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불출마 공식 선언에… 與 “혁신 불씨 되살렸다” 호평

윤재옥 “당과 윤석열 정부 성공 위한 희생”
하태경 “尹정부 성공 위한 길 선택한 것”
성일종 “멋진 결단… 총선 승리의 밀알 될 것”
김병민 “김기현 대표도 비슷한 결단해야”

국민의힘은 12일 친윤(친윤석열) 핵심 장제원 의원의 내년 총선 불출마 공식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지지에 나섰다. 당 차원에서 수용하지 못했던 ‘당 지도부·중진·친윤 총선 불출마·험지 출마’ 혁신안을 받아들일 수 있는 물꼬를 장 의원이 텄다는 평가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왼쪽)과 장제원 의원. 사진은 지난 1월 5일 오후 서울 송파구민회관에서 열린 배현진 송파을 의원의 신년인사회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는 모습. /뉴스1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장 의원의 내년 총선 불출마 결심은) 당과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 희생하는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장 의원과 같은 결단이 확산돼야 한다고 보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3선 중진의 하태경 의원도 장 의원의 불출마 선언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이날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장 의원이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관계이고,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가장 바라는 분으로 대통령을 위한 길을 선택할 것이라고 봤다”면서 “친윤 핵심과 당 지도부의 희생 없이는 총선 승리가 어렵다는 게 인요한 혁신위원회의 결론이었다. 다 죽어가던 혁신의 불씨를 장 의원이 되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성일종(재선·충남 서산시태안군)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역시 장제원 의원”이라며 “장 의원의 비범한 정치적 감각과 과감한 돌파력, 당이 표류하고 있을 때 자기 희생을 통해 당의 길을 연 정치적 리더십(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 의원은 총선 승리의 밀알이 될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당 지도부의 일원인 김병민 최고위원은 장 의원의 결단에 김기현 대표도 화답해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이날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김기현 대표도 이번 주 비슷한 결단을 해야 한다”며 “이번 주가 사실상 마지막 골든타임”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까지 제기됐던 당의 문제를 한 번에 바꿀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때”라고 덧붙였다.

앞서 장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22대 국회의원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 역사의 뒤편에서 국민의힘 총선 승리를 응원하겠다”며 “윤석열 정부의 성공보다 절박한 게 어디 있겠나. 총선 승리가 윤 정부 성공의 최소한의 조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가진 마지막을 내어 놓는다. 버려짐이 아니라 뿌려짐이라고 믿는다. 부족하나마 저를 밟고 총선 승리를 통해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켜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회견을 마친 직후 불출마를 고민한 시기가 언제부터였는지에 질의하자, 장 의원은 “제가 당선인 비서실장이 되는 순간부터 모든 각오를 해야 했던 것”이라며 “운명적이라고 본다”고 답했다. 다만 다른 중진이나 지도부 등의 불출마 등에 대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은 채 자리를 떠났다.

한편 국민의힘은 당초 예정됐던 13일 정책 의원총회도 취소했다. 명목상으로는 안건에 대한 추가 검토와 협의 등을 이유로 내세웠지만, 국민의힘 전체가 ‘지도부·중진 후속 불출마 선언’을 놓고 숙고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도 이날 공식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장고에 들어간 상태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대표의 일정 취소를) 전해들었다. 시간을 갖고 싶은 것이지 않겠나”라면서도 “어젯밤 예측하지 못한 큰 물결이 생겼다. 앞으로 각각의 분들이 어떻게 갈지는 예측 불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