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자율운항 트렌드 선도…빅테크 기업의 개발·상용화 단계는

백승철 기자 2023. 12. 12. 07: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오션테크2023 ⑤]첨단 해양 모빌리의 선두 그룹…노르웨이 '콩스버그·바르실라·ABB'
2027년 군사용 8850억·상업용 6839억 시장…조선기자재 산업 발달한 유럽 강세

[편집자주] 세계는 지금 코로나 팬데믹을 기점으로 산업 전반에서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에 맞춰 주요 선진국들은 이미 해양에 대해서도 정책을 수립하고 관련 기업들과 발맞춰 새로운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해양수산 분야의 세계적인 기술 흐름과 우리 해양수산 기업들의 대응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2023 오션테크 코리아>가 12월20일 서울 코엑스 컨퍼런스 룸에서 개최된다. 뉴스1에서는 행사에 앞서 우리나라 관련 정책과 세계 주요 기술 흐름을 7편에 걸쳐 미리 알아본다.

자율운항선박 운항 개념도(해양수산부 제공)

(세종=뉴스1) 백승철 기자 = 국제해사기구(IMO)는 2050년까지 국제해운 분야의 탄소중립을 목표로 설정했으며, 자율운항선박 표준 마련을 위한 국제협약을 2028년 발효 목표로 제정 중이다.

이에 따라, 기존 선박과 관련 서비스도 친환경·자율운항 등 기술이 융·복합된 첨단 해양모빌리티로 재편되고 있으며, 첨단 해양모빌리티 세계시장은 연평균 12%씩 성장해 2027년에는 약 583조 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해양수산부도 지난 11월 27일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첨단 해양모빌리티 육성전략'을 발표하고 국가 주도로 친환경선박 기술 연구개발 추진과 자율운항선박의 원천기술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해양 모빌리티는 종류는 다양하지만 군사적인 목적 등 특정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무인 수상정과 화물을 운송하거나 사람을 운반하는 자율운항선박이 대표적인 제품이다.

무인 수상정과 자율운항선박의 경우 바다에서 충돌 없이 안전하게 항해를 한다는 개념에서는 유사하다. 하지만 임무나 목표 수준, 적용되는 기술의 차이가 매우 크기 때문에 양자의 개념을 명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

임무 중심 무인 수상정은 현재 상용적으로 운영되는 크기가 20m 이내로 자율운항선박에 비해 보트 수준으로 매우 작지만 무인으로 운영된다. 반면 자율운항선박은 축구장 4배 크기로 선원이 25명가량 되지만 무인화까지는 아직 어렵고 부분적으로 자율운항 기능이 가능하다.

임무 중심 무인 수상정과 자율운항선박 비교(출처: 한국선급)

◇2027년 군사용 8850억·상업용 6839억 시장…조선 기자재 산업 발달한 유럽 강세

무인 수상정은 전방산업인 해운산업, 방위산업 그리고 후방산업인 기계산업, 철강산업, 전자산업 등과의 연관 효과가 큰 기술집약적 산업이며, 전후 방산에 파급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마켓앤드마켓(MARKETSANDMARKETS 2023)에 따르면 2027년 군사용으로는 약 8850억 원, 상업용으로는 약 6839억 원의 시장성을 전망했다. 크기별로는 3m 이하, 3~7m 이하의 비교적 작은 사이즈가 그 시장성이 매우 크다고 전망했다.

무인 수상정이나 자율운항선박과 같이 바다에서 자율적이고 지능적으로 기술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문제점이 따른다. 도로에서처럼 길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고, 물속에서는 마찰이 없어 브레이크 기능을 사용할 수 없으며, 파도나 바람 등 해상기상조건에 따라 그 영향성이 매우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적으로 기술개발 및 검증 관점에서 유럽, 일본, 중국과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자율운항 관련 충돌회피, 이접안, 상황인식, 고장진단 및 예측, 원격제어 등 다양한 기술개발 및 실제 선박 대상 실증을 추진하고 있다. 부분 자율운항기술뿐 아니라 무인선박으로서 기술개발 및 실증이 함께 추진되고 있다.

이 같은 프로젝트가 수행되면서 국내외적으로 여러 기업이 자율운항과 관련한 기술을 개발해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전통적인 조선 및 조선 기자재 산업이 발달한 유럽 지역에서 이러한 경향이 더욱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이카루스(ICARUS, 2012~2016년) 프로젝트를 통해 육상과 해상에서 공중 무인 이동체를 활용한 무인 수색 및 구조를 수행해, 바다에서 조난자를 탐색할 수 있는 센서부터 사람과 이동체 간 정보를 주고받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프로젝트는 큰 재해 상황에서 구조대를 돕기 위한 무인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이다.

영국에서는 해저 인프라의 검사 및 조사를 위한 기술로 자율성을 향상시킨 로봇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민간 기업에서도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설립 400년이 넘는 노르웨이 콩스버그, 바르실라, ABB 등이 대표적인 선도 기술개발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와 함께 첨단 자율운항시스템을 개발해 상용화하고 있는 마리타임 로보틱스(Maritime Robotics)도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2009년 무인 시스템 통합 로드맵(2011~2036년)을 발표하면서, 국방 무기체계에 무인 시스템을 적용하기 위한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 대형 조선 3사를 비롯해 여러 기업들이 자율운항선박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HD 현대의 경우 자율운항 전문 자회사 아비커스(사내 벤처)를 통해 이 분야 기술을 집중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아비커스는 자율운항선박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항해 솔루션 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다. 2022년 6월에는 2단계 자율운항솔루션인 하이나스(HiNAS) 2.0을 탑재하고, 세계 최초로 태평양 항해 횡단에 성공했다. 특히 아비커스는 자체 개발한 항해 솔루션의 상용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2021년 독자 개발한 자율항해 시스템(SAS)를 통해 세계최초로 자율운항선박 충돌 회피 실증에 성공했으며, 이 기술을 향상시켜 자율운항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시장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오션은 자체 솔루션인 ‘DS4’를 개발해 기술 검증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에는 자율운항 시험선박인 ‘단비(DAN-V)’를 서해안 경기도 제부도 인근 해역에서 해상 실증 시험을 거쳤으며,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2024년까지 완전자율운항 기술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추진중인 자율운항선박 기술개발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씨드로닉스의 경우 자체 개발한 선박 운항 지원 모니터링 시스템(NAVISS)과 항만 관리 모니터링 시스템(AVISS)을 상용화해 울산, 부산, 인천항 등에 설치·운영하고 있다. 또 현재 선박 자율운항인공지능(AI) 솔루션 개발을 최종 목표로 이 같은 기술을 개발해 상용화 한다는 계획이다.

콩스버그 핵심기술 및 제품(출처: 구글 갈무리)

◇첨단 해양 모빌리의 선두 그룹…노르웨이 '콩스버그·바르실라·ABB'

첨단 해양 모빌리티의 선두 그룹은 노르웨이 콩스버그, 바르실라, ABB 등 유럽 기업들이 차치하고 있다. 이에 더해 첨단 자율운항시스템을 개발해 상용화한 노르웨이의 마리타임 로보틱스)도 주목받고 있다.

콩스버그(Kongsberg)는 선박의 자동화 및 자율운항 기술에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기업으로 다양한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또 자체 개발한 HUGIN 자율 잠수함의 경우 해양 조사, 해저 탐사, 해양자원 관리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기 위한 임무 수행 자율 이동 모빌리티다.

야랴 버크랜드(YARA Birkeland)호는 콩스버그와 노르웨이 화학제폼기업 야라(YARA)가 협력 개발한 무인으로 운송 가능한 화학 물류 운송선으로 100% 전기 에너지를 사용한다. 여기에 수중 설비의 유지보수, 검사, 수리 등을 지능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수중 자율로봇을 개발했다.

바르실라(Wartsila)는 조선산업에서 자율운항기술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항만 운영을 지원하는 자율항해 시스템인 인텔리터크(IntelliTug) 시스템, 자율운항선박의 제트 스러스 성능을 최적화시키는 인텔리제트(IntelliJet) 시스템, 선박운항 계획을 지원하는 나비 플래너(Navi-Planner) 소프트웨어 등 선박 운항 효율성과 안전성을 향상시키는 기술과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또 지능화, 인공지능, 센서 기술 등 기술 리더십과 혁신, 선박 운영 최적화 기술 제공을 위한 고객 중심 접근, 지속가능성 등의 경영전략을 가지고, 글로벌 리더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ABB는 자율운항선박의 전자식 제어 분야에 기술적 혁신과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기업이다. ABB사의 마린 파일롯 컨트롤(Marine Pilot Control)은 지능화된 조종시스템으로 선박의 주행 방향 및 속도를 자동으로 제어하는 시스템이다. 또 원격으로 선박운항을 모니터링하고 조종하는 시스템과 확장현실(XR) 기술을 활용해 선박 운항 시야를 확장하는 시스템도 보유하고 있다.

ABB사는 자율운항 선박 관련 제품을 확장하기 위한 전략으로 센서 네트워크 기술, 제어기술 등 다양한 제품을 통해 고객의 요구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마리타임 로보틱스(MARITIME ROBOTICS)는 2005년에 노르웨이 트론하임에 기반을 두고 설립된 기업이다. 해양 탐사장비와 자율운항 무인 시스템을 개발하는 선두주자로 평가되고 있다.

이 회사는 해양과 항공분야를 막론하고, 무인 운송 시스템 개발에 특화된 기업이다. 무인 항공기, 무인 수상기, 육상에 계류된 밸룬, 기타 무인 시스템의 연구·개발 및 상업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마리타임 로보틱스가 만든 제품과 솔루션은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고 있으며, 해양 조사는 물론 환경 모니터링, 해안 경비와 탐사와 같은 여러 가지 분야에서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SK텔레콤이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인근 해역에서 5G 기반의 원격관제가 가능한 모형선박의 시험 운항에 성공했다,(SK텔레콤 제공) 2019.12.10/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韓, "기술 수준 높지만 실용화가 문제…시스템 연동 전주기 관점에서 추진해야"

우리나라의 자율운항선박기술 개발은 정부가 주도하고 민간 부문이 협력하는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해양수산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공동으로 2020년부터 2025년까지 6년 동안 총 사업비 1603억 원을 투입하는 '자율운항선박 기술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업기간 1~4년 동안은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나머지 5~6년은 현장 실증 및 운용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 기간 동안 우리나라는 지능 항해시스템, 기관 자동화 시스템, 성능 실증센터 및 실증기술, 선박 운용기술 및 표준화 기술과 같은 자율운항선박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국제 항해 가능한 중형급 자율운항(대양 : IMO Level 3 / 연안 : IMO Level 2) 선박을 개발하는 등 상용화 기반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서 IMO Level 3는 선박에 선장이나 선원이 승선하지 않은 상태에서 육상의 원격통제센터(RCC, Remote Control Center)의 통제에 따라 선박이 운항되는 단계를 말한다. 선박이 알아서 스스로 움직이는 완전 무인 자율운항선박(IMO Level 4)의 바로 앞 단계까지 가는 부분 자율운항선박을 개발하는 것이 이 사업의 목표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 음학진 박사는 "우리나라의 자율운항기술 수준은 높지만 실용화가 문제"라며 "파도, 조류 등 해상환경, 어선, 요트 운항 바다 교통상황 등 바다에서 예측해야 하는 상황이 너무 복잡하고 다양하기 때문에 이를 단번에 상용화하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바다의 여러 상황을 정확히 인지할 수 있는 센서, 장비 등 의 개발도 이뤄져야 하고, 인공지능을 통해 탐지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기 위한 학습자료 등의 빅데이터가 필요하지만 바다라는 특수성 때문에 이러한 기초자료가 많지 않고 체계적이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무인 수상정과 자율운항선박의 기술개발은 단편적인 기술개발이 아닌 시스템적 연동 기술로 전주기 관점에서 추진돼야 한다"며 "현재까지 관련 법률, 규칙, 제도도 부족하며, 검증·실증에 대한 계획 또한 많이 부족한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미래 초격차 기술로 조선, 해운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표준에 부합될 수 있는 기술개발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선급 장화섭 박사는 국제해사기구(IMO) 등 국제기구의 기술표준 제정에 대해 조언했다.

정 박사는 "현재 국제해사기구(IMO)는 자율운항선박 관련 새로운 협약(MASS Code)을 개발 중이며, 2024년까지 개발 완료 후 2024년 비강제협약 승인, 2025년 강제협약 채택, 2028년 강제협약 발효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자율운항선박이나 스마트 선박 등 최첨단 기술을 탑재해야 하는 선박의 경우 국제표준을 선점하는 것이 앞으로 국제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높이는 데 크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에서는 자율운항선박에 관한 기술기발뿐만 아니라 협약 성안 정도에 따라 국내 선사들이 이행에 필요한 사전 절차 마련도 시급하다"며 "우리나라는 조선 세계 1위, 해운 10위권으로 자율운항 기술은 새로운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스마트해운 물류를 구현할 수 있는 기회로,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적극적인 기술개발과 함께 상용화가 될 수 있도록 지원과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첨단 해양모빌리티 육성전략(출처: 해양수산부)

bsc9@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