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수 "빨간 머리 드라큘라···인간적 면모 기대하세요"
2014년부터 다섯시즌 주연맡아
"다양한 모습 보여줄수 있는 작품"
뮤지컬 기획사 대표 새로운 도전도
“뮤지컬 ‘드라큘라’는 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에요. 화내거나 아이처럼 울기도 하고, 노인의 모습을 하기도 하고요. 드라큘라의 인간적인 모습에 집중했지요.”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뮤지컬 ‘드라큘라’는 400년 전 신에게 저주 받아 영원히 살 수밖에 없는 운명의 흡혈귀 드라큘라가 일생의 연인 ‘미나’를 만나 펼치는 극적인 사랑을 다룬다. 19세기 고딕풍의 음산한 무대가 주요 특징을 이루는 작품 안에서 단연 붉은 머리카락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드라큘라가 있다. 2014년 초연부터 다섯 시즌 동안 드라큘라 역을 맡아온 뮤지컬 배우 김준수(37)다.
11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난 그는 “드라큘라가 피를 마신다는 점을 시각적으로 명료하게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일주일에 한 번씩 염색을 해야 해서 일상생활이 불편하지만, 10주년 유종의 미를 거두고자 마지막으로 빨간 머리를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여전히 붉은 머리칼의 드라큘라지만, 이전과 차이는 있다. 김준수는 드라큘라의 인간적인 면모에 집중해서 연기를 펼쳤다고 했다. 그는 “예전에는 드라큘라가 이질적인 캐릭터이다 보니 말투, 걸음걸이, 목소리 등 비인간적인 점에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미나에게 좀 더 다정하게 이야기하려 했다”면서 “400년 전 (미나의 전생인) ‘엘리자벳사’와 만났을 때 드라큘라의 모습을 대화 속에서 유추할 수 있도록 했다”고 전했다.
상대역인 미나도 색다른 배우들의 조합으로 구성됐다. 재연 이후 계속해서 호흡을 맞춰온 배우 임혜영, 초연 이후 오랜만에 조우하는 정선아, 처음으로 함께 하는 아이비가 바로 그들. 김준수는 “초연 배우들과 드라큘라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 중 하나였던 정선아 배우와 같이 하게 되어 기뻤다. 임혜영 배우도 안정감이 있고, 아이비 배우와는 이번이 처음인데 뉴 캐스트와 함께할 때 저도 새로운 걸 발견하는 경우가 많아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준수는 어느덧 뮤지컬 배우로 13년차를 맞이한 베테랑이다. 그룹 동방신기로서 절정의 인기를 누린 그는 2010년 SM엔터와의 전속 계약 분쟁 속에서 뮤지컬 ‘모차르트!’에 데뷔한 바 있다. 그러나 뜻밖의 선택이었던 뮤지컬 무대에서 거둔 성공은 그의 정체성에 ‘뮤지컬 배우’라는 단단한 이름을 남겨두게 됐다.
지난 13년에 대해 김준수는 감사함을 강조했다. “(뮤지컬 배우로서의 도전이) 힘들었지만, 저는 처음부터 주연을 했기 때문에 투정 부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이렇게라도 관객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감사하죠. 언젠가 알아줄 거야, 뮤지컬 배우로서 나를 부르는 게 나조차도 부끄럽지 않은 순간이 올 거라는 마음으로 임해왔어요.”
드라큘라는 배우 김준수를 대표하는 캐릭터 중 하나다. 이와 함께 그는 ‘엘리자벳’의 죽음, ‘데스노트’의 엘(L) 등 독특한 캐릭터를 맡아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오기도 했다. 개성 있는 목소리,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는 가벼운 움직임 등은 김준수가 지닌 명확한 장점이다. 13년의 시간 동안 달라진 점은 없을까. 그는 “‘드라큘라’의 예를 들자면, 한국에서는 초연이었고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이 인정하듯 창작 뮤지컬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다. 3곡이 새롭게 추가됐고 장면의 세부적인 부분도 달라졌기 때문”이라면서 “초연인 작품은 처음이라 부담감은 있지만 연출인 부분에서도 의견을 들어주신다는 장점이 있다. 단지 ‘플레이어’만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 있다 보니 제작 과정을 보는 눈이 늘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뮤지컬 배우로서 자리잡은 그는 뮤지컬 배우 소속사 ‘팜트리 아일랜드’의 대표로도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처음에는 개인 소속사로 시작하려 했다는 이 회사는 정선아·김소현·서경수 등 배우들의 러브콜을 받아 현재 대형 뮤지컬 배우 소속사로 우뚝 섰다. 지난해에 이어 갈라 콘서트를 열고 오는 13일 단체로 부른 첫 캐롤을 발매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예고하고 있다.
김준수는 “뮤지컬 배우로서는 일본에서도 활동하며 (세계적인) 팬들의 감사함에 보답하고 싶다”면서 “대표로서는 배우들이 팜트리 아일랜드에 있는 동안 기분 좋게 머무르시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핏빛 머리’의 드라큘라는 ‘아듀’를 고하지만, 김준수의 드라큘라는 마침표를 찍지 않는다. 대신 앞으로도 그의 드라큘라는 원숙해진 모습으로 새로움을 더할 것이라고 했다. “원래 드라큘라 배우들의 평균적인 나이에 아직 저는 미치지 못했어요. 참 감사하게도 저는 20대부터 드라큘라를 하게 됐고요. 그동안 제 여러가지 것들을 입혀왔지만 이제는 정말 본연의 나이대로 가고 있는 셈이죠. 10년 뒤에는 어른스러운 드라큘라를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요?”
공연은 내년 3월 3일까지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165분.
박민주 기자 mj@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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