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테일 달라, 숨은 고수 찾아다녔다더라" 효과 100% 본 강정호스쿨, 그런데 내년엔 열흘 줄었다
[마이데일리 = 삼성동 심혜진 기자] 손아섭(35·NC 다이노스)이 지명타자로 황금장갑을 품었다. 비 시즌 함께 한 강정호에게 감사함을 잊지 않았다.
손아섭은 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손아섭은 통산 5회 골든글러브(2011~14, 2017)를 받았다. 5번 모두 롯데 자이언츠 소속으로 외야수 부문 황금장갑이었다.
이번엔 다르다. NC 유니폼을 입고 지명타자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외야수 후보가 되려면 720이닝 이상을 소화해야지만 기준에 미달했기 때문이다.
올 시즌 타율 0.339로 생애 첫 타격왕 타이틀을 거머쥔 손아섭은 생애 첫 지명타자 부문 황금장갑을 품었다.
시상식 후 만난 손아섭은 "올 시즌 정말 준비를 하면서 절박한 마음으로 했다. 어릴 때는 한 시즌 부진하면 또 기회가 있고, 일시적인 부진으로 생각을 하지만 이제는 적지 않은 나이다 보니 위기감도 들고 에이징 커브 이야기도 많이 나오더라. 그런 부분들이 조금 더 정신을 차리고 올 시즌에 다시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계기가 됐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특히 강정호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비시즌 미국 LA에 위치한 강정호 아카데미에서 훈련을 하며 스윙에 변화를 줬다. 이는 타격왕이라는 결과물로 이어졌다.
손아섭은 "(강)정호 형이랑 정말 힘들게, 절박한 마음으로 준비를 했던 것 같다. 수상 소감을 짧게 해서 감독님, 타격 코치님 이야기를 못했다. 정호 형도 마찬가지다. 서운해할 것 같은데 지금이라도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정호 형과 정말 고생 많이 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이번에도 같이 하는데, 기간이 짧아졌다. 정호 형은 '이제 또 건방 떠냐' 할 거 같다. 기간이 짧아지니깐 '또 정신 못 차린다' 할 것이다. 구단 사정이 있어서, 제가 또 주장이다 보니 구단 행사에 빠질 수 없는 상황이라 늦어지게 됐다. 늦게 가는 만큼 2배, 3배로 준비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강정호스쿨은 무엇이 다른 것일까. 손아섭은 "디테일이 다르다. 왜 이런 방향으로 훈련을 해야 되고, 왜 이런 스윙 매커니즘을 가져가야 하는지에 대해 정확하게 설명을 해주다 보니 받아들이기 쉬워지고 내가 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해 준다. 지금까지는 돌아가서 갔다면 정호 형은 지름길을 알려준 것이기 때문에 많은 도움이 됐고, 나의 매커니즘을 찾을 수 있었다"고 답했다.
메이저리그에서 느낀 것이 컸던 듯 했다. 손아섭은 "정호 형도 미국에서 좋은 투수들을 만나면서 스스로 느낀 부분이 있었다고 하더라. 한국에서 했던 것처럼 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걸 느꼈고, 정호 형도 숨은 고수들을 찾아다니면서 타격 공부를 많이 했다"면서 "그 중에 자신에게 가장 잘 맞다고 생각하는 이론들을 나에게 이야기를 해줬다. 하지만 정호 형의 만족도에 내가 많이 미치지 못한다. 아직까지 더 가르쳐 줄 부분이 많은데 내가 소화를 못했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손아섭은 내년 1월 15일에 출국해서 30일까지 하고 바로 애리조나(NC 스프링캠프지)로 넘어갈 예정이다.
손아섭은 "작년보다 한 열흘 정도 짧아진다. 이것도 큰 시간이다. 한 달도 짧은 시간인데 10일이 줄어들다 보니 불안한 마음도 있다. 그래도 지난해 한 번 해봤기 때문에 진도가 나가는 데 있어서는 작년보다 빨리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내년에도 강정호스쿨의 효과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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