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인터뷰] '3일의 휴가' 육상효 감독 "김해숙-신민아 모녀 호흡? 공감이 만들어낸 눈물" (종합)

안소윤 2023. 12. 12.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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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쇼박스

[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육상효 감독이 영화 '3일의 휴가'로 올 겨울 관객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녹일 예정이다. 지난 2019년 '나의 특별한 형제' 이후 4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그가 다시 한번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게 한다.

지난 6일 개봉한 '3일의 휴가'는 하늘에서 휴가 온 엄마 복자와 엄마의 레시피로 백반집을 운영하는 딸 진주의 이야기를 담은 힐링 판타지 영화다. '나의 특별한 형제', '방가? 방가!' 육상효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최근 스포츠조선과 만난 육 감독은 "최근 VIP 시사회를 진행했는데, 주변 분들이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저는 사실 영화를 볼 때마다 울었다. 두세 달 전에 영화를 빨리 정리해야 해서 편집실에 가서 봤는데 그때도 참 많이 울었다. 아무래도 지난 7월에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더 감정이 올라온 것 같다"고 작품을 본 소감을 전했다.

이어 '3일의 휴가'를 연출하면서 가족에 대한 애틋함이 더 커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육 감독은 "처음에 시나리오를 읽기 전엔 '평범한 엄마와 딸의 이야기구나' 했다"며 "시나리오를 읽을 때만 해도 부모님 두 분 모두 살아계셨는데, 감정적으로 자극이 됐다. 그리고 늦은 나이에 딸을 낳았다. 제가 딸아이를 보는 감정도 시나리오에 개입이 돼서, '우리 딸도 날 나중에 그리워하겠구나'란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사진 제공=㈜쇼박스

특히 '3일의 휴가'에서는 배우 김해숙과 신민아가 첫 모녀 호흡을 맞춰 관객들의 기대를 모았다. 육 감독은 "관객들에 슬픔보다는 공감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미국에서는 관객들이 등을 붙이고 영화를 보는 순간 작품의 생명은 끝났다고 본다. 저는 공감으로 만들어낸 눈물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일부러 더 슬프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고 전했다.

육 감독은 김해숙, 신민아와 첫 작업하면서 느낀 점들도 털어놨다. 먼저 김해숙에 대해 "복자는 코믹함과 슬픈 감정을 모두 드러내야 했던 역할"이라며 "딸 진주를 보러 3년 만에 하늘에서 내려왔기 때문에 강한 감정이 드러나야 했다. (김해숙이) 재밌는 장면은 저의 기대 이상으로 유머러스하게 잘 표현해 주셨고, 슬픈 장면은 오히려 자제시키면서 연기를 하셨던 것 같다"고 말했다.

신민아에 대해선 "그동안 출연했던 필모그래피를 보면, 스타일리시하고 강렬한 캐릭터를 많이 해온 것 같다. 이번 작품이 저에게도 배우에게도 큰 도전이었다. 신민아가 연기할 때 감정을 절제하면서 잘 표현한 것 같다. 제가 작업을 하면서 봤던 그의 아름다운 모습이 영화에도 많이 담기길 바랐는데, 본인도 잘 담겼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보람이 컸다"고 애정 어린 마음을 드러냈다.

사진 제공=㈜쇼박스

또 영화를 관람했던 딸도 극 중 진주의 감정에 공감하며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육 감독은 "우리 딸이 초등학교 4학년인데, 영화를 보고 엄청 울더라. 그 어린애가 뭘 알고 그렇게 운 건지 잘 모르겠다. 제 친구들도 시사회 때 자녀들을 데리고 와서 영화를 봤는데, 그 아이들도 울었다고 하더라. 아이들에게 이 영화가 동화처럼 호소력이 짙은 것 같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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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작품 개봉을 기다려온 만큼, 연출자의 입장에서 힘든 점도 이야기했다. 육 감독은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보다는 열심히 일한 과정을 결과로 매듭짓고 싶었다. 젊은 스태프들은 매번 급여를 측정할 때 영화 편수가 중요하다. 개봉을 못하면 결과물로 인정받을 수 없다"며 "사람들이 저한테 '언제 영화 개봉하냐'고 많이 물어본다. 그래서 더 상황적으로 답답하고 미진한 느낌이 들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육 감독은 앞으로도 '사람 냄새나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지난 작품 때부터 느낀 건데, '내가 이런 이야기를 만들려고 영화를 시작했구나'란 생각이 들더라. 대단한 감독님들 많이 계시지만, 저는 무의식 중에 영화를 시작하게 됐다. 예술성이 강하게 드러나는 영화, 긴장감 있고 스펙터클한 장르보다는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 관객들이 제 영화를 보고 위로를 받는다면 그것만큼 보람 있는 일이 없을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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