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억 달러 사나이’ 오타니, 10년 간 2000만 달러만 받는다···충격적인 수준의 지급 유예, 그의 우승 의지는 진심
오타니 쇼헤이(29)가 LA 다저스와 맺은 10년 7억 달러(약 9240억원) 계약의 ‘대부분’을 10년 뒤에 받는다.
미국 ‘디 애슬레틱’은 12일 “오타니는 매년 연봉 7000만달러 중 6800만달러를 계약 기간 종료 후에 받는다. 계약 종료 이후인 2034년부터 2043년까지 무이자로 나눠 받는다”고 전했다. 사상 최고인 7억 달러의 총액 계약을 했지만 계약 기간인 10년 안에 받는 실수령액은 2000만 달러(약 263억 4000만원)라는 것이다.
2018년 LA 에인절스에 입단해 빅리그 데뷔한 오타니는 6년 계약기간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가 돼 수많은 구단의 영입 제의를 받았으나 지난 10일 LA 다저스로 이적하기로 했다. 7년 10억 달러라는 전세계 스포츠사상 최대 규모의 계약을 발표하며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계약 발표 직후, 그 중 상당액을 계약 기간 이후에 받는 지급 유예 방식을 택했으며 그 규모에 대해 ‘유례 없는 수준’이라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구체적인 계약 내용은 구단과 선수 모두 아직 밝히지 않은 상태다. 이에 비상한 관심을 끌었던 지급 유예 되는 금액의 규모가 처음으로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특급 선수들과 계약에서 구단이 지급 유예 방식을 택하는 경우는 종종 있다. 계약 기간이 10년 이상으로도 늘다보니 계약 단위가 워낙 크고 몸값은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뛰어올라 구단의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대부분 총액의 3분의 1 이하 수준에서 지급 유예를 택한다.
그러나 보도에 따르면 오타니가 계약기간인 2024년부터 2033년까지 10년 동안 실제 받는 금액은 총액의 3%에 불과한 2000만 달러다. 오타니가 올해 에인절스에서 받은 연봉 3000만 달러에도 미치지 못한다. 내년부터 10년 간 받게 되는 평균 연봉이 200만 달러(약 26억원)가 되는데 이는 메이저리그 신예급 선수의 연봉이다. 오타니 정도 특급 선수에게서는 상상할 수 없는 금액이다. KBO리그 NC에서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계약에 빅리그로 가게 된 투수 에릭 페디의 계약이 2년 1500만 달러(약 196억원), 연평균 750만 달러다.
이 계약의 지급 유예 자체는 오타니가 먼저 제안했다. 우승의 꿈을 이루기 위해 다저스를 택했고, 그 큰 계약을 맺고 다저스에 입성하자면 구단이 어마어마한 균형경쟁세 부담에 추가 전력 보강을 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큰 뜻에서다. 그러나 지급 유예되는 금액이 실질적으로 총액에 가까울 정도다. 선수가 먼저 지급 유예를 제안하는 것도 드물지만 충격적일 정도로 적은 실수령액을 감수하고 총액의 97% 지급 유예안을 택했을 정도로 오타니는 다저스가 우승할 수 있는 강팀이라 믿고 선택을 했다.
다저스는 사상 최대 계약으로 오타니를 영입하고서도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미국 진출을 선언한, 현재 FA 투수 최대어로 꼽히는 야마모토 요시노부의 영입도 노리고 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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