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 데뷔나 할 수 있을까 했는데"…'8라운더' 포수에서 'GG 최다 수상' 포수로, 양의지가 역사를 쓴다 [MD삼성동]
[마이데일리 = 삼성동 김건호 기자] "2차 8라운드를 지명받으며 1군 데뷔나 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양의지(두산 베어스)는 1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양의지는 2014년 처음으로 골든글러브를 차지한 뒤 3년 연속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17시즌에는 골든글러브를 받지 못했지만, 2018시즌부터 올해까지 6시즌 연속 골든글러브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양의지는 개인 통산 9번째 골든글러브 트로피를 받았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10회)에 이어 최다 수상 단독 2위로 치고 올라왔다. 또한 포수 부문 최다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날 전까지 포수 부문 7회 수상으로 김동수 서울고 감독과 어깨를 나란히 했는데, 오늘 트로피를 받으며 8회 수상으로 단독 1위가 됐다. 9번의 골든글러브 중 1개는 2021시즌 지명타자로 받았다.
양의지는 이날 가족들과 함께 시상식을 찾았다. 특히, 8살이 된 양의지의 큰딸은 시상식 전 인터뷰에 함께 자리하기도 했다. 시상식이 끝난 뒤 양의지는 "(포수 부문) 최다 수상자가 될 수 있도록 어릴 때의 첫 골들글러브부터 지금까지 받을 수 있도록 투표해 주신 관계자분들께 감사하다. 그다음에는 가족들에게 가장 감사하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양의지는 올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왔고 '친정팀' 두산과 손을 잡았다. 계약 규모는 4+2년에 총액 152억 원이었다. 올 시즌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참가한 뒤 두산에 돌아와 129경기에 출전해 134안타 17홈런 68타점 56득점 타율 0.305 OPS 0.870을 마크했다.
양의지는 "올해는 좀 자신이 없었다. 솔직히 WBC도 갔다 오며 시즌 준비를 제대로 못 했다. 동료들과 호흡도 잘 못 맞추고 시즌에 임했는데, 그래도 예전에 같이 호흡을 맞춰봤고 동생들이 저를 도와주고 감독님, 코치님, 단장님, 코치님이 많이 도와주셔서 적응을 빨리할 수 있었다"며 "또 야구를 잘할 수 있게끔 팬분들도 옆에서 응원을 많이 해주셔서 올해 무난히 시즌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양의지는 올 시즌 포수마스크를 쓰고 97경기에 나섰다. 그중 93경기에 선발 출전했으며 773이닝을 소화했다. 그는 "올해 감독님과 코치님이 포수로 많이 내보내 주셨는데, 중간에 옆구리를 안 다쳤다면 좀 더 많은 경기에 출전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내년에는 준비를 좀 더 오래 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다. 지금부터 잘 준비하고 있다. 올해 성적은 제가 최근 몇 년 동안 기록한 성적에서 많이 떨어진 것 같다. 내년에 좀 더 성적이 올라갈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양의지는 이제 이승엽 감독의 골든글러브 최다 수상까지 1개 남겨뒀다. 다음 시즌에도 좋은 기량을 유지한다면, 도전할 수 있다. 하지만 그는 겸손한 자세를 보였다.
양의지는 "아직 이승엽 감독님에게 비빌 레벨은 아닌 것 같다. 우선은 제가 야구를 그만둘 때까지 열심히 한 뒤 평가받을 일인 것 같다. 우선 은퇴할 때까지 열심히 하고 또 야구 선수답게 마무리 잘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양의지는 포수 부문 최다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날 시상자로 김동수 감독이 나선 직접 트로피를 전달하며 양의지를 축하했다. 양의지는 2006년 드래프트 2차 8라운드 전체 59순위로 두산에 입단해 KBO리그 최대 규모 FA 계약 기록까지 쓰는 발자취를 걸어왔다.
양의지는 "레전드이신 선배이시자 최다 수상자(김동수)이신 분에게 상을 받게 돼 너무 큰 영광이다. 제가 2차 8라운드를 지명받으면서 1군 데뷔나 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이렇게 큰 상을 8번이나 받게 돼 부모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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