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 잠봉 햄과 도톰한 버터 어우러진 ‘잠봉뵈르’ … 고소한 바게트 만나니 환상, 와인 곁들여도 최고[빵요정의 세상의 모든 디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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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과 제빵을 전공하다 보니 주변에서 자주, 그리고 꾸준히 묻는 질문은 이런 겁니다.
'가장 맛있다고 생각하는 바게트는?' '가장 맛있는 팥빵 집은?' 묻기는 쉽지만, 답하기는 참 어렵습니다.
이번에 주문한 잠봉뵈르의 빵은 멋스러운 크러스트를 자랑하는 바게트였습니다.
바게트는 단품으로도 자주 사먹을 정도로 좋아하는 빵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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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과 제빵을 전공하다 보니 주변에서 자주, 그리고 꾸준히 묻는 질문은 이런 겁니다. ‘가장 맛있다고 생각하는 바게트는?’ ‘가장 맛있는 팥빵 집은?’ 묻기는 쉽지만, 답하기는 참 어렵습니다. 사람의 손으로 만드는 생산물이다 보니 모두가 같은 작업 환경에서 똑같은 조건으로 만들지 않는 이상 객관적인 비교 수치를 내기란 불가능합니다. 다만 그동안 먹어 온 수많은 경험을 통해 통계적인 호감 지수나 개인 기호에 따른 기준으로 분류한 추천으로 그 답을 대신할 수 있을 듯합니다.
저의 맛있는 빵의 기준은 위생, 크러스트 또는 반죽의 상태, 발효취나 구움의 정도에 따라 구분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기준에서 꼽은 베스트는, 블라인드 테스트처럼 아무런 정보를 전하지 않고 맛부터 보게 했을 때의 호평과 대개 겹치곤 합니다. 늘 유념하게 되는 건, 먹을 때의 컨디션과 환경 등의 지배를 받지 않아야 객관적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대중적 사랑을 받는 메뉴에 대한 감상이 시류에 편승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기준이 고루한 클래식 쪽으로 기웁니다. 비주얼로 승부하는 색감이나 오버스러울 정도의 과한 스터핑(속을 채우는 필링) 제품에서 제가 찾는 것은 균형입니다. 케이크가 겹겹이 시트와 크림 그리고 시럽이 만들어 내는 적정한 조화가 빚어내는 세심한 맛의 완성도가 중요한 것처럼 말이죠.
빵을 맛볼 때에도 구워진 겉껍질, 즉 크러스트가 가진 구수한 맛과 경도 그리고 촉촉한 속살과 발효로 만들어지는 약간의 산미가 자아내는 조화로움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빵이 가진 본연의 맛은 샌드위치를 만들 때 속을 채우는 부재료와 만나 큰 시너지를 냅니다. 맛있는 빵으로 만드는 샌드위치라고 해서 다 좋은 건 아닙니다. 맛있는 빵에 씹을수록 만족스러운 맛을 만들어 내는 부재료의 조합을 맞추는 건 쉽잖은 일입니다.
최근 우연히 당일 배송을 시작한 샤퀴테리 전문점 ‘메종조’에서 주문을 한 프랑스 잠봉(돼지고기 뒷다리를 이용해 만든 햄)과 버터를 넣은 샌드위치 ‘잠봉뵈르’를 먹고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에 주문한 잠봉뵈르의 빵은 멋스러운 크러스트를 자랑하는 바게트였습니다.
바게트는 단품으로도 자주 사먹을 정도로 좋아하는 빵 중 하나입니다. 바게트로 샌드위치를 만든다면 가능한 한 간단한 재료들의 조합을 사용할 때 빛을 발합니다. 직접 만든 잠봉의 짠맛에 풍성한 유지의 버터를 도톰하게 썰어 더한 순수한 조합을, 고소하다 못해 감칠 맛 나는 바게트가 감싸 안고 있으니 이 얼마나 아름다운 만남일까요. 프랑스 정통 바게트의 뉘앙스를 잘 살려낸 바게트를 만나기도 쉽지가 않은데, 그에 걸맞은 수제 잠봉 햄과 버터가 자극적이지 않은 맛을 목표로 합쳐져 고급스러운 샌드위치가 되었습니다.
잠봉뵈르와의 페어링을 고민한다면 전 쌉싸름한 맥주도, 얼음 한 알 띄운 화이트 와인도 떠오릅니다. 맛이란 추억이 절반이라는 멋진 비유처럼 저는 좋은 조합으로 만나는 음식을 미래를 위한 추억으로 차곡차곡 모아가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에게는 어떤 맛의 추억이 가장 큰 부분으로 남아 있을까요. 문득 궁금해지는 겨울날의 밤입니다.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7길 35 공아트빌딩 1층. 02-6409-3373. 월·화 휴무, 낮 12시∼오후 8시(오후 4시∼5시 30분 브레이크 타임)
김혜준 푸드 콘텐츠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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