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적응 마친 양홍석의 고민, 머리 스타일

울산/이재범 2023. 12. 12.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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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울산/이재범 기자] “지금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다(웃음). 농구를 위해서라면 우연이겠지만, (짧은 머리를) 유지하겠다.”

창원 LG는 11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와 원정 경기에서 88-80으로 승리하며 6연승을 달렸다. 최근 기세만 따지면 1위 원주 DB보다 더 매서운 LG는 15승 5패를 기록해 단독 2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쉽지 않은 승부를 펼쳤다. 1쿼터 중반까지 20-8로 앞섰던 LG는 이후 흔들리며 추격을 허용했다. 근소한 우위 속에 경기를 풀어나가던 LG는 4쿼터 중반 73-74로 역전까지 당했다. 이 때 양홍석이 해결사로 나섰다. 양홍석은 경기 종료 3분 14초를 남기고 역전 3점슛, 49.1초를 남기고 81-79로 앞설 때 달아나는 3점슛을 터트렸다.

이날 3점슛 3개 포함 19점 9리바운드 3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한 양홍석은 “힘든 경기를 했다. 우리가 퐁당퐁당 연전의 마지막 경기에서 기필코 꼭 이기자고 했는데, 처음에는 선수들 모두 안일하게 플레이를 했지만, 마무리를 잘 해서 승리를 했다. 고칠 부분은 많았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이어 “내가 수비에서 상대 4번(파워포워드)에게 많이 (득점을) 줬다. 2점도 많이 주고, 우리 선수들이 날 도와주다가 3점슛을 맞아서 경기를 뛰는 내내 팀에게 미안했다”며 “마지막에는 파울 트러블에 걸려서 수비를 제대로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그래도 잘 된 점은 클러치 상황에서 자신감을 얻었다”고 잘 된 점과 보완할 점을 덧붙였다.

조상현 LG 감독은 “잘 해주는 게 아니라 할 수 있는 선수다. 더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고 양홍석의 수비를 평가했다.

양홍석은 “감독님께서 그렇게 평가하시는지 나도 몰랐다.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신다”며 “솔직히 말씀드리면 오늘(11일) 많이 힘들었다. 퐁당퐁당 일정에서 마지막 경기라서 많이 지친 상태에서 수비를 하려니까 에너지가 나오지 않았다. 그 부분에서는 팀에게 마이너스이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7일간 4경기를 치른 LG는 16일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경기까지 여유가 있어 이틀 휴식을 갖는다.

양홍석은 “우선 푹 쉬고 싶다(웃음). 집 청소 한 번 깔끔하게 하고, 운동은 첫 날 쉬고 둘째 날 가볍게 할 생각이다”며 “쉰다고 해서 시즌이 끝난 게 아니라서 잘 준비하겠다”고 했다.

양홍석이 머리 스타일을 짧게 바꾼 뒤 더 좋은 경기 내용을 보여준다.

양홍석은 “지금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다(웃음). 머리가 짧아서 농구가 잘 되는 건 우연이라고 생각하지만, 보는 사람마다 머리가 긴 게 더 낫다고 말해준다”며 “그래서 고민인데 농구를 위해서라면 우연이겠지만, (짧은 머리를) 유지하겠다”고 했다.

2위 LG는 1위 DB, 3위 수원 KT와 각각 2경기 차이다.

양홍석은 상위권 싸움에서 좋은 기세를 유지하기 위해 더 좋아져야 하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이 나오자 “지금 농구를 너무 잘 하고 있다. 더 좋아져야 하는 건, 감독님 생각과 다를 수 있지만, 욕심이라고 생각한다”며 “지금도 워낙 잘 하고 있고, 2라운드에서는 상위권 팀을 잡았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보다 잘 하는 건 욕심이고, 지금처럼 안 다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다져 나가면서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했다.

LG는 허리가 좋지 않았던 단테 커닝햄 대신 새 외국선수 후안 테요 팔라시오스를 영입했다. 팔라시오스는 관중석에서 LG와 현대모비스의 경기를 지켜봤다.

양홍석은 “(새 외국선수의 경기) 영상은 못 봤다. 경기가 계속 있어서 상대팀 경기 영상을 보기 바빴다(웃음). 아까 반갑게 인사했다. 경기 끝나고 인사하니까 빅샷 멋지다고 해줬다. 나도 기대가 된다”며 기대감을 드러낸 뒤 “커닝햄과 많이 있지 않았지만, 짧은 순간 커닝햄의 열정이나 리더십, 과묵한 성격을 봤다. 존경한다. 다시 만나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다”고 커닝햄까지 챙겼다.

양홍석은 시즌 초반에는 LG라는 팀 속에 융화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되는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LG는 양홍석이 두 자리 득점을 올린 경기에서 13승 1패, 한 자리 득점에 그친 경기에서는 2승 4패를 기록했다.

양홍석은 “계속 누누이 말씀 드렸다시피 고참 형들이 말을 많이 해준다. 임동섭 형, 정희재 형, 이재도 형, 이관희 형 이 4명의 형들이 특히 중심을 잡아준다. 내가 안정적인 농구를 할 수 있게 도와준다”며 “오늘도 파울트러블에 걸렸는데도 감독님께서 4쿼터 때 내보내주셨다. 그런 믿음에 보답하려고 하니까 자신감이 생긴다. 감독님께서 믿어주시는 느낌을 받고 있어서 자신있는 플레이가 나온다”고 했다.

이어 “3연패 후 다같이 말도 많이 하고, 그랬던 부분이 있다. 그 때 형들이 말을 많이 해주고 코치님과 영상도 많이 봤다. 우리가 잘 하는 건 나 혼자 잘 하기 때문이 아니다”며 “아셈 마레이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우리 고참 형들이 양보를 많이 해줘서 이런 성적으로 나온다”고 아셈 마레이와 고참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사진_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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