 남성 지지자들을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류 의원은 ‘새로운 선택’ 합류 선언 후에도 정의당을 탈당하지 않고 있다. 류 의원은 정의당의 신당 창당 관련 당원 총투표가 이뤄지는 내년 1월까지 당원 설득을 위해 의원직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류 의원이 탈당하면 의원직은 다음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에게 승계된다.
정의당 지도부는 류 의원에게 탈당을 요구하고 있다. 김준우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새로운 선택·세번째 권력의 공동 창당대회 초대장을 받았다고 밝히면서 “류 의원과 조성주 세번째권력 공동운영위원장이 탈당계는 내주시고 초청장을 보내는 게 맞다고 본다. 이것이 세번째 권력이 그토록 강조하는 책임정치인가”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가 만나는 첫 시작이 이런 식은 곤란하다”며 “16일까지 두 분의 탈당계를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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