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주 대우건설 회장, ‘글로벌 디벨로퍼’ 행보 빛났다 [한양경제]

권태욱 기자 2023. 12. 12.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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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주표 세일즈 외교’ 해외수주 효과 이어져
3분기 신규 해외 수주액, 연간 목표 133% 달성
증권가 “4분기부터 내년까지 수주전망 밝아”

이 기사는 종합경제매체 한양경제 기사입니다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 대우건설 제공

‘해외 영업사원 1호’라 불리는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의 광폭 행보가 실적으로도 빛을 보고 있다.

중흥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한 후 정원주 회장은 지난해부터 나이지리아, 베트남, 필리핀,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의 정상급 지도자들을 잇달아 예방하며 글로벌 수주 확대에 집중했다. 지역을 가리지 않고 현지 고위 관계자와 만나 해외 수주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대우건설은 올해 3분기까지 2조4061억원의 해외건설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해외수주 목표액(1조8000억원)의 133.7%를 초과 달성한 실적이다. 3분기 말 기준 수주 잔고는 45조 5455억원으로 연간 매출액 대비 4년 4개월 치의 일감을 확보했다.

지금 수주를 추진 중인 투르크메니스탄 비료플랜트 공사의 연내 수주가 확정되면 역대급 해외수주 실적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은 내년에 이라크 항만 추가 공사, 리비아 인프라, 중앙아시아 투르크메니스탄 암모니아 플랜트 등 조 단위 이상의 대형 공사 수주가 가시화 되고 있다.

이같은 성과에는 정원주 회장의 세일즈 외교 전략이 한몫했다는 평가다.

정 회장은 지난달 나이지리아를 시작으로 한 달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주요 지역을 돌았다.

정원주(왼쪽) 대우건설 회장이 캄보디아 세이 삼 알 부총리 겸 토지관리 도시건설부 장관과 면담하고 있다. 대우건설 제공

지난 6일에는 캄보디아 프놈펜에 있는 부총리 및 토지관리 도시건설부 청사에서 세이 삼 알 부총리를 예방하고 대우건설의 현지 진출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다.

정 회장은 “대우건설이 하노이 신도시 등에서 거둔 신도시 개발 노하우와 한국형 주거 모델의 장점을 도입해 캄보디아 국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데 앞장서고 싶다"며 “대규모 인프라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세이 삼 알 부총리 겸 토지관리 도시건설부 장관은 “캄보디아 부동산 경기가 회복 중인 현시점이 투자 개발 진출의 적기”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 부양정책에 발맞춰 대우건설과 같은 선진 기업이 시장을 선도해 주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지난달에는 싱가포르를 찾아 해외 부동산 개발 사업 확장을 모색했다. 지난달 27일에는 림 루이스 케펠랜드 최고경영자(CEO)를, 이튿날인 28일에는 리 치쿤 캐피탈랜드 CEO를 잇달아 만났다.

케펠랜드와 캐피탈랜드는 아시아 최대의 부동산 전문 개발사로, 세계 최대 국부펀드 중 하나인 테마섹 홀딩스 산하 국영기업이다.

정 회장은 이들 CEO와 싱가포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과 캐나다, 미국 등 북미지역, 아울러 나이지리아를 포함한 아프리카 지역에서의 부동산 개발에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달 29일 수교 50주년을 맞은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정 회장은 현지 10대 부동산 디벨로퍼인 찌뿌트라사의 부디아사 사스트라위나타 CEO와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에서 역시 부동산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시나라마스사의 묵따르 위자야 CEO를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인도네시아 현지에서의 개발사업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들 기업인들과의 만남에서 정 회장은 대우건설이 하노이 신도시 개발사업 등에서 보여준 뛰어난 성과와 침매터널, LNG플랜트 분야 등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을 설명했다. 이어 향후 인도네시아에서 진행될 스마트 시티, 신재생에너지 등 다양한 인프라 사업에서도 뛰어난 경험을 가지고 있음을 전달하며 인도네시아 건설사업 참여 의사를 전달했다.

앞서 지난달 14∼20일에는 나이지리아를 찾아 석유부 장관, 연방수도지역부(FCT) 장관, 나이지리아 재계 4위인 에어(Heirs) 그룹의 안토니 엘루멜루 회장 등과 현지 사업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4분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수주 전망을 밝게 전망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대우건설 목표주가를 5800원, 투자의견을 매수(BUY)로 각각 유지했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초 나이지리아, 리비아 등 해외수주에 이어 올해 4분기에 리비아 사회간접자본(SOC), 이라크 알포 등의 수주가 기대된다”며 “올해 사업자 선정이 예상되는 신한울3·4호기 주설비 공사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24년 상반기 체코 원전사업 우선협상대상자 발표가 기대되는 등 내년에도 기대할 수 있는 수주파이프라인이 있다”고 덧붙였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분양 물량의 감소 추세에도 불구하고 현지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해외수주 확대와 해외 개발사업은 동사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을 유효하게 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정 회장의 이번 출장은 세계적인 기업들의 지역 거점과 본사가 있는 싱가포르를 방문해 수주와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부동산 개발과 신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향후 글로벌 건설 디벨로퍼로 우뚝 서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태욱 기자 lucas45k@hanyang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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