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마켓서 K-콘텐츠 2849만달러 팔려…‘완제품’ 아닌 ‘포맷’도 인기
지난 6~8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2023 아시아 TV포럼&마켓(ATF·Asia TV Forum & Market)’에서 주목받은 것은 단연 K-콘텐츠였다.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에서 열린 ATF 한국공동관에는 동남아시아와 일본, 유럽 등에서 온 바이어들의 발길이 쉴새 없이 이어졌다. ATF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방송 영상 전문 마켓으로 이번 한국공동관에는 MBC·SBS·CJENM·KBS미디어·하이브·썸씽스페셜 등 국내 20개 기업이 참석했다. 이번 행사 기간 527건의 상담을 통해 약 2849만 달러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임수민 과장은 “아시아 지역의 가장 권위있는 마켓인데다가 3월에 열리는 홍콩 마켓까지 바이어들과의 인연이 이어지기 때문에 매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면서 “과거에는 드라마 등 완제품을 파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면, 예능 프로그램 등의 줄거리·아웃라인인 ‘포맷’이 팔려 현지화하는 흐름이 강해지는 것도 특징”이라고 말했다.
콘진원은 특히 이번 ATF에서 ‘K-포맷 쇼케이스’를 열어 국내 인기 방송 포맷 홍보에도 나섰다. 170명의 관람객이 참여한 가운데 CJ ENM의 ‘2억9천 : 결혼전쟁’, 문화방송의 ‘솔로동창회 학연’, KBS미디어 ‘골든걸스’, 썸씽스페셜 ‘스틸 얼라이브’, SLL 닥터 차정숙’, SBS ‘7인의 탈출’ 등 총 6개 포맷 작품이 소개됐다.
‘K-포맷’ 제품 중 대표적으로 성공을 거둔 작품으로는 MBC의 ‘복면가왕’이 꼽힌다. 싱가포르에서 만난 이영호 MBC 글로벌사업팀장은 “현재 54개국에서 ‘복면가왕’을 가져가 현지 버전으로 만들고 있는데 폭발적인 반응이 나오면서 한국 포맷에 대한 선호도가 올라갔다”고 말했다. 이번 ATF에서도 일부 거래가 이뤄졌다고 한다. 이 팀장은 또 “갈수록 동남아 등 외국 소비자들의 관심과 취향도 뾰족해지고 있다고 느낀다”며 “우리 콘텐츠를 사갈 때 선택과 집중을 하는 흐름이 보인다”고 말했다. K-콘텐츠가 많이 소비되면서 거래도 다각화·전략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취지다.
한국공동관의 여러 방송사들 사이에서 눈길을 끈 것은 엔터테인먼트 회사 ‘하이브’였다. 하이브가 독립부스 형태로 규모있게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하이브는 K-팝 아티스트들의 해외 실황 공연 영상, 자체 제작 예능 프로그램 등을 판매한다. 탁새봄 하이브 콘텐츠사업기획팀장은 “기존에는 팬들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 판매가 주류였다면 K-팝 아티스트들의 위상이 높아지다 보니 일반 대중들에게도 많이 팔리기 시작했다”며 “동남아와 일본, 남미 지역이 현재 K-팝에 가장 관심이 큰 지역이라고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K-콘텐츠의 씨앗이 되고 있는 ‘웹툰’ 분야에도 아시아의 관심이 쏠렸다. 지난 5일 ATF에 연사로 선 박종철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부사장은 “웹툰은 수익화 모델이 없는 팬 중심 활동이었지만 카카오페이지가 도입한 ‘기다리면 무료’ 비즈니스 모델이 소액결제 시스템과 결합했다”며 “수익화가 가능해지면서 하나의 사업영역이 되고 추가적인 투자와 성장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산하 북미 웹 콘텐츠 플랫폼 기업 ‘타파스엔터테인먼트’도 이끌고 있다. 박 대표는 “웹툰의 글로벌 사업은 아직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며 “스트리밍 플랫폼의 수, 대중의 익숙함, 다양한 스토리·콘텐츠 등 웹툰이 글로벌화하기 위한 조건은 이미 갖춰져 있다”고 했다.
24회째를 맞은 ATF는 아시아 지역의 대표적인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시장·컨퍼런스다. 싱가포르정보통신미디어개발청(IMDA·Infocomm Media Development Authority of Singapore)이 주최한 제 10회 싱가포르 미디어 페스티벌(SMF)의 일환으로 열렸다. 아시아의 대표적인 국제 미디어산업 행사인 SMF에는 지난 10년간 60개국에서 27만4000명 이상이 참가했다. 이 기간 최대 30억4000만 싱가포르달러(22억 3000만 달러)의 거래와 파트너십이 창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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