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안전해야 할 생리대가…” 국내외 제품 72%서 세포독성 확인

이새봄 기자(lee.saebom@mk.co.kr) 2023. 12. 12.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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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25종 생리대 세포독성 실험
18개 제품서 새포생존률 낮게 나와
생리대 안전성 문제 또 도마 위에
본 기사와 무관한 사진. [사진 출처=연합뉴스]
생리대 안전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외 생리대 25종을 대상으로 진행된 ‘세포독성 검사’ 시험 결과가 나와 또 다시 안정성이 도마에 올랐다.

12일 박천권 성균관대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를 주축으로 한 연구진은 민간 업체(오드리선)와 합동으로 세포독성 검사를 진행한 결과, 국내외 생리대 25종 중 18종에서 세포독성(72%)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시험 대상은 국내 유통되는 유기농 생리대(6종)과 일반 생리대(10종), 유럽에서 유통되는 생리대(9종)등 총 25종이다. 이 중 국내 유기농 생리대 6개 제품 중에는 2개 제품에서 세포 생존율이 60~75%가 나왔으며, 국내 일반 생리대는 10개 제품 중 무려 9개 제품에서 세포 생존율이 80% 이하로 확인됐다.

특히 일반 생리대 6개 제품은 60% 이하의 세포 생존율을, 3개 제품은 40% 이하의 낮은 세포 생존율을 나타내 일반 생리대가 유기농 생리대에 비해 현저히 낮은 세포 생존율을 보였다. 세포독성 검사는 세포 배양 시험을 통해 무처리 대조군 대비 세포 생존율을 평가하는 시험법으로, 시험 물질에 노출 후 24시간 뒤 세포 생존율을 평가하였을 때 대조군 대비 80% 이하인 경우 세포독성이 있다고 판단한다.

또한 유럽에서 유통되는 생리대는 9개 제품 중 78%에 해당하는 7개 제품에서 세포독성이 확인됐다. 2개 제품에서는 60% 이하의 생존율을, 5개 제품에서는 더 낮은 50% 이하의 생존율을 보였으며, 이 중 1개 제품은 10% 이하의 극도로 낮은 세포 생존율을 보였다. 다만 유럽 생리대는 유기농 생리대와 일반 생리대를 구분하지 않고 시험이 진행됐다.

박 교수는 “생리대의 중요한 구성 요소 중 하나인 흡수층은 생리혈이 흡수되는 곳으로 유기농 생리대는 흡수층을 순면이나 부직포 같은 자연 소재를 사용하지만, 일반 생리대는 대부분 고흡수성 수지(SAP)를 사용한다”며 “SAP는 기저귀나 생리대와 같은 개인 위생 제품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며, 미세 플라스틱의 일종이지만 안전성을 검증받고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럼에도 특별히 예민한 경우에는 SAP를 사용하는 생리대보다 유기농 생리대와 같은 노(NO)-SAP 생리대를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시험은 총 25종의 생리대를 대상으로 생리대 화학성분이 용출된 세포 배양액을 각 세포에 처리한 후 24시간 동안 세포를 배양해 생존율을 측정했다. 실험에는 반응 물질에 의한 세포독성을 평가하는데 주로 사용되는 L929(쥐 섬유아세포), HaCaT(인간 각질형성세포)가 사용됐으며, 각 세포에 대해 생리대에서 추출한 화학물질에 의한 생장과 사멸을 분석했다.

앞서 연구진은 지난 8월 국내 유통 중인 유기농 생리대 6종을 대상으로 1차 ‘세포독성 검사’를 진행해 이 중 2개 제품에서 세포독성이 확인됐다고 보고한 바 있다.

박 교수는 “생리대와 관련된 건강 문제의 명확한 인과관계를 밝히기 위해 노출 및 흡수 연구, 질 점막 자극 테스트 및 복합 노출을 고려한 독성학적 연구 등 다방면의 심층적 분석이 필요하다”며 “이러한 연구를 통해 생리대 사용과 건강 문제 사이의 가능한 연관성을 조사하고, 필요한 경우 안전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기농 생리대 업체 오드리선의 기술 책임자(CTO)이기도 한 박 교수는 한양대와 서울대에서 각각 학사,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서울대 의학연구소에서 선임연구원으로 근무했으며, 2015년부터 미국 하버드 의대 다나파버 암연구소에서 암 및 면역 질환 연구를 수행했다. 이후 2018년 성균관대에 부임해 현대 의학이 직면한 중증 질환의 조기 검진 및 치료를 위한 기술 개발을 현재까지 이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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