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큘라' 김준수 "10년 이어온 빨간색 머리는 이번이 마지막"
"처음에는 빨간색 머리로 한두 번 공연해보고 반응이 별로면 바꾸려 했는데, 그렇게 10년을 공연했네요. 빨간색 머리는 이번이 마지막입니다."
국내 뮤지컬 팬들에게 흡혈귀 드라큘라 백작은 피를 연상시키는 빨간색 머리의 소유자로 여겨집니다.
가수 겸 배우 김준수(37)가 2014년 뮤지컬 '드라큘라' 초연부터 10년째 머리를 빨갛게 물들인 드라큘라로 무대를 누비기 때문입니다.
정작 김준수는 머리색을 유지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껴 매 시즌 변화를 고민했다고 합니다.
그는 오늘(12일) 서울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하는 10주년 공연을 마지막으로 트레이드 마크인 빨간 머리와 작별합니다.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인터뷰한 그는 "5일마다 머리를 새로 염색해야 해서 머리색을 유지하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며 "베갯잇도 다 바꾸고 수건도 한 번 쓰고 나면 물들어서 버려야 할 정도"라고 남모를 고충을 털어놨습니다.
그는 "처음에는 강렬한 인상을 주고 싶어 머리 염색을 택했지만 이제는 변화를 주려 한다"며 "그동안의 역사를 총정리하는 10주년 공연을 마치고 변화를 주면 팬들도 갑작스럽게 느끼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드라큘라'는 브램 스토커의 동명 소설을 기반으로 400년 넘는 시간 동안 한 여인을 사랑한 드라큘라 백작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10년째 주인공 드라큘라를 연기하는 김준수는 그동안의 모든 시즌에 참여한 유일한 배우입니다.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그는 연기를 거듭할수록 새로운 디테일을 발견한다고 했습니다.
전 시즌보다 나은 연기를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은 있지만 그로 인해 안주하지 않고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습니다.
그는 "뉘앙스와 어휘의 차이, 템포의 미세한 차이로도 달라지는 부분이 많아 여러 가지 시도를 하게 된다"며 "매 시즌 새로운 캐스트와 호흡을 맞추며 달라지는 점을 찾는 것도 재미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드라큘라와 그의 운명적 사랑 미나가 극 중 애드리브로 주고받는 농담은 소소한 재미 요소로 꼽힙니다.
그동안 미나 역에는 임혜영, 정선아, 조정은 등이 출연했습니다.
김준수는 "임혜영 누나와는 네 번의 시즌을 같이 해 호흡이 좋다"며 "애드리브로 관객의 웃음을 끌어낼 때 그 희열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웃음 지었습니다.
작품이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로는 압도적인 무대를 꼽았습니다.
드라큘라의 성을 구현한 세트와 4단 회전무대를 활용한 연출은 관객의 판타지를 충족시키는 요소로 꼽힙니다.
김준수는 "'드라큘라' 세트는 10년 전에 만들었지만 지금 봐도 최상급"이라며 "그때부터 관객에게 센세이셔널하게 다가갔기 때문에 지금까지 사랑받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준수는 '드라큘라'가 자신을 '시키는 것만 하던 배우'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는 배우'로 만들어줬다고 돌아봤습니다.
자신이 낸 의견이 작품 곳곳에 반영되면서 작품에 출연하는 남다른 의미도 갖게 됐습니다.
드라큘라가 자신의 과거를 설명하는 넘버 '그녀'(She)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김준수는 곡과 별도로 존재하던 드라큘라의 긴 대사를 곡의 일부로 삽입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내 지금의 넘버를 완성했습니다.
그는 이 넘버에 대해 "드라큘라가 지루하게 과거를 설명하는 대신 노래로 이야기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받아들여졌다"며 "제가 작품을 연출한 것은 아니지만 작품이 좋은 평가를 받으면 덩달아 뿌듯한 마음이 든다"고 했습니다.
2003년 그룹 동방신기로 출발해 그룹 JYJ와 솔로 활동을 두루 경험한 김준수는 어느덧 데뷔 20주년을 맞았습니다.
2010년 '모차르트!'로 뮤지컬 무대에 진출한 뒤 '엘리자벳', '데스노트' 등의 대표작을 남기며 정상급 배우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매년 뮤지컬과 콘서트 등으로 쉴 새 없이 팬들을 만나는 그는 자신의 활동이 늘 기적처럼 여겨진다고 했습니다.
지난 9월에는 소속사 뮤지컬 배우들과 갈라 콘서트를 열고 싶다는 소원도 이뤘습니다.
"그룹 활동 이후로도 매년 콘서트를 열고 있으니 복 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대중과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사진=오디컴퍼니 제공,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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