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가 서면, 집값은 뛴다

김성훈 기자 2023. 12. 12.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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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가 · 학교 등 기반시설 풍부
KTX·SRT 역 주변 집값 높아
강릉역 인근도 청약경쟁 치열
GTX-A 조기개통 · C는 착공
역 10분 안팎 거리 잇단 분양
인동·월판·신안산선도 ‘호재’

고속철도 KTX와 SRT 역사가 들어선 지역들이 높은 집값을 나타내고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고속철도가 정차하는 지역은 입지가 제한돼 있어 희소가치가 크기에 부동산 가격도 높게 형성된다”며 “역 주변은 공동주택, 상업시설, 학교 등 기반 시설들이 함께 들어서 전반적인 생활 여건이 좋아진다”고 설명했다. 고속철도뿐 아니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도 최근 부동산 시장의 주요 키워드다. GTX와 함께 인동선(인덕원∼동탄선), 월판선(월곶∼판교선), 신안산선(안산∼여의도선) 등 경기 남부 지역을 지나는 4대 철도 개발 호재로 해당 지역 부동산에 대한 관심도 커지는 분위기다. GTX의 경우 A 노선이 내년 개통 예정으로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르고 C 노선은 올해 연말 착공 및 2028년 개통 예정이다. B 노선은 내년 초 착공, 2030년 개통 계획이다. 신안산선의 경우, 1단계는 한양대역에서 여의도로 가는 노선과 화성시 국제테마파크역∼시흥시청역(서해선·신안산선 공용구간)을 거쳐 광명역으로 들어가는 노선 등 2개로 구성돼 있다. 2단계로 여의도∼서울역 연장 구간도 추진되고 있다.

12일 KB부동산 시세를 보면, 지난 11월 기준 KTX 광명역이 있는 경기 광명시 일직동의 평균 시세는 11억7960만 원으로 광명시 전체 평균(7억1362만 원)보다 4억6000만 원 이상 높았다. KTX 광명역이 들어서기 전까지 광명시에서 평균 집값이 제일 높았던 곳은 지하철 7호선 철산역을 끼고 있는 철산동이었는데, 현재 철산동 평균 시세는 7억8815만 원으로 일직동과 차이가 크다.

또 KTX 천안아산역과 인접한 충남 아산시 탕정면 평균 시세는 4억5519만 원, 천안시 불당동은 5억7146만 원으로 각각 아산과 천안에서 가장 집값이 비싸다. SRT가 운행되는 경기 화성시 동탄역 인근에서는 동탄역롯데캐슬 전용 102.7㎡가 8월 20억 원, 9월 21억 원에 거래됐다. 청약 시장에서도 KTX 강릉역이 있는 강원 강릉시에서 지난 10월 분양된 ‘강릉자이르네디오션’과 ‘강릉오션시티아이파크’ 등은 모두 두 자릿수 경쟁률로 청약을 마쳤다. 강릉역에서 자동차로 10여 분 거리에 있는 단지들이다.

12월에도 고속철도 인근 지역에 신규 분양 단지가 나온다. 충남 아산시 탕정지구 도시개발구역에서는 포스코이앤씨가 더샵 탕정인피니티시티를 분양한다. 전용면적 84·96㎡, 총 1140가구 규모의 대단지다. 단지는 KTX와 SRT가 지나고 GTX-C 연장 노선까지 계획된 천안아산역에서 한 정거장 거리에 들어선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SK에코플랜트, 코오롱글로벌과 컨소시엄을 맺고 경기 수원시 권선 113-6구역 재개발 단지인 ‘매교역 팰루시드’를 이달 중 분양할 예정이다. 이 단지는 GTX-C 노선이 예정된 수원역과 한 정거장 거리에 있다. 쌍용건설은 평택시에서 ‘지제역 반도체밸리 쌍용 더 플래티넘’을 분양한다. 지하철 1호선과 SRT 노선이 지나가는 지제역이 인접해 있고 향후 GTX-A 및 C 노선과 수원발 KTX까지 계획돼 있다. 우미건설은 파주 운정3지구 A33 블록에 짓는 ‘파주 운정신도시 우미린 파크힐스’를 분양 중이다. 내년 하반기 조기 개통이 계획돼 있는 GTX-A 운정역(공사 중)을 이용하기에 편리한 입지다.

이 밖에도 업계에 따르면 경기 남부권 부동산 시장은 철도 호재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다. GTX를 필두로 인동선, 월판선, 신안산선 등이 속속 개통을 앞두고 있다. 파주 운정∼화성 동탄을 연결하는 GTX-A 노선은 내년 상반기 수서∼동탄 구간, 하반기 파주 운정∼서울역 구간을 각각 운행할 예정이다. 인동선은 안양 인덕원에서 화성 동탄을 잇는 길이 약 39㎞의 철도다. 1공구와 9공구는 2021년 착공 후 공사 중이며, 나머지 구간들은 지난 10월 20일 발주돼 연내 착공 예정이다. 인덕원역에서는 4호선, GTX-C 노선(예정), 월판선(예정)으로 갈아탈 수 있다. 동탄역에서는 GTX-A 노선(예정)과 SRT를 이용할 수 있다. 월판선은 인천 송도역에서 시흥∼광명∼안양∼성남 판교로 이어지는 약 34㎞ 길이의 철도(송도역∼월곶역은 수인선 공용)다. 신안산선(약 44㎞)도 경기 남부 부동산 시장을 자극하고 있는 광역철도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이들 철도가 주택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막강하고, 기존 철도와의 환승도 수월해 효과가 배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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