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 개그맨 '이승윤'이 말하는 200% 캠핑 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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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리스트 캠퍼 개그맨
이승윤
“<나는 자연인이다>의 심화 과정”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나는 자연인이다>에 출연하면서 산과 자연이 좋다는 걸 알았다. 자연인 형님 없이 혼자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싶어 백패킹을 시작했다. 캠핑을 시작한 지 1년밖에 안 돼 ‘캠린이’나 마찬가지인데 개인적으로 <나는 자연인이다>의 심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점에서 그런가?
최소한의 짐으로 가기 때문이다. 캠핑에도 여러 스타일이 있다. 장비를 풀 세팅하면 편하겠지만 나는 미니멀리즘을 추구한다. 텐트도 배낭에 담길 수 있는 백패킹용 텐트를 선호한다. 또 매트와 침낭, 코펠 정도만 가져간다. 모든 짐이 배낭 안에 들어간 채로 자동차에 실려 있다. 큰마음을 먹지 않아도 언제든지 떠날 수 있는 상태다. 짐이 많으면 즐기려고 떠난 캠핑이 오히려 힘들어지더라. 혼자 다니니까 최소한의 짐으로 떠나는 게 가능한 것 같다.
혼자 떠나보니 어떤가?
머릿속을 비워낼 수 있어 좋다. 일상에서 벗어나면 자연스럽게 고민과 걱정을 덜하게 된다. 단, 너무 비워내려고 하진 않는다. 적당히 비워내고 싶을 때 떠나면 리프레시된다.
기억에 남는 캠핑지가 있다면?
처음으로 백패킹을 갔던 경기 양평 용문산의 백운봉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생각보다 높아서 무거운 배낭을 메고 올라가는 게 힘들었는데 정상에 도착하고 나니 오르는 동안 느꼈던 고통이 싹 사라졌다. 경기 가평의 호명산잣나무숲속캠핑장도 추천한다. 주차하고 15분 정도 평지에 가까운 길을 걸어가면 도착하는 곳인데 풍경이 좋아 가볍게 배낭 하나 메고 가기 좋다. 경남 남해에 있는 보물섬캠핑장은 나무와 하늘에 둘러싸여 있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고 캠핑장 내에 있는 작은 남해대교를 건너는 재미도 있다.
무엇이 고통을 잊게 했는지 궁금하다.
야경이 정말 아름다웠고 신기하다는 감정을 느꼈다. 우리가 도심을 떠나 자연 속으로 들어간 것인데, 자연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도심이다. 그게 그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게 신기하더라. 멀리서 보면 그토록 아름다운데, 도심 속에 들어가면 왜 피곤할까? 아이러니하지 않나? 모든 일이 밖에서 보면 아무것도 아닌데 너무 치열하게 살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백패킹을 가면 특별히 하는 일은 없고, 밥을 먹고 경치를 바라보는 게 전부다. 일상에서는 무언가 하지 않으면 길을 잃은 것 같단 생각이 들지 않나. 그런데 잉여가 됐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고 오히려 일상에서 안 했던 생각을 하게 된다.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그래서 고생하면서도 계속 떠나는 것 같다.
자연인 형님에게 “자연에서 왜 사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좋으니까 살지”와 같은 대답이 돌아온다. 나도 비슷하다. 그냥 좋으니까 하는 것일 뿐이다. 캠핑을 계속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한번 갔는데 또 가고 싶으니까 가는 것이다. 만약 캠핑을 한번 갔는데 안 가고 싶다면 캠핑을 안 좋아하는 것이다. 나는 상쾌한 바람을 쐴 수 있고 일상에서 벗어나는 데서 느끼는 감정만으로도 캠핑을 또 떠날 이유가 충분하다.
캠핑 가서 꼭 먹는 음식이 있나?
짜장라면이다. 캠핑 가서 먹으면 그렇게 꿀맛이다. 요리를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선호한다. 삼겹살이나 목살, 짜장라면을 먹는 게 최고다. 겨울에는 어묵탕 하나만 있으면 다 된다. 그리고 핫 팩을 넣어둔 침낭 안에 들어가면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나는 음식과 잠자리 모두 소박한 캠퍼다.
캠핑을 200% 재미있게 즐기는 비법은?
일단 떠나라. 너무 거창하게 시작하면 힘들 수 있다. 또 남을 신경 쓰면 내 것을 제대로 못 한다. 캠핑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을 땐 나도 다른 사람들을 따라 이것저것 사봤다. 그런데 나한테 맞는 것은 최소한의 짐으로 하는 캠핑이라는 것을 깨달았고 타인의 장비를 탐하지 않게 됐다. 자연인 형님들이 남하고 비교하지 않아도 돼서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는 말을 자주 한다. 캠핑은 힐링하러 가는 건데 거기서까지 누구하고 비교하면 오히려 스트레스를 얻는 것이다. 자연 속에서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
캠핑 장비 고르는 법
캠핑하려면 다양한 장비가 필요하다. 무턱대고 모든 장비를 구매하기엔 비용 지출이 상당하기 때문에 내게 캠핑이 잘 맞는지부터 체크하는 것이 우선이다. 가장 쉬운 방법은 지인 찬스를 활용하거나 글램핑을 하는 것. 글램핑은 텐트 내부에 편의 시설을 갖춰 쉽게 캠핑을 체험할 수 있는데, 텐트만 세팅돼 있고 화장실과 개수대는 공용 시설을 이용하는 캠핑 시설도 있다.
캠핑할 계절을 고려할 것
텐트 구매 시 중요하다. 텐트는 사용하기 적합한 계절에 따라 3시즌과 4시즌으로 나뉜다. 3시즌 텐트는 봄, 여름, 가을에 사용하기 적합한 텐트다. 이는 곧 한겨울의 폭설과 같은 환경에서 버티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4시즌 텐트는 3시즌 텐트에 비해 내구성이 강해 폭설이나 한파, 강한 바람에 견딜 수 있게 설계된 텐트다. 단, 3시즌 텐트보다 통풍이 잘되지 않아 온화한 날씨에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고 부피가 크고 무게가 무겁다.
내게 맞는 캠핑 스타일을 찾을 것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최소한의 짐을 배낭 안에 넣어 자연 속에서 먹고 자는 백패킹과 캠핑카나 트레일러, 차박을 이용해 지정된 장소에서 하는 오토캠핑이다. 가볍고 부피가 작으면서 설치가 간편한 장비를 원한다면 백패킹이 적합하다. 단, 불편함은 감수해야 한다. 반대로 무겁고 부피가 크면서 설치가 힘든 장비를 이용하더라도 편한 것이 우선이라면 오토캠핑이 제격이다. 이동과 설치, 철수의 편안함 또는 캠핑장에서의 편안함으로도 캠핑 스타일을 구분 지을 수 있다.
캠핑 장비 대여를 적극 활용할 것
캠핑 경험이 적다면 우선 장비를 대여해 사용해볼 것을 권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캠핑장에서 장비를 임대하는 것.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캠핑 장비를 대여하는 웹사이트를 찾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검색해보면 인기 많은 장비를 확인할 수 있어 구매할 후보를 추리는 데 유용하다.
기획 : 하은정 기자 | 취재 : 김지은(프리랜서) | 사진 : 이승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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