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의 휴가’ 플래시백이 잦다고요?”[편파적인 디렉터스뷰]

이다원 기자 2023. 12. 1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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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파적인 쟁점 셋
1. 들쑥날쑥 딸의 감정 변화, 이유는?
2. 잦은 플래시백에 이유가 있다?
3. ‘리틀 포레스트’와 비슷하다?
영화 ‘3일의 휴가’ 속 한장면, 사진제공|쇼박스



배우 김해숙과 신민아가 특별하게 만났다. 딸 ‘진주’(신민아)를 지켜보기 위해 3일간 휴가를 받은 엄마 ‘복자’(김해숙)의 특별한 이승 여행기를 그린 영화 ‘3일의 휴가’(감독 육상효)다.

짧은 로그라인에서부터 알 수 있듯 엄마와 딸의 슬프고 따뜻한 이야기가 예고됐지만, 일각에서는 신파가 너무 강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또한 시골에서 백반 장사를 하는 ‘진주’의 일상 때문에 임순례 감독의 일본영화 리메이크작 ‘리틀 포레스트’(2018)가 연상된다는 이들도 있었다.

최근 스포츠경향이 만난 육상효 감독은 이런 편파적인 쟁점 세가지에 대해 구수한 화법으로 답했다.

영화 ‘3일의 휴가’ 속 한장면, 사진제공|쇼박스



■쟁점1. 엄마를 향한 ‘진주’의 애증, 너무 널뛴다고요?

‘진주’와 ‘복자’의 감정 골은 아주 깊다. 남다른 ‘복자’의 전사 때문이다. 하나뿐인 딸 ‘진주’를 위해 못할 것 없는 ‘복자’라지만, ‘진주’를 외롭게 한 그 선택(스포일러라 말할 수 없지만)까지 이해하긴 어렵다는 이도 있었다. 또한 ‘진주’가 엄마를 바라보는 시선이 엄마의 죽음 후 너무 급격하게 변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곁들여졌다.

“‘진주’는 절대로 엄마와 화해할 수 없고 이해도 못하는 인물이었죠. 그런 것때문에 엄마의 죽음 직후 ‘복자’의 삶을 실감하려고 고향집에 내려온 거고요. 엄마의 냄새, 엄마가 일했던 부엌 등을 체험하면서 주위를 둘러싼 물리적인 것들이 ‘진주’의 감정을 조금씩 녹여가지 않았을까. 그렇게 생각했어요. 그러면서도 엄마의 오랜 친구 ‘춘분’(차미경)에게 엄마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신이 엄마에게 뭉쳐있던 감정이 무엇이었는지, 엄마는 어떻게 살아왔는지 삶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생각했고요. 진주가 그러잖아요. ‘엄마도 어쩔 수 없었구나’라고요. 그 대사가 ‘진주’의 마음 속 변화를 말해주는 거죠. 엄마의 삶을 이해하고 자기 자신을 용서하려는 의지가 담겼다고나 할까요. 여성작가가 쓴 모녀이야기지만 여성 관점으로 깊숙히 들어가려고 하기 보다는, 남자인 저의 관점을 더해 보편적인 부모와 자식 이야기로 만들고자 했어요.”

영화 ‘3일의 휴가’를 연출한 육상효 감독, 사진제공|쇼박스



■쟁점2. 거, 회상신이 너무 자주 있는 거 아니오?

이 작품은 ‘진주’와 ‘복자’의 깊은 갈등과 오해를 되짚기 위해 ‘회상신’(플래시백)이 자주 등장한다. 회상신이 자주 등장하면 작품 분위기가 촌스러워진다는 관례 때문에 배치에 있어서 주저하진 않았을까.

“첫 대본보다 플래시백이 많이 줄어든거예요. 플래시백을 많이 쓰면 영화가 설명적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지만, 이 시나리오는 어쩔 수가 없더라고요. 걷어내더라도 플래시백 자체로서 인물의 감정을 드러내는 효과가 있는 장면들도 있어서 쉽게 포기할 수 없었어요. 대신 더 극성 강한 사건을 중화시켰고, 플래시백 구조 자체를 조금 더 걷어내려고 했죠. 원래는 젊은 복자(배해선)가 울면서 걸어나올 때 어린 진주가 엄마를 발견하는 장면도 있었는데, 그럼 감정선이 너무 진해지는 것 같아 그 장면을 편집했죠.”

영화 ‘3일의 휴가’ 속 한장면, 사진제공|쇼박스



■쟁점3. 시골X요리, ‘리틀 포레스트’와 다른 점은?

뭐 하나 제대로 이뤄진 게 없는 ‘혜원’(김태리)이 고향집으로 내려와 엄마의 레시피로 요리하며 자아를 찾아가는 ‘리틀 포레스트’와 어느 정도 닮은 구조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육 감독도 할 말이 있다고 했다.

“임순례 감독은 제가 굉장히 존경하는 선배에요. 시사회에 꼭 오라고 부탁하기도 했고요. 일본 원작은 안 봤고, 선배의 ‘리틀 포레스트’는 봤는데 제 작품과는 차이점이 있더라고요. ‘리틀 포레스트’는 시골에 온 이유 등이 일상적인데, ‘3일의 휴가’는 과하다 싶을 정도의 감정이 깔려있죠. 또 전자는 음식을 굉장히 예쁘게 찍었지만, 우린 집밥이고 시골공간에서 음식이 자연스럽게 노출되어야 하니까 그렇게 찍을 수 없었어요. 그래서 메뉴 구성에 대해서도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극에서 나오는 ‘무채 만두’ 같은 것도 치열하게 회의를 하면서 메뉴를 찾아간 거고요.”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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