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방정’에 욕먹던 로버츠 감독, 오타니 입단 성공으로 ‘기사회생’

백종인 2023. 12. 12.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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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시간으로 금요일인 지난 8일 오후(한국시간 9일)였다.

심지어 존 헤이먼은 "그 발언 때문에 다저스가 손해를 보지 않아서 기쁘게 생각한다. 로버츠는 인격자"라는 인물평까지 내놓는다.

또 다른 매체는 오타니가 다저스를 택한 이유 중 하나로 로버츠 감독을 꼽았다.

로버츠는 이제 다저스에서 9번째 시즌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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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브 로버츠 감독(왼쪽)과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백종인 객원기자] LA시간으로 금요일인 지난 8일 오후(한국시간 9일)였다. 다저스 구단에 비상이 걸렸다. 고위 관계자들의 긴급 미팅이 소집됐다. 오타니 쇼헤이가 토론토행으로 가닥을 잡은 것 같다는 소문이 급속히 퍼지던 시점이다.

꽤 이름이 알려진 기자가 SNS에 캐나다 국기를 올렸다. 어느 극성팬은 항공기 추적시스템을 통해 그럴듯한 비행 스케줄을 공유했다. 다음 날 아침 샌타애나의 존 웨인 공항에서 전세기 한 대가 토론토 피어슨 공항으로 이륙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마침 오타니의 행선지가 조만간 결정될 것이라는 얘기가 돌 무렵이다. 여기에 몇 가지 팩트가 겹치며, 제법 그럴듯한 사실처럼 들리게 됐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당시 다저스 긴급 미팅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의 얘기를 이렇게 전했다. “우리는 (토론토행) 소문의 진위 파악을 하려고 했지만, 솔직히 상황 판단이 잘되지 않았다.”

즉, 당사자가 SNS를 통해 결심을 밝히기 하루 전까지도 다저스는 확신이 없었다는 말이다. 가장 유력한 후보지였지만 막판까지 안심할 수 없었던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그중 하나가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철없는(?) 솔직함, 속되게 말하면 ‘입방정’이었을 것이다.

mlb.com 캡처

지난주 윈터 미팅(W/M) 중 기자회견 자리였다. 극비 사항을 자랑하듯 얘기한다. “얼마전 오타니를 만났다. 다저 스타디움에서 3시간이나 얘기했다. 모두 알지 않느냐. 우리 팀 영입의 최우선 순위는 그 친구라는 걸.”

심심하던 차에 잘 됐다. 이 말은 단번에 W/M 최고의 화제로 떠올랐다. 그전까지는 아무도 내색하지 못했던 말이다. 1시간 뒤 다저스 GM(단장)이 나서 진땀을 흘렸다. 브랜든 고메스의 말이다. “데이브가 그런 말을 해서 깜짝 놀랐다. 나는 노 코멘트하겠다.”

이미 소문은 파다했다. 오타니 측이 강력한 보안을 요구한다는 얘기다. 교섭 내용은 물론이고, 만남 자체를 언급하면 안된다는 소리였다. 그걸 어기면? 당연히 불이익을 감수해야 할 문제다. 때문에 로버츠의 입이 막판 변수로 떠올랐다. 각종 매체와 다저스 팬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자칫 일이 틀어졌으면, 역적이 될 뻔한 사건이다.

하지만 다저스의 해피 엔딩으로 마무리됐다. 그러면서 로버츠의 이미지도 역전됐다. ‘거짓말하지 않는’, ‘용기와 소신이 있는’ 같은 수식어가 붙는다. 심지어 존 헤이먼은 “그 발언 때문에 다저스가 손해를 보지 않아서 기쁘게 생각한다. 로버츠는 인격자”라는 인물평까지 내놓는다.

일본 쪽 반응은 두말할 것도 없다. 한 매체는 이렇게 전했다. “로버츠 감독은 오키나와 나하 태생이다. 미군 기지에서 근무하던 아프리카계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자랐다. 거짓말을 싫어하는 일본인 특유의 도덕성이 DNA에 있다.”

또 다른 매체는 오타니가 다저스를 택한 이유 중 하나로 로버츠 감독을 꼽았다. 아무래도 일본계 혈통을 가진 인물이어서,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처음 부임할 때(2015년 말) 취임사에서 “기본에 충실한 일본과 같은 야구를 목표로 한다”고 밝힌 바 있음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로버츠는 이제 다저스에서 9번째 시즌을 맞는다. 오타니의 가세로 한층 강력한 전력을 갖게 됐다. 손자병법은 장수를 3가지로 분류한다. 지장(智將), 용장(勇將), 덕장(德將)이다. 그러나 이들도 절대 이길 수 없는 최고의 존재가 있다. 선수복(福)을 타고난 운장(運將)이다. 아마 로버츠도 평소에 쓰레기를 많이 줍는 것 같다.

/ goorad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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