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필리핀 남중국해 충돌 여파 지속…마르코스 "좌절하지 않아"

필리핀, 중국 대사 초치…'외교 기피인물' 지정 검토
중국 "엄중한 교섭 제기…적법한 조치 취해"

[남중국해=AP/뉴시스] 중국과 필리핀이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에서 연이어 물리적 충돌을 빚은 파장이 지속되고 있다. 필리핀 해안경비대가 공개한 사진으로, 지난 10일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 세컨드 토머스 암초(필리핀명 아융인, 중국명 런아이자오) 인근에서 중국 해경선이 필리핀 선박에 물대포를 발사하는 모습. 2023.12.12

[서울=뉴시스] 문예성 기자 = 중국과 필리핀이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에서 연이어 물리적 충돌을 빚은 파장이 지속되고 있다.

12일 프랑스 공영라디오 방송(RFI) 등은 필리핀 외교부가 전날 남중국해 충돌과 관련해 황시롄 필리핀 주재 중국 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고 전했다.

중국과 필리핀이 남중국해에서 9·10일 이틀 연속 물리적 충돌을 빚은데 대해 필리핀 외교부는 황 대사를 ‘페르소나 논 그라타(외교적 기피인물)’로 지정하는 것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최근 사태와 관련해 성명을 통해 ”좌절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주말동안 중국 해경이 우리 선박과 승선원을 상대로 저지른 침략과 도발은 오히려 주권 수호 의지를 다지게 했다"면서 "필리핀은 우리의 서쪽 해역에서 활동할 수 있는 적법한 권리를 지니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해경 선박은 지난 9일과 10일 각각 남중국해 스카버러 암초(필리핀명 바조데마신록, 중국명 황옌다오)와 스프래틀리 군도 세컨드 토머스 암초(필리핀명 아융인, 중국명 런아이자오) 인근에서 물대표로 필리핀 선박을 공격했다. 특히 10일에는 중국 해경선이 세컨드 토머스 암초 인근에서 필리핀 선박과 충돌하기도 했다.

특히 중국 해경선과 충돌하고 물대포까지 맞은 필리핀 선박에는 로미오 브라우너 필리핀군 합참의장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우너 합창의장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승선 사실을 중국 해경은 모르고 있었을 것"이라면서 "다친 곳은 없다"고 밝혔다.

반면 중국은 필리핀이 자국 주권을 침해해 적법한 조치를 했다고 맞섰다.

중국 해경은 "필리핀 선박이 갑자기 방향을 바꾸면서 자국 해경선 측면과 부딪혔다"고 주장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필리핀 선박이 중국 해경선을 들이받았다"면서 "필리핀의 조치는 중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중국 해경은 국내법과 국제법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마오 대변인은 또 "중국 외교부는 이미 필리핀에 엄중한 교섭을 제기했고, 강력한 항의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양국이 한치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 확인하면서 이번 사태는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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