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 미 지도부와 회동에 명운 걸었다"
"희희낙낙하는 적을 보면서 무기 기다리는 신세" 강조
바이든 대통령 만나고 미 상원 연설, 하원 의장 면담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미국을 방문하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명운을 좌우할 미 지도자들과 일련의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및 미 의회지도자들과 회담에서 미 남부 장벽 설치 예산 문제를 둘러싼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립에 막혀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 승인을 요청할 예정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의 무기 지원 지속 여부에 우크라이나의 생존이 걸린 상황에서 전쟁 발발 이후 세 번째로 미국을 방문한다. 의회가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을 승인하지 않으면 우크라이나의 군사력은 빠르게 약해질 수밖에 없다.
존 커비 미 국가안전보장회의 대변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인프라스트럭처에 대한 미사일 및 드론 공격이 강화되고 있다면서 “적기에 방문한 젤렌스키 대통령과 (지원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커비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이 수십억 달러의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요청을 고수할 것임을 분명히 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젤렌스키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의 초청으로 미국을 방문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여름 시작한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전이 막대한 무기 및 병력 손실에도 불구하고 큰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의 20% 가량을 점령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내부에서 정적들이 젤렌스키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기 시작했으며 그에 대한 지지 여론도 줄어들고 있다.
유럽 각국에서도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유럽연합(EU)의 500억 유로 우크라이나 경제 지원에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전쟁 발발 뒤 정권이 교체된 일부 회원국들에서도 우크라이나 지원 의지가 약해지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동맹국들의 지원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주말 오르반 헝가리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옌 EU 집행위원장 등 유럽 지도자들과 회담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0일 텔레그램에 올린 글에서 “500억 유로 배정과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협상 시작과 관련해 긍정적 결정이 이뤄질 것을 기대한다. 유럽은 스스로의 가치를 단호하게 지켜야 한다”고 썼다.
서방국 우크라이나 지원 의지 약화 속 국내 지지도 줄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는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미국 방문이 무엇보다 비중이 크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의 절반가량을 차지해온 미국이 지원을 중단할 경우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는 이미 미국 탄약을 사용하는 미국 무기를 다수 사용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1일 워싱턴국방대학교 학생들과 대화에서 의회의 예산 승인 지연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돕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쟁을 치러본 여러분이라면 탄약 지원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몇 주, 몇 달을 기다리는 일이 얼마나 피를 말리는 일인지 잘 알 것이다. 지휘 경험이 있는 여러분이라면 진격하기는커녕 희희낙락하는 적을 보면서 무기와 장비를 기다리는 처지가 어떤 지를 잘 알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의 지원 속도가 줄어들면서 우크라이나군은 벌써부터 탄약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스코틀랜드 세인드 루이스대학교 전략 담당 필립스 오브라이언 교수는 미국의 지원 지속 여부가 내년 전황을 좌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전쟁 초기 러시아군이 진격하도록 방치했다가 반격했던 것처럼 정면대결을 피하는 전략이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지원 지속 여부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정치적 운명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한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강력한 지지가 부분적으로 서방 지원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덕분이기 때문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지난 5월 91%에 달하던 신뢰도가 지난 10월 76%로 줄어드는 등 정치적 단합에 일부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1일 저녁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전보좌관과 만날 예정이다. 12일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한 뒤 척 슈머 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 및 미치 매코넬 공화당 원내대표의 초청으로 상원 전체 회의에서 연설하며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도 만난다. 존슨 의장은 지난 가을 우크라이나 지원에 반대 표결했으나 의장이 된 뒤로 지지하는 입장으로 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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