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핵관’ 장제원, 총선 불출마 선언···“역사의 뒤편에서 응원하겠다”
당 지도부·친윤계 의원들 행보에 영향 주목
이준석 “정치 안 해야 될 사람이 안 한다는 것”
친윤석열계 핵심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22대 국회의원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불출마·험지 출마를 압박하던 당 혁신위원회가 해산한 지 하루 만이다. 장 의원은 혁신위의 희생 요구에 강하게 반발해 왔다. 탈압박 상황에서의 선언으로 자진 불출마 모양새를 갖추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장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의 성공보다 중요한 것이 어디 있겠나. 총선 승리가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라며 “그래서 제가 마지막 가진 것을 내려 놓는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언제부터 불출마를 고민했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당선인 비서실장 되는 순간부터 모든 각오는 해야 되는 것 아닌가. 운명적인 것이라고 본다”고 답했다. 장 의원은 “역사의 뒤편에서 국민의힘의 총선 승리를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장 의원의 불출마 선언을 두고 당 안팎에선 의외라는 반응과 예견된 행보라는 분석이 동시에 나온다. 앞서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지난달 3일 친윤·중진·지도부의 불출마·험지 출마를 권고했으나 장 의원은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던 탓이다. 장 의원은 인 위원장의 권고 일주일 뒤인 지난달 11일 자신의 외곽조직인 여원산악회 창립 15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해 “저보고 서울에 가란다. 저는 제 알량한 정치 인생을 연장하면서 서울로 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장 의원이 불출마 의사를 표현한 타이밍에 주목하고 있다. 장 의원은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제 잠시 멈추려 한다”는 글을 남겨 총선 불출마를 암시한 것으로 해석됐다. 같은 날 인요한 혁신위가 조기해산을 선언한 이후 시점이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불출마는) 어느 정도 예상했다”면서 “(장 의원은) 자기 결단이 부각되는 모습으로 하고 싶어서, 혁신위가 밀어붙일 때는 오히려 강하게 반발하는 모습을 보였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YTN 라디오에서 “(장 의원이) (혁신위가 요구할 때는) 등 떠밀리듯 혁신과 쇄신의 대상이 되어버린 것에 동의하기 어려웠던 것 같다”고 했다. 다만 김 최고위원은 “혁신위가 끝나는 날 시기가 맞은 걸 수도 있지만 정기국회가 끝나고 나서 총선 시계로 넘어가게 되는 때라고도 볼 수 있다. 또 오늘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면서 총선 120일 전, 본격적인 선거가 시작될 때이기 때문에 만약 불출마를 고민했다면 가장 적절한 시기를 택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시기에 대해선 해석 가능성을 열어뒀다. 장 의원은 지난 6일 부산을 찾은 윤석열 대통령 및 당 지도부와 서구 돼지국밥집에서 오찬을 함께했는데, 전후로 유무언의 메시지를 전달받지 않았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장 의원은 차기 부산시장 선거에 나서거나 대통령비서실 내지 내각에 합류할 것으로 전망된다.
장 의원은 2021년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 검찰총장을 그만두고 차기 대선 후보로 거론되던 시절부터 밀접한 관계를 맺어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가운데서도 핵심으로 꼽혀 왔다. 윤 대통령 입당 직후 윤석열 대선 캠프 총괄실장을 맡았고, 지난해 3월 대선 이후에는 윤석열 당선인 비서실장을 맡았다.
장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공식화함에 따라 함께 불출마·험지 출마 압박을 받아온 당 지도부·중진·친윤계 의원들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사퇴 요구에 직면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거취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정치를 안 해야 될 사람이 정치를 안 하겠다는데, 그게 뭐 대단한 것이냐”며 장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 별 의미부여를 하지 않았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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