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은 질병 예방을 넘어 건강관리 차원에서도 중요합니다” [인터뷰]

서애리 2023. 12. 12.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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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내과 전문의 김주경 원장
만성질환, 가족력 있다면 젊은 층도 건강검진 꼭 받아야
건강검진 결과표는 끝까지 정독…검사 결과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


질병은 발병 후 치료하는 것보다 미리 예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이러한 이유로 질병을 조기 발견할 수 있는 건강검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일반건강검진을 정기적으로 받을 경우 사망 위험이 최대 35%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정도. 국가에서 시행하는 건강검진은 매년 해당 연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1년간 시행된다. 우리나라는 만 20세 이상 성인에게 무료로 2년마다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있다. 내과 전문의 김주경 원장(바른마음내과의원)은 "건강검진은 이제 질병예방이라는 원래의 목표를 넘어 건강관리 차원으로 발전하고 있다"라며 건강검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김주경 원장 | 출처: 바른마음내과의원

건강검진은 선택 아닌 필수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실시하는 건강검진은 일반건강검진, 생애전환기건강진단, 암 검진, 영유아 건강검진으로 나뉜다. 일반건강검진은 기본적으로 매 2년에 한 번씩 건강검진 대상자가 되며, 자신의 출생연도로 짝수/홀수 여부로 구분한다. 암 검진은 각 암의 발병위험이 높은 연령대별로 검진을 실시한다. 위암은 만 40세 이상의 남녀 대상으로 2년에 1회 실시하며, 대장암은 만 50세 이상의 남녀 대상으로 1년마다 실시한다. 간암은 만 40세 이상 남녀 중 간경변증 환자나 간염바이러스 양성인 자, 만성 간질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다. 유방암과 자궁경부암은 각각 만 40세 이상 여성, 만 30세 이상 여성을 대상으로 2년마다 검사한다. 영유아 건강검진은 우리나라에서 태어나는 모든 아이들을 대상으로 생후 4개월부터 71개월까지 7주차에 걸쳐 검진시기별로 나눠 선정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실시하는 건강검진은 해당 연도에 검진 대상이 되면 본인 부담금 없이 혹은 10%의 비용으로 지정 병원에서 검진받을 수 있습니다. 또 검진 이상 시 경우에 따라서 추가적인 검사에 대한 지원도 가능합니다. 반면 종합건강검진은 각 병원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검진 프로그램입니다. 개인이 검진 비용 전액을 지불하여 시행한다는 점에서 공단건강검진과 차이점이 있습니다."

김주경 원장은 "종합건강검진은 병원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검진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병원마다 항목과 비용이 다르다. 하지만 대체로 공단건강검진보다는 많은 항목을 포함하고 있으며, 환자에 따라서 맞춤 검진도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으로 작용한다"라고 밝혔다.

젊은 층 위협하는 만성질환…젊은 층도 건강검진받아야 하는 이유
대부분 건강검진은 중년 이상부터 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있다. 하지만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20~30대도 예외 없이 받는 것이 좋다. 과거와 달리 서구화된 식습관 및 생활패턴으로 암은 물론 고혈압, 당뇨 등과 같은 만성질환을 앓는 환자들의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어서다. 특히 가족력이 있는 경우라면 특정 질환에 취약할 수 있어 평소 별다른 증상이 없다 해도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위해 건강 관리에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

그래서 김주경 원장은 20~30대라면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에 대한 검사를 포함한 검사를 추천한다. 여성은 자궁경부암 검사를 더해도 좋다. 여기에 40대가 되면 위내시경을 통한 위암 검진을 추가로 받아야 한다. 간암 고위험군인 B형 간염, C형 간염, 간경변이 있다면 간암 검진을 추가하는 것이 질환 조기 발견에 유용하다.

"젊은 나이일수록 만성질환에 대한 검사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젊을 때부터 적절한 관리를 하면, 나중에 발생하는 큰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어서죠. 또한 A, B, C형 간염, 매독, 에이즈 등 감염성 질환도 검사해야 합니다. 항체가 없다면 예방접종을 맞아야 합니다."

김 원장은 나이가 젊다는 이유로 건강검진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되며, 주기적으로 건강검진을 실시하여 건강 이상을 빠르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지난 2018년부터 공단건강검진 대상이 만 40세 이상에서 만 20세 이상으로 대상이 대폭 확대됐다. 고연령대에서 발병 확률이 높은 당뇨, 고혈압, 우울증, 공황장애 등의 환자 증가율이 청년층에서도 높게 나왔기 때문이다. 이는 젊은 층에서도 건강검진을 통해 조기에 질병을 발견하고 적극적인 치료에 나서는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최근에는 젊은 층에서 대장암, 위암 발병률도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대장암과 위암은 검진을 통해 예방할 수 있는 암 중 하나이므로 건강검진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40대 이상부터는 암 검진에 신경 써야…건강검진 결과표 정독 필요
"40대부터는 암 검진에 신경 써야 합니다. 특히 위암 검진은 필수인데요. 위암 가족력이 있거나 위 상태가 좋지 않다면 1년마다 위내시경을 받길 바랍니다. 50대에는 대장암 검진이 필수인데, 매년 분변잠혈검사에서 결과가 좋게 나와도 대장암 증상이 있거나 대장암 발병 위험 요소가 있다면 추가로 대장 내시경을 통해 용종 또는 대장암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김주경 원장은 "20~30대뿐 아니라 중년층에서도 암 검진이 중요하다"라며 특히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위암 환자가 가장 많기 때문에 위내시경 검사는 필수"라고 강조한다.

한편, 건강검진을 통해 위암, 대장암 외에도 간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폐암 등을 암 검진으로 선별할 수 있다. 암 검진에서 암이 의심되면 추가적인 확진 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김주경 원장은 공단에서 실시하는 기본 건강검진만으로도 많은 질환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검진 후 결과에 따라 지속적 관리가 가능한 의료진이 있는 병원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 출처: 바른마음내과의원

김 원장은 "공단에서 실시하는 기본 건강검진만으로 사실 생각보다 많은 질환을 파악할 수 있다"라며 "검진 후 결과에 따라 지속적 관리가 가능한 의료진이 상주한 병원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어 김 원장은 "건감검진을 받을 때 많은 항목에 대해 검사를 했는데, 이후 추적관찰이 되지 않으면 치료 시점이 늦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라고 덧붙였다.

공단건강검진 판정 항목은 크게 정상 A, 정상 B, 질환 의심으로 나뉜다. 쉽게 말해 △정상 A는 검진에서 이상이 없는 경우 △정상 B는 이상이 있으나 추적 관찰을 해도 되는 경우 △질환 의심은 말 그대로 질환이 의심되는 경우이다. 질환 의심 판정이 나왔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정상 B 판정 역시 내원하여 이상 항목에 대해 추적 관찰을 할지, 추가 검사를 시행할지 상담하는 것이 좋다. 물론 정상 B 판정을 받았다고 해서 반드시 진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김 원장은 무엇보다 건강검진 결과지를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길 권했다. '문제가 있으면 어떻게든 연락이 오겠지'라는 생각으로 결과지를 제대로 보지 않으면 건강검진을 받은 의미가 퇴색되기 때문. 그는 "조금만 시간을 들여서 결과지를 읽어보면 비교적 쉬운 용어로 쓰여 있기 때문에 대부분 이해할 수 있다"라며 "해석에 어려움이 있다면 검진을 받은 병원을 찾아 결과에 대해 상담해서라도 검사 결과에 대해 확실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건강검진은 현대인의 건강관리를 위한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국가에서도 국민 건강증진을 위해 건강검진을 지원하는 만큼 해당 연령대에 지정된 검진은 놓치지 않고 받는 것이 좋다.

"최근 우울증 등 정신건강 위험 신호를 신속히 발견해 치료받을 수 있도록 정신건강검진도 신체건강검진과 동일하게 2년마다 실시하는 방향으로 개편되어 빠르면 2025년부터 적용될 예정입니다. 이처럼 국가에서도 질환의 조기 발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바, 바쁘더라도 국가건강검진을 챙겨 기본적인 건강을 챙기고 삶의 질 역시 높이길 바랍니다."

서애리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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