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호흡장애입니다” 병원 안 가고도 예측하는 방법

간단한 질문에 응답하면 수면 질환 여부를 예측할 수 있는 AI가 공개됐다. /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 이연주

간단한 9개 질문에만 답하면 병원 방문 없이 수면 질환을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AI)서비스가 나왔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수리 및 계산 과학 연구단 의생명 수학 그룹 김재경 CI(KAIST 수리과학과 교수) 연구팀은 삼성서울병원 주은연‧최수정 교수팀, 이화여대 서울병원 김지현 교수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개발한 세 가지 수면 질환을 예측할 수 있는 알고리즘 ‘슬립스(SLEEPS)’를 12일 공개했다.

우리나라 성인의 60% 가량은 수면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지만 이 중 전문 의료진을 찾는 경우는 6%에 불과하다. 병원 진료를 꺼리는 이유는 비싼 진료비 외에도 수면 질환 진단을 위해 병원에서 시행하는 수면다원검사가 번거롭기 때문이다. 수면다원검사를 받으려면 각종 장비를 몸에 부착한 채 병원에서 하룻밤을 보내야 한다. 이마저도 시행할 수 있는 기관이 적어 실제로 검사를 받으려면 수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연구진은 5000여명의 수면다원검사 결과를 AI에 학습시켜 수면 질환 위험도를 예측하는 알고리즘 ‘슬립스’를 개발했다. 사용자는 슬립스에 나이, 성별, 키, 체중, 최근 2주간의 수면 시 어려움, 수면 유지 어려움, 기상 시 어려움, 수면 패턴에 대한 만족도, 수면이 일상 기능에 미치는 영향 등 간단한 9개의 질문에 답하기만 하면 된다. AI가 알고리즘을 통해 만성불면증, 수면호흡장애, 수면호흡장애를 동반한 불면증의 위험도를 90%의 정확도로 예측한다.

연구진에 따르면 앞서 하버드대 연구팀도 AI 기반 수면 질환 검사 알고리즘을 개발했지만 목둘레, 혈압 등 쉽게 답하기 어려운 문항이 포함되어 있어 사용이 까다로웠다. 또 하버드대 시스템의 예측 정확도는 70% 수준에 그쳤다.

김재경 IBS CI는 “이번 연구는 수학으로 우리가 직면한 건강 문제를 해결해보고자 하는 시도에서 시작됐다”며 “수면 질환 진단의 복잡한 과정을 줄인 만큼, 많은 사람이 슬립스를 통해 자신의 수면 건강을 알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슬립스는 사이트(www.sleep-math.com)를 통해 누구나 무료로 활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