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당국, 야권 운동가 나발니 이감···“연락 두절”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수감 중인 교도소에서 다른 곳으로 이감됐지만 행방이 묘연하다고 로이터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나발니의 대변인 키라 야르미시는 엑스(옛 트위터)에 “제2 교도소(IK-2) 직원들은 나발니가 더는 이곳의 수감자가 아니라고 말했지만 그를 어디로 데려갔는지는 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IK-2는 모스크바에서 100㎞ 떨어진 곳으로 러시아에서 가장 악명 높은 교도소 중 하나다.
앞서 야르미시는 엑스에 “나발니가 어디 있는지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없게 된 것이 벌써 6일째“라면서 나발니와 연락이 두절됐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또 나발니가 건강이 안 좋아 수액을 맞았다고도 밝혔다.
러시아 매체 ‘뉴스.루’는 한 텔레그램 채널을 인용해 최근 나발니가 온라인 법원 심리에도 출석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나발니 측근인 류보피 소볼은 로이터 통신에 “지난주 러시아 대통령 선거 운동이 시작되면서 나발니가 다른 교도소로 이송돼 외부와 단절될까 봐 지지자들이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8일 내년 3월17일 치러질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나발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2011년 창설한 반부패재단을 통해 러시아 정부와 고위 관료들의 비리 등을 폭로하며 푸틴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왔다.
그는 2020년 8월 비행기에서 갑자기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이며 쓰러진 뒤 독일로 이송돼 치료받다가 지난해 1월 러시아 당국에 체포됐다. 이후 불법 금품 취득, 극단주의 활동, 사기 등 혐의로 총 30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감옥에서도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며, 전쟁 반대 캠페인을 벌이는 등 적극 행보를 이어 왔다.
미 백악관은 나발니의 행방이 묘연하다는 소식에 우려를 표명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우리는 이러한 보도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면서 “그는 즉시 석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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