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내년 시즌 연봉 '충격', 루키급 실수령액 공개 '9240억 중 고작 26억'... 대체 왜?

김우종 기자 2023. 12. 12.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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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우종 기자]
오타니 쇼헤이. /사진=그란데스 엔 로스 데포르테스
오타니 쇼헤이. /사진=CAA베이스볼 SNS 갈무리
천문학적인 초대박 계약을 터트린 오타니 쇼헤이(29·LA 다저스)의 연봉 실수령액과 지급 시기는 어떻게 될까. 다소 충격적이게도 내년 시즌 실수령액은 루키급인 200만 달러(한화 약 26억 300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매체 ESPN과 디 애슬레틱 등은 12일(한국시간) "오타니는 매년 연봉 7000만 달러(한화 약 921억원) 중 6800만 달러를 계약 기간이 끝난 뒤에 수령한다"고 밝혔다.

오타니는 앞서 10일 "모든 팬과 야구계 모든 관계자에게,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서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 것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 저는 제가 뛸 다음 팀으로 다저스를 선택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직접 LA 다저스 이적 선언을 했다. 오타니는 "특히 좋았을 때나, 안 좋았을 때나 저를 응원해주신 LA 에인절스 팬 여러분께 감사하다. 모든 다저스 팬들에게, 저는 항상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 또 항상 저 스스로 최고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선수 생활이 끝나는 마지막 날까지, 저는 다저스뿐만 아니라 야구계를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고 싶다"고 약속했다.

모두를 놀라게 한 건 오타니의 계약 규모였다. 미국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과 뉴욕 타임스 등 미국 주요 매체들은 "FA(프리에이전트) 오타니가 LA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약 9240억원) 계약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메이저리그가 포함된 북미 스포츠는 물론 전 세계 모든 스포츠를 통틀어 역대 최고 규모의 계약이다.

그렇지만 오타니는 이 연봉의 대부분을 계약 기간이 끝난 뒤에 수령하기로 했다. 그런데 그 금액이 상당하다. 무려 계약 총액의 97%에 달하는 금액을 계약 기간이 끝나는 2034년부터 받기로 한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오타니는 계약 기간이 끝난 뒤 2034년부터 2043년까지 10년 동안 무이자로 나머지 금액을 받는다. 오타니는 내년부터 2033년까지 LA 다저스에서 뛰는 10년간 수령액은 매년 받는 200만 달러를 10번 곱한 2000만 달러(약 263억원)에 불과하다. 여기에 세금 등을 제외하면 실수령액은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루키급 선수들이 받는 정도라 할 수 있다. 오타니는 2023년 LA 에인절스에서 뛰면서 3000만 달러(394억원)를 받은 바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구단과 선수가 초대형 규모의 계약을 맺을 경우, 종종 구단이 나중에 일부 연봉을 나중에 지급하는 '디퍼 계약(The deferrals)'을 맺기도 한다. 앞서 오타니와 LA 다저스의 계약이 발표된 날, 디 애슬레틱의 켄 로젠탈 기자는 "소식통에 따르면 오타니와 이번 LA 다저스와 계약에 있어서, 전례가 없는 '디퍼 계약'이 포함됐다.(Ohtani deal with Dodgers, per source, includes "unprecedented" deferrals - the majority of his salary)"면서 "디퍼 계약으로 인해 LA 다저스는 사치세와 현금 유동성에 관한 부담을 덜어주면서, 동시에 팀에 경쟁력을 가져다줄 것(The deferrals were Ohtani's idea to ease the Dodgers' luxury-tax and cash flow burdens to give the team the flexibility needs to be as competitive as possible, the source said)"이라고 전했다.

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
오타니 쇼헤이. /사진=폭스스포츠
디퍼 계약을 맺을 경우, 구단은 거액을 선수에게 한꺼번에 지급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재정적인 부담을 경감할 수 있다. 여기에 이자까지 없기 때문에 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하면 구단 입장에서는 길게 봤을 때 이득이 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디퍼 계약을 맺을 경우, 대개 계약 총액의 10~20% 정도 혹은 정말 많아야 절반 정도에 달하는 금액을 나중에 수령했다. 이제는 오타니의 팀 동료가 된 LA 다저스의 슈퍼스타 무키 베츠 역시 2020년 7월 다저스와 12년 3억 6500만달러(4802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었는데, 이 중 절반 정도인 1억 1500만 달러(1512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나중에 받기로 했다.

그렇지만 오타니는 차원이 다르다. 무려 97%에 달하는 금액을 나중에 받는다. 앞서 켄 로젠탈은 "이런 디퍼 계약은 오타니가 제안한 것"이었다면서 "이번 계약에 옵트 아웃(도중 FA 권리 행사 등으로 인한 계약 파기)은 없다. 이제 오타니는 LA 다저스에서 10년을 꽉 채워 뛰게 됐다"고 했다. 오타니가 이런 결정을 내린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LA 다저스 구단을 생각했기 때문이다. 오타니의 이런 결정으로 본인은 연봉을 적게 받는 대신, LA 다저스는 사치세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만약 다저스가 오타니에게 연 7000만 달러를 10년 동안 지불했다면 엄청난 사치세를 지불해야만 했을 터다.

(왼쪽부터) LA 다저스 무키 베츠, 오타니 쇼헤이, 프레디 프리먼. /사진=MLB.com 공식 SNS
야마모토 요시노부. /사진=오릭스 버펄로스 구단 공식 SNS
여기에 다저스는 현재 FA 최대어로 꼽히고 있는 일본인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25)와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활약했던 FA 타일러 글래스노(30) 등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오타니는 LA 에인절스에서 뛰는 6년 동안 개인적으로는 메이저리그에서 신기원을 열었지만, 팀적으로는 단 한 번도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심지어 2023시즌 중반 성적이 부진해지자 트레이드에 관한 이야기까지 나오기도 했다. 결국 이런 본인의 선택으로 다저스의 전력이 강해지면서 가을 야구, 더 나아가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할 수 있다면 오타니 본인에게도 좋은 선택이라 할 수 있다. 결국 오타니의 이런 결정으로 인해 다저스는 더욱 전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바탕을 마련했다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오타니는 큰 연봉을 나중에 받더라도 다른 곳에서 광고 등으로 수입을 챙길 수 있다. 디 애슬레틱은 "오타니는 이미 광고 등 야구장 밖에서 큰돈을 벌어들이고 있다"고 했다. 보도에 따르면 오타니는 연봉 이외 수익으로 매년 약 5000만 달러(약 658억원) 정도의 금액을 챙기고 있다. LA 다저스는 메이저리그에서 월드시리즈 무대를 7차례 제패한 명문 구단이다. 특히 최근 11시즌 동안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 10회, 월드시리즈 3회 진출 및 1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이런 다저스가 오타니를 영입하면서 더욱 막강한 전력을 갖추게 됐다.

일본 매체들도 오타니의 이런 연봉 체계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본 매체 스포츠 호치는 디 애슬레틱을 인용, "오타니가 내년 시즌 충격적인 연봉을 받는다"면서 "연봉 지급 유예를 고집한 이유는 바로 다저스의 사치세 때문이다. 오타니의 연봉을 낮게 하면서, 동시에 팀 전체 연봉도 낮아지게 됐다. 이 경우 막대한 금액의 사치세 지불을 피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또 다른 매체 스포니치 아넥스는 "오타니가 2033년까지 매년 불과 200만 달러밖에 받지 않는 이례적인 계약을 맺었다. 오타니는 LA 다저스와 계약이 끝나는 2034년부터 연봉의 대부분을 받는데, 심지어 이자도 붙지 않는다고 한다. 오타니가 금전적인 면은 신경 쓰지 않았다고 추정했는데, 진짜로 이런 계약은 실수가 아니었다"고 전했다.

오타니는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를 앞두고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일본 주니치 스포츠는 "이런 계약에는 오타니가 LA 다저스에서 뛰는 10년간 어쨌든 '승리하고 싶다'는 열망이 반영됐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오타니의 결정으로 인해, 오타니가 뛰고 있는 동안에도 다저스는 그의 연봉을 신경 쓰지 않은 채 팀 전력 강화에 힘을 쏟을 수 있다. 오타니의 이례적인 배려에 3억 달러(3949억원) 규모의 계약이 예상되는 야마모토 영입전에도 참전이 가능할 것 같다. 이미 오타니의 목표는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되는 것이었다. 오타니에게 돈은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 오타니의 거액 연봉이 주목받지만, 다저스가 이득을 봤다는 분석도 있다. 오타니가 구단에 많은 수익을 안길 수 있는 '메이저리그의 간판'이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2012년 한국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한 오타니 쇼헤이.
X(구 트위터)를 통해 돌아다니는 오타니의 다저스 입단을 가정한 합성 사진. /사진=X 갈무리
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 /AFPBBNews=뉴스1
한편 오타니는 메이저리그에 데뷔하자마자 투수와 타자를 겸업하며 찬란한 역사를 썼다. 입단 첫해에는 타자로 타율 0.285, 22홈런, 61타점, OPS 0.925, 투수로는 4승 2패 평균자책점 3.31을 마크하며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을 품에 안았다. 2018년 10월 팔꿈치 인대접합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받은 오타니는 2019시즌엔 타자로만 출전, 타율 0.286, 18홈런 62타점, OPS 0.848의 성적을 남겼다. 2020시즌은 다소 흔들렸다. 투수로 복귀했으나 단 2경기 출전에 그친 채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37.80을 기록했으며, 타자로는 1할대 타율(0.190)에 그쳤다. 그러나 2021시즌 타자로는 155경기에 출장해 타율 0.257, 46홈런 100타점 26도루, OPS 0.965, 투수로는 23경기에 등판해 9승 2패 평균자책점 3.18, 130⅓이닝 동안 156개의 탈삼진을 마크하며 만장일치로 아메리칸리그 MVP를 수상했다.

그리고 2023시즌 오타니는 다시 한번 날아올랐다. 타자로 135경기에 출장해 타율 0.274(497타수 151안타) 44홈런 2루타 26개, 3루타 8개, 95타점 102득점 91볼넷 143삼진 20도루 출루율 0.304 장타율 0.654 OPS 1.066을 마크, 또 훌륭한 시즌을 보냈다. 장타율과 OPS는 커리어 하이 시즌. 홈런은 2021시즌 기록(46개)에 2개 모자란 44개나 쳐냈다. 출루율과 장타율, 총 출루 수(325출루) 1위였으며, 메이저리그 전체 OPS도 1위였다. 생애 첫 아메리칸리그 홈런왕 타이틀을 따낸 오타니는 투수로도 맹활약했다. 23경기(23선발)에 등판해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를 마크했다. 커리어 최초 완봉승도 1차례 성공. 총 132이닝 동안 85피안타(11피홈런) 50실점(46자책) 55볼넷 167탈삼진 피안타율 0.184,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08을 기록했다.

이런 맹활약을 바탕으로 오타니는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의 만장일치로 재차 아메리칸리그 MVP를 수상했다.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한 선수가 두 차례 만장일치로 MVP에 등극한 건 오타니가 최초였다. 여기에 포지션별로 최고의 타자에게 주어지는 실버슬러거(지명타자 부문)와 최고의 지명타자에게 주어지는 에드가 마르티네스상을 각각 품에 안았다. 오타니의 타자 커리어 성적은 타율 0.274(2483타수 681안타) 2루타 129개, 3루타 29개, 171홈런, 437타점 428득점 351볼넷 755삼진 86도루, 출루율 0.366, 장타율 0.556, OPS 0.922. 투수 커리어(5시즌) 성적은 38승 19패 평균자책점은 3.01이다.

미국 폭스 스포츠가 예상한 2024시즌 LA 다저스의 라인업. /사진=폭스 스포츠 공식 SNS
오타니 쇼헤이에게 다저스 유니폼을 입힌 합성 사진. /사진=디 애슬레틱 SNS
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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