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에 영감 준 ‘듄’… 진짜 얘기는 이제 시작 [엄형준의 씬세계]

엄형준 2023. 12. 12. 10:2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듄 파트2’ 드니 빌뇌브 감독 내한…액션 많은 ‘남성적’ 전개 예고
“대부분 아이맥스 촬영, 몰입감 높여…영웅에 대한 경고 메시지”
프랭크 허버트 원작 6권 중 1권 마무리… 파트3 제작 이뤄질 듯

“영화의 방대한 스케일과 배우와 (관객의) 친밀함의 균형점을 찾으려 노력했어요.”

할리우드의 ‘천재’, ‘신성’으로 여겨지는 드니 빌뇌브 감독은 지난 8일 서울 용산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방한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2월 개봉 예정인 ‘듄 파트2’의 연출 방향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듄’은 프랭크 허버트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한창이던 2021년 9월 북미를 시작으로 전 세계에서 개봉해 지금까지 4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장르는 ‘스타워즈’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같은 ‘스페이스 오페라’(가상의 우주 전쟁과 모험, 영웅담)다. 제작비가 1억6500만달러나 들어간 대작이라곤 하지만, 지구촌이 움츠렸던 당시 상황을 생각하면 큰 성공이다. 한국에선 10월에 개봉, ‘사회적 거리두기’ 속에 160만 관객을 모으며, 빌뇌브 감독의 이름을 대중에게 알렸다.

더군다나 2021년 개봉한 ‘듄’(파트1)은 소설로 따지면 기승전결 중 기승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이제 막 갈등이 고조되는 시점에서 크레딧이 올라가는데, 그런데도 수많은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들였다는 점에서 세간의 주목을 받을 만했다.

한국엔 뒤늦게 알려졌지만 원작 ‘듄’이 영어권에서 워낙 유명한 SF소설인 데다가, 드뇌브 감독의 긴장감을 잃지 않는 연출이 더해졌고, 여기에 주인공인 폴 아트레이더스 역을 맡은 티모시 샬라메가 시선을 사로잡은 덕이다.

“파트1 같은 경우 ‘아이맥스’(대형 스크린 포맷)용으로 35∼40% 정도가 촬영됐어요. 사막 장면이 주로 아이맥스죠. 파트2는 대부분이 사막 장면이라 대부분 아이맥스로 촬영됐죠. 그래서 전작보다 훨씬 몰입도가 높아질 거라 생각해요. 아이맥스의 장점이 스크린이 커 거대한 자연의 풍광을 진짜처럼 경험할 수 있고, 배우들과의 상호작용도 가능해진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2편에선 몰입감이 더욱 커졌다는 설명이다. 중간에 멈췄던 영화는 이번 파트2에서 클라이맥스를 넘어 끝을 향해 나아간다.감독은 영화의 흐름에 대해 “파트1이 사색적이고 소년 같은 이미지라면, 파트2는 좀 더 남성적”이라고 말했다. 더 극렬한 대립과 전쟁, 지도자로서 폴의 성장과 영혼의 단짝인 챠니 카인즈(젠데이아)와의 사랑이 그려질 예정이다.
‘듄 파트2’ 티저 포스터
드뇌브 감독은 듄 시리즈에서 원작이 주는 메시지를 놓치지 않으려 특히 노력했다고 한다.

“폴 아트레이더스는 대중에게 영웅으로 받아들여지는데, 제가 알기론 (원작자인) 프랑크 허버트는 카리스마 넘치는 영웅에 대한 경고, 종교와 정치를 혼합하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는 경고하고 싶어 (후속편인) ‘듄의 메시아’를 썼어요. 각색할 때 그런 지식, 허버트가 가지고 있었던 핵심 이념을 살리려고 했어요. 듄은 경고의 메시지를 가지고 있는 것이죠. 카리스마를 가진 영웅, 지도자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거예요.”

원작과 가장 다른 점으론 차냐의 역할을 들었다. 드뇌브 감독은 폴이 어려운 결정을 내릴 때 방향타의 역할을 하는 적극적인 여성으로 그녀를 그려냈다.

파트2는 소설로 따지면 듄 시리즈의 첫권 책장 마지막까지의 이야기다. 드뇌브 감독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파트3이 만들어지고, 소설의 두번째 권인 ‘듄의 메시아’까지의 이야기가 담길 것임을 시사했다. 프랭크 허버트의 듄 시리즈는 국내에서 6권 분량으로 출간됐다.

“영화를 만들 땐 제 100%를 쏟아부어요. 파트1을 만들고 파트2를 바로 전혀 휴식 없이 시작했어요. 눈코 뜰 새 없는 스케줄이었고, 기술적으로나 다른 방면으로 쉽지 않은 작업이었고요. 제 커리어상 가장 어려웠던 영화에요. 듄의 메시아, 파트3의 생각은 있지만 시나리오 작업에 시간이 걸릴 것이고, 언제 촬영을 시작할지는 모르겠어요. 그 전에 정신 건강을 위해 다른 영화를 만들 수도 있고요. 그래도 궁극적인 꿈이 있다면 파트3까지 완성하는 겁니다.”
‘듄 파트2’를 연출한 드니 빌뇌브 감독
유명 할리우드 감독이 영화 개봉까지 2개월 정도를 남기고 일찍 방한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에 대해 감독은 “‘듄친자’(듄에 미친 자들)에 대해 저도 들어봤다”면서 “파트1은 처음 개봉할 때 팬데믹이었고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지금은 오히려 반대라 빨리 여러분과 듄의 세계를 공유하고 싶었다”고 답했다.

또 “혼자 고립돼 상상의 날개를 필치는 ‘풍선 안에 고립된 존재’”라며 “기자·관객들과 공유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게 굉장히 기쁘다”고 이번 방문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개봉 전부터 일고 있는 흥행 기대감에 대한 경계와 겸손함도 보였다.

“영화 제작자로 제가 아주 오래전부터 생각한 건데, 그 어떤 것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선 안 된다는 겁니다. 그래서 한국에 영화를 홍보하기 위해서 온 거예요. 모든 걸 당연시하지 않습니다. 저 그렇게 거만하지 않습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번 영화에 대한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파트1에 비해 파트2가 더 만족스러워요. 영화를 사랑하시는 분들께 빨리 보여드리고 싶어요. 저와 스태프의 영혼을 담아 만들었습니다.”

엄형준 선임기자 ting@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