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서 ‘예외적 낙태’ 구제 못 받은 여성, 다른 곳으로 떠나

낙태가 전면 금지된 미국 텍사스주에서 임신부가 유전 질환이 있는 태아의 중절을 허용해 달라며 소송을 냈으나, 법원이 불허하자 낙태 시술을 받기 위해 결국 텍사스를 떠났습니다.

소송을 제기한 임신부 케이트 콕스(31)를 대변하는 생식권센터는 현지시각 11일 성명에서 “콕스가 건강을 지키는 데 필요한 긴급 낙태 시술을 받기 위해 텍사스를 떠났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텍사스 댈러스에 거주하는 두 아이의 엄마 콕스는 지난 8월 임신한 셋째가 18번째 염색체 이상에 따른 치명적 유전 질환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는 낙태를 결심하고, 예외적인 낙태 시술을 허용해 달라는 소송을 지난 5일 주 법원에 제기했습니다.

텍사스는 임신 기간 중 거의 모든 단계에서 낙태를 금지하는 미국 내 13개 주(州) 중 하나입니다.

이 소송을 심리한 1심 판사는 콕스의 상황이 주의 낙태 금지 예외 기준을 충족한다고 보고 의료진의 낙태 시술을 허용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공화당 소속인 켄 팩스턴 텍사스주 법무장관은 콕스의 상황이 산모의 생명이 위험한 경우 등 예외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곧바로 주 대법원에 항소했고, 주 대법원으 1심 결정을 보류한 채, 본안 판결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낸시 노섭 생식권센터 회장은 “콕스의 건강이 위태로워 더는 기다릴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소송은 지난해 미 연방 대법원이 낙태권을 보장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고 각 주에서 낙태 금지법을 제정할 수 있도록 허용한 이후 임신한 여성이 주 법에 맞서 긴급 구제를 요청한 첫 시도로 관심을 모았습니다.

[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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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세흠 기자 (hm21@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