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스포츠,서울대'인클루짐'을 아세요?" '파라아이스하키-LG우승요정'한민수 감독X김홍준 PT체험기[현장리포트]
[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국립 서울대가 '모두의 스포츠를 위해!' 지체 장애인들을 위한 피트니스 전용시설 '인클루짐'을 개관했다. 이용호 서울대 체육교육과 교수(학과장)가 이끄는 서울대 특수체육연구실에서 운영하는 '인클루짐'은 지체 장애인들을 위한 혁신적인 운동공간이자 프로그램이다. 휠체어 이용 장애인을 위해 특수 제작된 트레드밀 등 9개의 전용 피트니스 기구를 갖췄고, 주차장부터 체육관 진입로, 내부 시설까지 접근성을 최우선으로, '배리어 프리(barrier-free, 장벽 없는)'한 환경을 조성했다. 서울대 특수체육 석·박사과정 학생들이 1대1 맞춤형 피트니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금요일마다 그룹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2023년 겨울, '평창패럴림픽 레전드' 한민수 감독(53)과 애제자 김홍준(15·서울 잠신중2)이 서울대 인클루짐을 찾았다.
▶파라아이스하키 사제동행 '인클루짐'을 아세요?
'인클루짐'에 들어선 스승과 제자는 기구 앞에서 몸을 풀기 시작했다. 이용호 서울대 교수가 김홍준에게 "'인클루짐'이 무슨 뜻인지 알아?"라며 말을 건넸다. "'인클루전(inclusion)'과 '짐내지움(gymnasium)' 즉 '통합, 포용'과 '체육관'을 합친 말이야. 서울대 학생이 지은 이름인데 멋지지?"라며 미소지었다. "지체장애인들이 맘놓고 운동할 데가 별로 없잖아. 지체장애인들의 접근성이 보장되는 운동공간을 마련해주자는 생각에서 서울대가 2년전 지원을 결정하면서 '인클루짐'이 만들어졌어." 교수님의 친절한 설명에 파라아이스하키 소년이 고개를 끄덕였다.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은 아니지만 휠체어 트레드밀 체험에도 적극 나섰다. 표정 변화 없이 트레드밀을 달리다 트레드밀 속도와 경사도를 높이자 얼굴에 홍조를 띠었다. "생각보다 힘들다. 운동이 된다"는 소감을 전했다.
1997년 역도로 장애인 스포츠에 입문, 최근 보디빌더에도 도전했던 한 감독의 능숙한 움직임에 서울대 연구진들이 감탄을 쏟아냈다. 한 감독은 "선출(선수 출신)인데 이 정도는 기본"이라며 웃었다. 이 교수는 "서울대가 특수체육, 장애인체육에 관심이 많다. 1억 가까운 돈을 지원해 이런 시설을 갖추게 됐다. 전국 대학 중 이런 규모로 장애인 전용 체육관을 만든 건 여기가 유일하다"고 했다. "이런 시설이 기사화된다는 게 어찌 보면 가슴아픈 일이다. 작은 시작이지만, 우리가 마중물 역할을 하길 바란다. 장애, 비장애 상관없이 누구나 집 가까운 곳에서 마음껏 운동하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 교수는 "앞으로 인클루짐이 더 확대되길 기대하고 있다. 인클루짐은 '포용의 체육관' '통합의 체육관'이다. 최근 휠체어럭비협회와도 MOU를 맺었다. 서울대체육관 리모델링 때 장애인 체육시설이 더 많이 생기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서울대체육관에서 열린 장애-비장애학생 모두를 위한 서울림운동회 현장에서 아이들을 위한 진로 멘토링에 함께 했던 이 교수는 "어린이집, 학교에서부터 장애-비장애인 누구나 스포츠를 즐기는 환경이 갖춰질 때 진정한 통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시작이 반" 서울대 인클루짐의 의미
서울대 인클루짐 기구를 일일이 체험해본 후 한 감독은 "규모가 크진 않지만 좋은 기구는 다 갖춘, 알찬 구성"이라면서 "휠체어가 탈부착되는 기구는 스탠딩 장애인도 함께 쓸 수 있다. 인클루짐 옆에 화장실도 공사중이더라. 배리어 프리하게 잘 만들어주셨다"고 호평했다. 장애 당사자로서 한 감독은 "중증 장애인에 초점을 맞춰서 프로그램을 개발한다면 경증은 당연히 따라올 것"이라고도 제안했다. 한 감독은 웨이트 트레이닝에 진심이다. "장애인체육 기초종목 수영, 육상도, 기본은 웨이트 트레이닝"이라면서 "나도 처음엔 58㎏ 젓가락이었다. 운동을 시작하면서 체형이 바뀌고 자신감이 절로 생기더라. 장애, 비장애를 떠나 근력은 곧 자신감"이라고 강조했다. "헬스장은 많지만 휠체어 장애인이 갈 수 있는 곳은 아직 많지 않다. 서울대가 이런 체육관을 설립한 것만으로도 상징적 의미가 크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다.
파라아이스하키 국대를 목표로 일주일에 6일 이상 웨이트트레이닝을 한다는 김홍준은 "인클루짐은 지체장애인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대부분의 헬스장은 문턱 때문에 휠체어가 들어갈 수 없는데 여긴 오는 길에 문턱도 없고, 휠체어 타고 오시는 분 누구나 편하게 운동할 수 있을 것같다"고 했다. "서울대에 처음 와봤는데 직접 와보니 신기하고 즐거웠다. 좋은 기운을 받아간다"며 활짝 웃었다. "인클루짐 같은 공간이 더 많이 생겨서 장애가 있는 친구들이 밖으로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그래야 하고 싶은 걸 찾을 수 있고, 운동을 하면 몸도 마음도 건강해진다"고 했다. LG '찐팬' 시구로 '우승 요정' 역할을 한 것 아니냐는 농담에 김홍준은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이 됐다. 정말 엄청난 기회였다. 내년에도 또 하고 싶다. 나 또한 더 훌륭한 선수,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활짝 웃었다.
인클루짐을 운영하는 김경환 서울대 특수체육연구실 박사는 "인클루짐은 누구나 함께 운동을 통해 희망과 건강을 추구하는 공간, 지체장애가 있는 분들은 물론 모든 분이 힘을 모으고 함께 성장하는 공간"이라면서 "회원들이 인클루짐 프로그램 참여 후 운동 능력과 자신감이 향상되고 용기 있게 도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 인클루짐은 참여자들이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특수체육연구실 전현도 박사는 "질병이나 사고로 후천적 장애가 생긴 분들이 처음 동네 일반 헬스장에 가는 데 접근성, 프로그램 등 어려움이 있다. 인클루짐은 그런 분들이 편하게 오셔서 독립적으로 운동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서울대 재학생은 물론 지체장애가 있으신 분들이 많이 오셔서 자유롭게 운동을 즐기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서울대=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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