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 GG와 마주한 NC 베테랑 외야수 “꼭 받고 싶었다…당연히 박건우가 수상하는 상 됐으면” [MK인터뷰]

이한주 MK스포츠 기자(dl22386502@maekyung.com) 2023. 12. 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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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글러브를) 꼭 받고 싶었다. 당연히 박건우(NC 다이노스)가 받을 수 있는 그런 상이 됐으면 좋겠다.”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황금장갑을 거머쥔 박건우가 소감을 전했다.

박건우는 11일 서울특별시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참석해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의 영예를 안았다. 박건우의 골든글러브 수상은 이번이 처음이다.

데뷔 첫 골든글러브를 받은 박건우. 사진(코엑스)=이한주 기자
박건우는 11일 데뷔 첫 골든글러브의 영예를 안았다. 사진(코엑스)=김영구 기자
올 시즌 130경기에 나선 박건우는 타율 0.319(458타수 146안타) 12홈런 85타점을 올리며 NC의 중심 타선을 책임졌다. 이 같은 박건우의 활약을 앞세운 NC는 개막 전 꼴찌 후보라는 평가를 비웃듯 최종 4위로 시즌을 마칠 수 있었다.

외야 부문 시상이 행사 뒤 쪽에 편성되며 박건우는 첫 골든글러브 수상의 소감을 말할 충분한 시간을 가지지 못했다. 시상식이 끝나고 만난 그는 “(골든글러브 수상까지) 오래 걸렸다고 말은 하는데 시간이 기다려주는 상황은 아니었다”며 “너무 영광이다. 뭔가 말을 많이 하고 싶었는데 생방송이라고 빨리 하라 해서 좀 당황했다. 사실 준비해 온 것이 있었는데 못했다”고 멋쩍게 웃었다.

이어 그는 “말은 못했지만 너무 감사한 분들이 많다. (소속사) 이예랑 리코스포츠에이전시 대표님이 너무 좋은 계약을 따주셔서 좋은 팀에 올 수 있었다”며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는데 못 드려 죄송하다. 너무 기분 좋은 하루인 것 같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박건우는 또한 부모님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그는 “모든 선수들이 부모님께 감사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제가 안타 1300개를 넘게 치는 동안 부모님은 하나도 안 빼고 다 보셨다”며 “너무 감사하다. 다른 인터뷰에서도 부모님께 감사하다고 말씀드린 적은 있지만 이런 큰 무대에서 한 번 말씀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박건우는 “우리 부모님은 항상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너무 힘들고 이럴 때 제일 생각나는 사람이 부모님이었고, 제일 기댈 수 있었던 분도 부모님이었다. 너무 사랑하고 감사하다”며 “남은 제 야구 인생은 부모님을 위해서 야구하고 싶다고 말씀드리고 싶었다. 너무 사랑하고 존경한다”고 진심을 전했다.

지난 2009년 2차 2라운드 전체 10번으로 두산 베어스의 지명을 받은 뒤 2022시즌부터 NC에서 활약 중인 박건우는 통산 1167경기에서 타율 0.326(3996타수 1303안타) 110홈런 623타점을 올린 KBO리그 대표 외야수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그는 유독 골든글러브와는 인연이 없었다. 특히 2017시즌에는 타율 0.366(483타수 177안타) 20홈런 78타점이라는 경이로운 성적을 작성했음에도 손아섭(당시 롯데 자이언츠), 최형우, 로저 버나디나(이상 KIA 타이거즈)에게 밀려 황금장갑을 끼지 못했다.

박건우는 “(골든글러브 수상을) 예상하지 못했다. 알려주지 않더라. 우선은 가보자 해서 왔다. 온 김에 우리 주장 (손)아섭이 형이 수상을 할 것 같아서 축하해 주는 의미로 왔다. 기대도 안 했다면 거짓말이지만, 상처받고 갈 수도 있다는 생각이 있었다”며 “(2017년 당시에도) 시상식에 왔는데 진짜 수상을 할 줄 알았다. 그런데 받지 못해서 좀 아쉬웠다. 그때 집에 가는데 골든글러브 모양의 케이크를 주신 팬 분이 있었다. (골든글러브와 비슷하게) 금색으로 해서 케이크를 만들어주셨다. 그분에게 너무 감사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2위의 품격’을 보여준 박찬호. 사진(코엑스)=천정환 기자
올 시즌 130경기에서 타율 0.301 3홈런 52타점 30도루 73득점을 올린 KIA 내야수 박찬호는 아쉽게 오지환(LG 트윈스)에게 밀리며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받지 못했다. 그럼에도 박찬호는 이날 시상식에 참여해 자리를 빛내는 ‘2위의 품격’을 보여줬다.

박건우는 “(박)찬호도 올해 너무 좋은 성적을 냈다. 찬호는 아직 어리기 때문에 다음에 또 이런 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포기하지 말고 더 자극을 받아 열심히 해서 더 좋은 성적으로 (골든글러브 투표에서) 만장일치를 받을 수 있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 다음 시상식에는 긴장하지 말고 당연히 받아야 되는 선수로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그러면서 그는 “골든글러브가 너무 무겁다. 손이 떨렸다. 제 야구 커리어에서 다른 상도 많지만, 골든글러브만큼은 한 번 받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너무 많이 했다. 받으니 너무 행복하고, 또 한 번 받고 싶다”며 “사실 (이)정후(키움 히어로즈)가 없어서 제가 받을 수 있다는 생각도 했다. 내년에는 아까 찬호에게 제가 이야기했던 것처럼 당연히 박건우가 받을 수 있는 그런 상이 됐으면 좋겠다. 그렇게 한 번 더 받았으면 좋겠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끝으로 박건우는 “(개막 전) 모든 매체나 선수단 투표 등에서 우리 NC가 제일 하위권 팀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우리 팀에게 더 자극이 됐고, 선수들이 진짜 하나로 뭉쳐서 여기까지 올라온 것 같다”며 “선수들이 또 한 번 책임감을 가지고 한 단계 더 올라갔으면 좋겠다. 한 단계 더 올라가면 2위를 할 수도 있다. 그런 위치까지 올라오면 다음에 또 우승을 할 수 있다. 한 단계, 한 단계 올라가는 팀이 됐으면 좋겠다”고 2024시즌 NC의 선전을 기원했다.

박건우의 활약은 2024시즌에도 계속될 수 있을까. 사진=김영구 기자
코엑스=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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