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인권탄압국 北이 인권백서를?…"억지주장 백서는 흔해"
북한은 세계인권선언 채택 75주년을 맞아 '인권백서'를 냈다며 미국과 서방측을 '인권탄압국'이라고 주장, 자신들은 모두의 인권이 보장되며 이를 위해 '자위적 국방력 강화'를 정당화하는 입장을 밝혔다.
통일부는 이에 대해 "국제사회의 인식과 전혀 동떨어진 개념의 억지 주장을 담은 백서에서 외국 사례를 비판하고 북한 체제의 인권에 대한 정당성을 옹호하는 일 등은 흔히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평가절하했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1일 '세계인권선언의 75년사는 무엇을 새겨주는가 - 조선인권연구협회 백서'라는 기사를 통해 1948년 12월 10일 채택된 세계인권선언을 언급하며 "조선인권연구협회는 국제적인 인권개선과 증진에 적극 이바지하고 세계적인 인권난문제 해결을 도모하기 위하여 이 백서를 낸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그 다음에 이어지는 내용이다. 북한은 "우리나라에서는 일찍이 세계인권선언이 채택되기 전인 일본의 식민지통치기반에서 해방된 이후에 벌써 반인민적이며 반인권적인 식민지 악법들을 완전히 페지하고 인민들에게 참다운 권리와 행복한 삶을 마련하여 주는 민주주의적이며 인민적인 인권보장제도를 수립하였다"며 "우리 공화국(북한)은 아동, 여성, 장애자(장애인) 권리 보장 등 여러 분야에서 인권보호증진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 합세하여 협력과 교류를 확대 강화하고있으며 국제인권분야에서 자기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궤변을 늘어놓았다.
북한은 세계 최악의 인권 탄압국으로 손꼽힌다. 북한이 백서에 담긴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정황상 북한에 인권탄압이 없다고 주장하며 서방측을 비난하는 궤변이 담겼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서 "선언이 강조한 인간의 존엄과 권리는 오늘 총기류 범죄와 인종차별, 경찰 폭행과 여성 및 아동학대 등 형형색색의 사회악이 만연하는 미국과 서방나라들에서 무참히 유린당하고 있다"며 "미국은 국내는 물론 세계 각지에 비밀감옥들을 설치하고 무고한 사람들을 재판도 없이 장기간 비법(불법) 감금한 상태에서 잔인한 고문과 온갖 비인간적인 참혹한 학대 행위를 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비밀감옥'이란 미 중앙정보국(CIA) 등이 테러 용의자를 조사하기 위해 세계 각지에 설치한 시설(이른바 '블랙 사이트(Black site)')을 뜻한다. 공식 문건에는 이른바 '고등 신문 기법(Enhanced interrogation)'을 썼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고문을 뜻한다.
그러면서 "미국은 인권이 국권 위에 있다는 이른바 《인권우위론》, 인권문제에서는 국경을 넘어서라도 간섭해야 한다는 《인도주의적 간섭론》과 같은 궤변들을 늘어놓으며 침략전쟁과 제도전복, 무력간섭행위를 수없이 감행하여 인류의 생명권과 생존권을 유린 말살하여 왔다며 "인권을 구실로 가해지는 미국의 일방적이며 강압적인 제재조치로 하여 많은 나라들에서 주민들의 생존권이 침해되고 정상적인 발전권이 심히 억제당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비슷한 논리로 유럽 국가들에 대해서도 비난했다.
북한은 "우리 공화국에 대한 《인권》소동 역시 반제자주의 기치를 높이 들고 나가는 우리 국가를 고립 압살하고 사상과 제도를 전복해 보려는 극악무도한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에 그 뿌리를 두고있다"며 "선택성은 이중기준을 동반한다. 다른 나라들의 인권실상을 때없이 걸고 드는 미국과 서방나라들이 최근 가자지대에서 감행되고 있는 이스라엘의 집단학살 만행에 대해서는 자위권 행사로 극구 비호두둔하고 있는 것이야말로 이중기준의 전형적인 사례가 아닐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가의 자주권에 의해 담보되지 않는 인권은 한갖 사상누각에 불과하며 국권이 약하고 자주권을 고수하지 못하면 개인의 존엄과 발전권은 고사하고 초보적인 생명권과 생존권조차 담보할 수 없다"며 "우리 국가가 모진 고난과 시련을 인내하며 자위적 국방력 강화의 길을 택한 것도 바로 장구한 세월 우리 인민에게 온갖 불행과 고통을 강요한 미 제국주의의 폭제에 영원한 종지부를 찍고 국가의 자주권과 발전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서"라고도 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1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과거 조선인권연구협회란 이름으로 2014년도에 '인권보고서'를 발간한 사례가 있었는데, 이런 식의 백서가 나왔었는지 확인하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인식과 전혀 동떨어진 개념의 억지 주장을 담은 백서에서 외국 사례를 비판하고 북한 체제의 인권에 대한 정당성을 옹호하는 일 등은 흔히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이 주장하는 '자위적 국방력 강화' 정당화에 대해선 "늘 말씀드리지만 한반도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는 주범은 북한"이라며 "스스로가 그러한 위기 상황을 고조시키고, 그에 대응해서 우리가 방어적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을 빌미삼아 위협하고 새로운 도발 명분으로 삼는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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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형준 기자 redpoint@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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