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전관 회사 입찰 배제…'직업선택 자유 침해' 위헌 소지

강세훈 기자 2023. 12. 12.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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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전관 이권 카르텔 문제를 막기 위해 2급 이상 LH 퇴직자가 취업한 업체는 향후 LH 사업 입찰에서 원천 배제키로 했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부실시공으로 처벌받거나 관련 법령을 위반하지 않았음에도 LH 퇴직자를 고용했다는 것만으로 해당 업체가 공정한 경쟁이나 계약의 적정한 이행을 해칠 것이 명백하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정당하게 LH 퇴직자가 취업한 전관 업체에 명백한 법률상 근거 없이 불이익을 주는 것은 헌법 제15조에 따른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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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2급 이상 퇴직자 재취업한 회사 입찰 원천 제한
3급 전관 재취업 업체도 낙찰 어려운 수준 대폭 감점
국회 입법조사처 "직업 선택의 자유 침해할 소지"
건설업계 "퇴직자 인력 활용 금지식 접근 맞지 않아"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김오진 국토교통부 1차관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LH 혁신 및 건설카르텔 혁파방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3.12.12.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 강세훈 기자 = 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전관 이권 카르텔 문제를 막기 위해 2급 이상 LH 퇴직자가 취업한 업체는 향후 LH 사업 입찰에서 원천 배제키로 했다. 하지만 전관업체란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거나 입찰을 배제하는 건 위헌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12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LH 혁신방안’ 및 ‘건설 카르텔 혁파방안’을 발표했다. 지난 4월 발생한 인천 검단신도시 LH 아파트의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의 원인이 전관예우 등 LH의 이권 카르텔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이번에 LH 2급(부장급) 이상으로 퇴직한 전관이 퇴직한 지 3년 이내에 재취업한 업체(출자회사 포함)는 입찰 참가를 원천적으로 제한키로 했다. 또 추가로 3급(차장급) 전관 재취업 업체는 낙찰이 어려운 수준으로 대폭 감점을 주기로 했다.

국토부는 "전관 폐해 차단을 위해 퇴직자의 다수(50%)를 차지하고 개별 사업에서 실무를 총괄하는 3급까지 제한대상에 포함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회 입법조사처는 이 같은 조치가 법적 근거가 미비해 위헌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LH 퇴직자를 고용했다고 해당 업체가 공정한 경쟁이나 계약의 적정한 이행을 해칠 것이 명백하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부실시공으로 처벌받거나 관련 법령을 위반하지 않았음에도 LH 퇴직자를 고용했다는 것만으로 해당 업체가 공정한 경쟁이나 계약의 적정한 이행을 해칠 것이 명백하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정당하게 LH 퇴직자가 취업한 전관 업체에 명백한 법률상 근거 없이 불이익을 주는 것은 헌법 제15조에 따른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전관 업체 입찰 제한에 따라 상대적으로 기술력이 없는 중소기업의 참여 가능성이 높아지는 게 공공주택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토부 관계자는 "LH의 전관들이 없는 업체들이 참여의 기회를 넓히도록 해서 오히려 더 많은 능력 있는 다양한 기업들이 LH 공공주택 건설사업에 설계로든 공사 시공이든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더 넓혀서 결국은 LH의 여러 가지 공공주택 품질을 더 넓힐 수 있다"고 밝혔다.

건설업계에서도 전관의 영향력이 시장질서를 해질 만큼 크다면 규제할 필요가 있지만 막연히 'NO 전관' 방식의 접근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능력 있는 퇴직자들의 경험을 살리기 위해 재취업하는 길을 열어두되 카르텔을 차단하기 위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이은형 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카르텔을 방지해야 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타당하지만 단순히 퇴직자를 인력으로 활용하면 안 된다는 식의 접근은 맞지 않다"며 "막연히 전관 재취업한 회사 입찰배제는 실효성이 낮고 재취업한 전관이 해도 되는 것과 하면 안되는 것에 대한 가이드라인, 윤리규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angs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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