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배우 김준수 "빨간머리 드라큘라는 이번이 마지막"[문화人터뷰]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아무리 탐나는 작품이 있어도 항상 드라큘라가 최우선이었어요."
뮤지컬 '드라큘라'가 10주년을 맞아 다섯 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다. '샤큘(시아준수+드라큘라)'로 인기몰이를 하며 매 시즌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보여줬던 김준수(36)도 타이틀롤로 컴백했다.
지난 11일 서울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김준수를 만났다. 지난 6일 개막한 '드라큘라'를 위해 다시 붉은 머리로 변신한 그는 "드라큘라가 10주년을 맞고, 제가 다섯 시즌째 드라큘라를 연기할 수 있다는 게 행복하다"고 했다.
"그 전 작품들을 열심히만 했다면 드라큘라는 제 생각과 아이디어를 녹이고 어필하면서 했던 작품입니다. 가장 큰 변화를 준 작품이죠. 드라큘라를 하며 관객들도 저를 가수 출신이 아닌 그냥 뮤지컬 배우로 생각해주셨고, 저 자신도 뮤지컬 배우라는 소개가 익숙해졌어요."
김준수는 드라큘라 초연 당시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어필했다. 드라큘라가 미나에게 자신이 뱀파이어가 된 사연을 들려주는 장면을 노래로 표현자고 건의해 넘버 '쉬'(She)의 탄생을 이끌었다. 백발의 드라큘라가 피를 마셔 붉은 머리로 변하는 시각적 포인트가 있으면 좋겠다고 제안, '붉은머리의 드라큘라'를 연기했다.
"그런 과정 속에 제가 있었던 것이 감사합니다. '드라큘라'를 최애 뮤지컬로 꼽는 관객들이 많아졌는데 정말 뿌듯해요."
김준수는 "10년간 드라큘라를 했지만 다른 나라의 40, 50대 드라큘라역 배우들과 비교하면 아직 저는 어린 편"이라며 "초연 때 빨간머리도 하고 젊은 드라큘라를 보여주려 했는데 어떻게 보면 이제야 오리지널에 가까운 드라큘라가 돼 가는 것 같다"고 했다.
"제 나이 때 보여줄 수 있는 것들을 보여주고 싶어요. 지금까지는 패기 넘치고 다혈질인, 어쩔 수 없는 드라큘라의 피를 보여주는데 집중했어요. 이번에는 좀 더 다정하고 싶어요."
붉은 머리 드라큘라는 이번 시즌까지다. 김준수는 "빨간머리를 그만하려고 했다"며 "하지만 이번에는 제작사 측에서 상징적인 10주년 무대인 만큼 빨간 머리를 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빨간 머리는 유지하기가 힘들다"며 "일주일에 한 번은 다시 염색을 해줘야 해 끊임없이 붉은 물이 흐르고, 두피도 안 좋아진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10주년이고, 그동안 받은 사랑을 보답하는 의미가 있잖아요. 진짜 마지막으로 하겠다고 생각하고, 힘 내서 다시 해봤습니다. 6번째 시즌에서도 드라큘라를 연기하게 된다면 빨간 머리는 아닐 겁니다. 빨간 머리 드라큘라를 보고 싶으시다면 이번에 꼭 와주세요."
같은 작품을 다섯 시즌째 하는 부담감은 상당하다. "초연은 제가 기준이 되잖아요. 저는 매 시즌 항상 죽을 힘을 다했는데 다음 시즌이 되면 그게 보통의 기준이 돼 있어요. 더 잘 하지 않으면 안 되고 잘해야 본전이 되는 상황이죠. 더 보여줄 수 있다는 확신이 없으면 덜컥 (배역을) 할 수가 없어요.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김준수는 2003년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그룹 동방신기로 데뷔했고, 2009년 소속사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며 소속사에서 나왔다. 전속 계약 분쟁과 그로 인한 방송 활동 제약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방송을 안 하는 것과 못 하는 건 큰 차이잖아요. 섭외에서 저만 탈락되는 게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어요."
그러던 중 뮤지컬을 만났다. 2010년 '모차르트'가 첫 작품이었다. '엘리자벳', '토드'를 통해 폭넓은 연기를 보여줬고, '드라큘라'로 독보적 캐릭터를 만들었다. "목소리의 특색이 강해서 인간이 아닌 캐릭터와 잘 맞는 것 같아요. 인간이 아닌 캐릭터들은 몸을 많이 쓰는데 제가 (동방신기 때부터) 춤을 췄잖아요. 몸 쓰는 데 자신이 있기도 했어요."
올해는 가수 데뷔 20주년이다. "신기해요. 어느덧 동방신기라는 그룹으로 활동한 기간보다 훨씬 긴 기간을 저 혼자 개인적으로 활동했잖아요. 10주년 행사를 하면서도 20주년까지 공연을 하고 관객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을 못했어요. 이제 활동 제약도 많이 풀렸어요. 100%는 아니지만 오랜 시간 버티다보니 이런 날도 오는구나 싶어 감회가 새롭죠. 한해 한해 집중하다보니 이렇게까지 왔네요."
400년을 기다린 운명적 사랑을 연기하는 김준수는 어떤 사랑을 기다리고 있을까. "현실적인 극T(이성적 성향)입니다. 그래도 사랑에 있어서는 운명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그냥 '이 사람이다' 싶은 거, 그런 게 운명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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