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적응 마친 양홍석의 고민, 머리 스타일
창원 LG는 11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와 원정 경기에서 88-80으로 승리하며 6연승을 달렸다. 최근 기세만 따지면 1위 원주 DB보다 더 매서운 LG는 15승 5패를 기록해 단독 2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쉽지 않은 승부를 펼쳤다. 1쿼터 중반까지 20-8로 앞섰던 LG는 이후 흔들리며 추격을 허용했다. 근소한 우위 속에 경기를 풀어나가던 LG는 4쿼터 중반 73-74로 역전까지 당했다. 이 때 양홍석이 해결사로 나섰다. 양홍석은 경기 종료 3분 14초를 남기고 역전 3점슛, 49.1초를 남기고 81-79로 앞설 때 달아나는 3점슛을 터트렸다.
이날 3점슛 3개 포함 19점 9리바운드 3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한 양홍석은 “힘든 경기를 했다. 우리가 퐁당퐁당 연전의 마지막 경기에서 기필코 꼭 이기자고 했는데, 처음에는 선수들 모두 안일하게 플레이를 했지만, 마무리를 잘 해서 승리를 했다. 고칠 부분은 많았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이어 “내가 수비에서 상대 4번(파워포워드)에게 많이 (득점을) 줬다. 2점도 많이 주고, 우리 선수들이 날 도와주다가 3점슛을 맞아서 경기를 뛰는 내내 팀에게 미안했다”며 “마지막에는 파울 트러블에 걸려서 수비를 제대로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그래도 잘 된 점은 클러치 상황에서 자신감을 얻었다”고 잘 된 점과 보완할 점을 덧붙였다.
양홍석은 “감독님께서 그렇게 평가하시는지 나도 몰랐다.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신다”며 “솔직히 말씀드리면 오늘(11일) 많이 힘들었다. 퐁당퐁당 일정에서 마지막 경기라서 많이 지친 상태에서 수비를 하려니까 에너지가 나오지 않았다. 그 부분에서는 팀에게 마이너스이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7일간 4경기를 치른 LG는 16일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경기까지 여유가 있어 이틀 휴식을 갖는다.
양홍석은 “우선 푹 쉬고 싶다(웃음). 집 청소 한 번 깔끔하게 하고, 운동은 첫 날 쉬고 둘째 날 가볍게 할 생각이다”며 “쉰다고 해서 시즌이 끝난 게 아니라서 잘 준비하겠다”고 했다.
양홍석은 “지금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다(웃음). 머리가 짧아서 농구가 잘 되는 건 우연이라고 생각하지만, 보는 사람마다 머리가 긴 게 더 낫다고 말해준다”며 “그래서 고민인데 농구를 위해서라면 우연이겠지만, (짧은 머리를) 유지하겠다”고 했다.
2위 LG는 1위 DB, 3위 수원 KT와 각각 2경기 차이다.
양홍석은 상위권 싸움에서 좋은 기세를 유지하기 위해 더 좋아져야 하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이 나오자 “지금 농구를 너무 잘 하고 있다. 더 좋아져야 하는 건, 감독님 생각과 다를 수 있지만, 욕심이라고 생각한다”며 “지금도 워낙 잘 하고 있고, 2라운드에서는 상위권 팀을 잡았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보다 잘 하는 건 욕심이고, 지금처럼 안 다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다져 나가면서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했다.
LG는 허리가 좋지 않았던 단테 커닝햄 대신 새 외국선수 후안 테요 팔라시오스를 영입했다. 팔라시오스는 관중석에서 LG와 현대모비스의 경기를 지켜봤다.
양홍석은 “(새 외국선수의 경기) 영상은 못 봤다. 경기가 계속 있어서 상대팀 경기 영상을 보기 바빴다(웃음). 아까 반갑게 인사했다. 경기 끝나고 인사하니까 빅샷 멋지다고 해줬다. 나도 기대가 된다”며 기대감을 드러낸 뒤 “커닝햄과 많이 있지 않았지만, 짧은 순간 커닝햄의 열정이나 리더십, 과묵한 성격을 봤다. 존경한다. 다시 만나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다”고 커닝햄까지 챙겼다.
양홍석은 “계속 누누이 말씀 드렸다시피 고참 형들이 말을 많이 해준다. 임동섭 형, 정희재 형, 이재도 형, 이관희 형 이 4명의 형들이 특히 중심을 잡아준다. 내가 안정적인 농구를 할 수 있게 도와준다”며 “오늘도 파울트러블에 걸렸는데도 감독님께서 4쿼터 때 내보내주셨다. 그런 믿음에 보답하려고 하니까 자신감이 생긴다. 감독님께서 믿어주시는 느낌을 받고 있어서 자신있는 플레이가 나온다”고 했다.
이어 “3연패 후 다같이 말도 많이 하고, 그랬던 부분이 있다. 그 때 형들이 말을 많이 해주고 코치님과 영상도 많이 봤다. 우리가 잘 하는 건 나 혼자 잘 하기 때문이 아니다”며 “아셈 마레이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우리 고참 형들이 양보를 많이 해줘서 이런 성적으로 나온다”고 아셈 마레이와 고참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사진_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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