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중’ 후보만 출마한 홍콩 선거…투표율 역대 ‘최저’
[앵커]
우리나라의 지방선거격인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역대 최저 투표율이 나왔습니다.
홍콩 선거제도 개편으로 사실상 친중 성향의 후보만 출마할 수 있게 되자 민심이 떠나갔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자세한 내용을 베이징 김민정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총 18개 선거구에서 88명을 뽑는 제7회 홍콩 구의원 선거.
홍콩 정부는 친중 성향의 인사, 이른바 '애국자'를 뽑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유권자들에게 투표를 독려했습니다.
[존 리/홍콩 행정장관 : "선거제도 개편 후의 구 의회는 '애국자에 의한 통치'의 마지막 남은 퍼즐입니다."]
하지만 유권자 433만여 명 가운데 119만여 명이 투표해 투표율이 27.5%에 그쳤습니다.
1997년 홍콩 반환 이후 역대 최저 투표율입니다.
홍콩 민주화 물결이 거셌던 2019년 구의원 선거 때는 투표율이 70%를 넘겼습니다.
홍콩 선거제도 개편으로 유권자들이 직접 뽑는 의석을 전체의 20% 이하로 크게 줄였고, 친중 진영 인사들로 채워진 지역 위원회가 선출하는 의석이 늘어났습니다.
또 출마 자격을 가리는 사전 심사를 거쳐야만 입후보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민주 진영 인사들의 출마가 차단되고 사실상 친중 성향 인사들로 후보가 채워지면서 홍콩 유권자들이 등을 돌렸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케네스 챈/홍콩 침례대학교 정치학자 : "대부분의 사람들은 덜 의미 있고, 덜 영향력 있으며, 일반적으로 덜 민주적인 선거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홍콩 행정장관은 이번 선거가 고품질 선거였다고 자평했고, 중국 당국은 선거가 이른바 '애국자'를 선발하는데 더 유리해야 한다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마오닝/중국 외교부 대변인 : "'애국자에 의한 통치' 하에서 올바른 정치가 이뤄질 수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홍콩에서는 이제 민주주의의 핵심인 선거에서조차 정치적 다양성을 찾아보기 힘들게 됐습니다.
홍콩의 급속한 중국화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KBS 뉴스 김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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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기자 (mjnew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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